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방방곡곡

비자나무 열매를 위해 보존된 비자림 - 입장시간, 입장료

반응형

제주도 구좌읍 평대리에는 44만 8,758㎡ 면적에 같은 종류의 나무들이 숲을 이룬 곳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된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이 그곳입니다.

흔히 비자림이라고 부르는 곳이지요. 

 

이 숲에는 2,600그루 가까이 되는 나무들이 있는데, 단일 수종으로 이루어진 숲으로는 세계적인 규모라고 합니다. 

나무들의 나이는 300∼600살 정도로 추정된다는군요.

 

 

 

비자림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히 자라고 있어 한낮에도 그늘이 지고 어두운 느낌이 듭니다.

바닥에는 고사리 종류로 보이는 양치식물들과 온갖 지피식물이 덮여 있고 덩굴식물들이 나무를 타고 오르며 원시림의 느낌을 팍팍 살려 줍니다.

비자림에 갔을 때 영화 속 비밀의 숲 같다며 신기해하는 사람도 많지요.

물론 탐방로를 잘 조성해 놓아 숲을 둘러보는 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오르막 내리막도 없이 평탄하고요.

 

 

매표소를 지나 메인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옆으로 갈라지는 작은 길도 있는데,

이런 길로 들어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비자림의 신비한 느낌을 한층 더 잘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길잃을 걱정은 전혀 없답니다^^

 

둘이 꼭 붙어서 자라는 연리목도 보입니다.

 

비자림의 연리목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가장 안쪽에는 새천년 비자나무라는 이름표를 붙인 나무가 있습니다.

비자림에서 가장 굵은 나무라는데

서기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해 이런 이름을 붙여 줬다고 합니다.

 

 

새천년 비자나무

 

이름 때문에 꼭 나무가 천 살을 먹었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이 나무의 수령은 800년 쯤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제주도 비자나무에 대한 기록은 꽤 오래 전부터 보이기는 합니다.

<고려사>에 보면 고려 문종 7년(1053)에 탐라국 왕자 수운나가 비자를 조정에 바쳤다고 하고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조선 성종 24년(1493)에 나라에서 가장 긴요한 산유자목, 이년목, 비자목, 안식향나무가 제주에서 생산되므로 이곳에 표를 세워서 벌채를 금하고 경작을 금했다 합니다. 

 

비자나무는 제주도와 남해안 섬지방에 주로 자라고 내륙에서는 전라북도의 백양산, 내장산 지역 이남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자랍니다.

그러고 보니 백양산 올라갈 때 비자나무숲을 본 기억이 있네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몇 곳을 빼고는 비자나무숲이 남아 있지 않은데 제주도 평대리의 비자나무숲은 유난히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겁니다. 

 

 

 

이 숲이 만들어진 것은, 마을에서 제사를 지낼 때 쓰던 비자나무 씨앗이 사방으로 흩어져 뿌리를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니다.

그렇게 나무가 자랐다 해도 땔감으로 쓴다는 둥 이런저런 이유로 잘려나갔을 수도 있는데

오늘날까지 잘 남아 있는 것은 약재로 이용하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비자나무 열매, 즉 비자는 예로부터 구충제로 많이 쓰였거든요. 변비 치료제나 기름을 짜는 데도 쓰인다고 합니다.

 

4월에 꽃이 핀 후 수정된 열매는 이듬해 9, 10월에 익는데

이 열매를 따서 껍질을 벗겨 버리고 햇볕에 말린 것이 비자榧子입니다.

 

 

 

옛 기록에 보면 제주도에서 비자 열매를 공물로 보낸 것이 보입니다.

때로는 공물의 양이 너무 과하니 감해달라고 청하는 내용도 있고요.

 

비자나무는 목재도 꽤 쓸모가 많다 합니다. 

향기가 나고 탄력이 있어서 귀하게 쓰이는데, 대표적으로 바둑판을 만들 때 많이 쓰입니다. 

또, 습기에 잘 견디기 때문에 관을 짜는 재료로, 배의 중요한 부분을 만드는 재료로 쓰입니다.

 

비자나무는 주목과에 속한다는데

나뭇잎을 보니 과연 고개가 끄덕거려집니다.

 

 

 

비자나무숲을 걷다 바닥을 보면 얼핏 닭뼈 같은 것이 보입니다.

 

 

흙먼지가 묻은 채 뒹굴고 있는 것을 보면

'누가 여기서 닭을 먹고 뼈를 버리고 갔지?' 생각될 정도인데 

비자나무의 오래된 나뭇가지가 꼭 닭뼈 같은 모양이 된다고 합니다.

 

비자림은 빠르게 싹싹 걸으면 30~40분 만에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길이 편하다 해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보세요.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비자나무뿐이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이곳을 찾는 것이고 그게 매력이니까요.

 

숲에 들어서는 순간 아 좋다!라는 느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데

그 느낌이 쉬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천천히 조금씩 느끼며 숲을 둘러보기를 권합니다.

 

 

비자림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매표 마감은 5시입니다.

 

비자림 입장료는 일반 3,000원 / 청소년 1,500원 / 어린이 1,000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