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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국립광주박물관에서 만난 신안해저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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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신안해저유물을 보자며 국립광주박물관을 찾아갔습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북구 매곡동에 있습니다.

근처에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민속박물관, 광주비엔날레관 등이 모여 있습니다.

 

국립박물관은 무료 입장!

그렇다고 그냥 막 들어가면 안 되고 정문 매표소에서 확인하고 지나갑니다.

 

 

정문 들어서며 보이는 전시관은 우람한 건물이 덩그러니 서있습니다.

기와가 얹어진 모습이며 위압적으로 덩치 큰 건물하며 옛날 공공건물 느낌이 확 옵니다.

 

 

국립광주박물관 개관한 때가 1978년이군요.

지금 같으면 박물관을 이런 모습으로 짓지 않겠지요.

당시에는 물론 디자인이나 기술적 한계도 있었겠지만 사고방식이 덜 유연했던 것도 있는 듯해요.

당시 지어진 건물들 보면 어슷비슷하게 풍기는 느낌이 있습니다. 

 

 

정문 들어서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고인돌 야외전시장

 

 

순천, 보성, 화순, 영암, 고흥 등 여러 지역의 고인돌 및 무덤방을 옮겨서 복원해 놓았습니다.

고인돌 그 거대한 덮개석 밑이 어떻게 생겼나 보여 주는 거네요.

 

 

강진군 대구면에 있던 청자 도요지의 가마도 하나 옮겨다 복원해 놓았습니다.

수많은 청자 가마터가 발견된 강진군 대구면에는 청자박물관이 세워져 있습니다.

강진청자박물관이라는 이름이 익숙한데 그 사이 고려청자박물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네요.

 

 

용운리 가마를 옮겨놓았다는데 생각보다 가마가 아담합니다.

 

 

 

 

 

박물관 뜰에는 5층석탑도 보입니다. 

광주 장등동에서 논을 일구다 발견되어 박물관으로 가져왔고, 없어진 부재를 보완해서 복원했습니다.

탑의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 탑으로 추정된다 합니다.

 

 

전시동으로 들어가면 중앙홀 정면으로 쌍사자석등이 보입니다.

국보 103호인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입니다. 

통일신라 시기의 작품이라는군요.

속리산 법주사에서도 이렇게 생긴 쌍사자석등을 본 듯합니다. 

 

 

건물은 꽤 커 보이는데 막상 전시실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1층에 선사-고대 문화실, 농경문화실

2층에 중-근세 문화실, 신안해저문화재실, 기획전시실

각각의 전시실 또한 규모가 작네요.

 

기회전시실은 따로 기획전을 하지 않으면 열려 있지 않고

농경문화실은 2월 초까지 공사중이라고 해서 전시실 3곳만 볼 수 있었네요. 

 

 

선사-고대 문화실은 거의 모든 박물관들이 비슷합니다.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로 이어지는 도구들이지요.

 

영광 원흥리에서 발굴된 주먹도끼입니다.

주먹도끼라고 하면 전곡리 유적부터 생각납니다^^ 

 

 

박물관에서 구석기들을 볼 때마다 신기하단 생각이 듭니다.

신석기만 해도 다듬어진 모양이라 그나마 구분이 된다지만 구석기는 어떻게 알아보는 걸까?

나 같은 사람 눈에는 그냥 깨진 돌멩이로만 보이는데 말이지요.

마당을 파다 구석기들이 나와도 모를 것이여 아마 ㅋㅋㅋ

 

신석기 유물에는 토기류가 많이 보이고, 토기에 있는 무늬들을 분류해 놓았습니다.

 

 

새모양 토기라고 합니다.

어디가 머리고 어디가 꼬리?

 

 

마한에 대한 중국의 옛기록을 소개하는 판넬이 여러 개 보이고

영산강 유역에서만 발견되는 옹관도 몇 개 전시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고대문화실에서 농경문화실로 동선이 이어질 텐데 지금은 공사중이라 로비로 되돌아나옵니다.

 

로비에 있는 의자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중-근세 문화실은 고려, 조선시대 유물이다 보니 불교 관련 유물과 도자기, 서화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강진 사당리에서 발견된 동종

사당리라면 청자가마터가 있는 곳인데 동종도 발굴되었나 봅니다.

 

 

크기가 아담하고 종신에 새겨진 인물상이 특이합니다.

대개는 비천상이나 보살상이 새겨져 있던데 이 분은 누구일까나?

보살상인데 내가 못 알아보는 건가?

주조 솜씨가 썩 뛰어나 보이진 않습니다.

 

담양 서봉사터에서 발견된 석조불상과 보살상, 나한상입니다.

 

 

고려시대 하면 역시 도자기!

물론 조선시대 백자도 함께 보입니다.

 

 

버드나무학동자무늬매병입니다.

청자에서 버드나무, 학, 동자가 등장하는 매병은 워낙 흔한(?) 소재라 별 생각없이 지나치는데 유심히 들여다보던 친구가 손짓을 합니다. 

 

 

앗, 아니, 버드나무 밑에 이 인물들은 뭐여?

유령인가?

동자를 그린다고 한 것 같은데 솜씨가 영 의심스럽습니다.

버드나무를 그린 솜씨도 그렇고 견습생이 그린 거 아닐까요?ㅋㅋㅋ

 

분청사기로 만든 묘지도 있습니다.

묘지墓誌는 죽은 사람의 이름, 신분, 생전의 행적 등을 기록한 글을 말합니다. 돌이나 사기판에 새겨 무덤 옆에 묻든지 관이나 유골항아리에 직접 새기기도 합니다.

고분 발굴에서 묘지가 함께 나오면 무덤의 주인, 시대 등을 밝힐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지요.

 

 

바다에서 건진 청자들

이 청자들은 신안해저유물이 아니라 다른 지역 바다 밑에서 건진 고려청자들입니다.

옛날에는 화물을 배로 운반했고, 

그러다 보니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침몰하는 일이 꽤 많았습니다. 

지금도 바다밑을 뒤져 보면 어디서 또 뭐가 나올지 모를 일^^

 

 

도자기 전시에서 빠지지 않는 연적들

 

 

사자 모양 연적이라는데, 사자 모양 맞나?

어째 해치(해태) 같기도 하고 삽사리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연적의 세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복숭아 모양 연적입니다.

 

 

서화 작품들은 커다란 그림과 병풍으로 된 작품 몇 개가 전시되어 있군요.

이 지역에서는 진도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한 소치 허련 가문의 영향이 큰 듯합니다.

 

 

서화들을 보고 나서면 신안해저문화재실로 연결됩니다.

 

 

신안해저유물은 발굴 때부터 퍽 화제가 되었던 유물들입니다.

1975년 전남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어선 그물에 청자꽃병이 걸려 올라왔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바다 밑에 배가 침몰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본격적으로 발굴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0차례에 걸쳐 발굴이 진행되었지요.

 

 

이 배는 1323년 6월 중국 닝보寧波(당시 지명 경원慶元)에서 출발해 일본 하카타博多로 향하던 중 고려 인근에서 풍랑을 만나 침몰한 것이었습니다. 

건져올린 유물들은 대부분 중국 도자기들입니다.

교역용 상품이었던 도자기와 금속기, 향목 등과 함께 선원들이 사용하던 요리도구, 놀이기구, 예배용 악기 등이 발굴되었습니다. 

 

 

한쪽 벽에 빼곡히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유리벽 한쪽에 어떤 도자기인지 종류를 밝혀 적어 놓았습니다.

전시된 위치와 실루엣을 함께 그려 놓아 헷갈리지 않고 볼 수 있네요.

각 도자기마다 하얗게 명찰을 붙여 놓은 것보다 깔끔해서 좋네요.

 

 

작은 단지들은 박물관에서 수백년 전 그릇을 찍은 게 아니라 현대의 어느 도자기 가게에서 찍었다고 해도 믿을 것 같네요.

 

 

대접을 연상시키는 백자찻잔들은 경덕진요에서 생산한 거라 합니다.

지금도 도자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경덕진입니다.

 

 

이 도자기들은 유약의 효과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샘플 같습니다^^

 

 

국화-학-구름무늬접시, 육각향로, 물고기 모양 연적은 용천요에서 생산되었다네요.

용천요는 송나라 때부터 도자기를 구웠고 수출도 많이 했던 곳인데 명나라 말기에 거의 폐요되었다 합니다.

접시는 유약을 어떻게 처리한 건지 문외한은 궁금하기만 합니다.

 

 

보살상도 흙으로 빚어 구워냈습니다.

 

 

소를 탄 어린 소년의 모습은 중국 문화권에서 많이 등장하는 듯합니다.

그림으로,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하게 접해 본 이미지네요.

 

 

화분, 항아리, 단지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항아리 종류는 선원들의 생활용품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고급스러운 화분이라니!

 

 

네 귀 달린 항아리들은 크기로 보아 저장용기로 유추됩니다. 

長沙(장사)라는 글자가 새겨진 항아리도 있습니다.

 

 

조금 더 작은 흑유 항아리들은 600점 넘게 발견되었다 합니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꽤 많이 수출되었다는 거겠지요.

이런 형태의 항아리들이 일본의 사원 유적에서 많이 출토되는 걸로 보아 사원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물품이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사원에서 많이 소비되는 찻잎 보관용이었을 것이라 합니다. 

 

 

정향이 담겨 있는 작은 단지들

이 정향 단지들 역시 다구로 재활용되었으리라 추측됩니다.

그릇의 용도야 사용하는 사람 마음이니까요 뭐.

 

 

신안해저유물 발굴을 계기로 국립광주박물관이 설립되었다는데, 

그런 것치고는 전시실이 작고 전시된 유물도 별로 없습니다.

몇 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신안해저유물전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전시된 유물이 훨씬 많았더랬습니다.

 

그 많은 유물들은 어디에?

다 수장고에 모셔 두었나?

 

2만 4,000점 씩이나 발굴되었으면 이 유물만 가지고도 전시관 하나 채울 수 있을 텐데

신안해저유물 전시관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 국립광주박물관 관람시간 ]

평일 10시부터 6시까지

토, 일, 공휴일 10시부터 7시까지

 

야간개장 매주 토요일(3~10월),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9시까지 

 

정원 개방 오전 8시부터 밤 9시까지

 

휴관일은 1월 1일, 설날, 추석

월요일에 엽니다. 다른 박물관은 월요일에 닫는 경우가 있지만 광주박물관은 안 쉬어요. 

 

[ 국립광주박물관 어린이 박물관 ]

어린이박물관은 체험형으로 하루 5회 운영하고,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시간은 10시부터 5시까지이고 매월 셋째주 월요일은 쉽니다.

 

 

[ 국립광주박물관 가는 시내버스 ]

송정 29, 송정 33, 문흥 53, 상무 63, 용전 84, 용전 85, 첨단 95

 

[ 문의전화 ]

062-570-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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