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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한라산을 부르는 다른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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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은 해발 1950미터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북쪽까지 범위를 넓히면 해발 2,744미터의 백두산이 가장 높고 그 부근에 2,000미터를 넘는 산이 꽤 많으니 한반도 전체에서 본다면 수위에 들만한 높이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

그래도 한라산은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있기 때문에 저 북쪽에 있는 백두산과 함께 국토를 아우르는 상징성을 갖습니다.  역시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고 할까요ㅎㅎㅎ

그런데 북한에서는 백두산 높이를 2,750미터라고 한다는군요. 그새 산이 더 높아지기라도 한 걸까요? 측정 방법이 뭔가 다른 걸까요?

 

한라산은 그 이름에 이미 높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한라'는 은하수를 잡아당긴다는 뜻이니 말입니다.

 

원, 과장법도 심하지! 1,950미터가 뭐 그리 높다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구름이 흩어지며 모이며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 때로는 퍽 높아 보이면서 '이래서 한라라는 이름을 붙였나?' 싶기도 합니다. 

 

 

 

 

한라산에는 또다른 이름들이 있는데 대개는 생김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두오름[두무악頭無岳]이라는 이름도 제법 알려진 편인데, 봉우리가 모두 평편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둠뫼[원산圓山]는 산세가 활 또는 무지개같이 둥글게 굽혀 있어서 붙은 이름이고

가메오름[부산釜山]은 산꼭대기에 못이 있어 마치 가마솥 같다고 해서 생긴 이름입니다.

가메오름의 한자 표기인 부산釜山은 부산광역시의 부산과 같은 글자인데, 이곳 또한 "산이 가마솥처럼 생겨서" 부산이라고 했다 합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한라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제주성 남쪽 20리에 있는 진산(鎭山)이다. 한라(漢拏)라고 말하는 것은 운한(雲漢 : 은하수)을 나인(拏引 : 끌어당김)할 만하기 때문이다. 혹은 두무악(頭無岳)이라 하니 봉우리마다 평평하기 때문이요, 혹은 원산(圓山)이라고 하니 높고 둥글기 때문이다. 그 산꼭대기에 큰 못이 있는데 사람이 떠들면 구름과 안개가 일어나서 지척을 분별할 수가 없다. 5월에도 눈이 있고 털옷을 입어야 한다.

 

 

또 김정(金淨, 1486~1521)은 <제주풍토록>에서 한라산의 생김새에 대해 이렇게 적었습니다.

산 전체는 물러가는 듯하다가 도리어 높이 서 있다. 그 겉모양을 쳐다보면 등글등글하여 높고 험준하지 않은 것 같고, 바다 가운데 섬이어서 높게 솟아나지 않은 것 같다. 마치 들판 속에 우뚝하게 선 뫼와 같아서, 특별히 험난한 것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나아가 기어오르면서 그 속을 다녀 보면, 높고 날카로운 바위와 낭떠러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제주풍토록>에서 한라산의 모습을  정말 그럴듯하게 잘 묘사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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