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방방곡곡

신안 천사대교 건너 암태도에서 호떡도 먹고 벽화도 구경하고

반응형

새해 벽두부터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안부를 확인하다가 

얼떨결에 신안군의 천사대교를 건너갔다 왔네요.

 

천사대교는 얼마 전부터 종종 이름을 들어 왔던 터입니다.

신안군에서 섬들을 다리로 잇고 있는데 그 중 하나에 천사대교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이에요.

신안의 섬이 1004개라서 천사대교라고 이름을 붙였다는 둥

섬 갯수를 1004개 맞추느라고 이런저런 바위들까지 어거지로 숫자에 넣었다는 둥

그런 이야기들을 들었더랬지요.

 

진짜로 1,004개 같지는 않지만 신안군에 섬이 많기는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섬으로만 이루어진 군 지역이기도 하고요.

 

섬 지역의 큰 단점은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

주민들이 군청 한 번 가는 것도 큰일입니다. 

 

군에 속한 지역이 모두 섬이다 보니 신안군청은 처음에 육지인 목포에 있었습니다.

각각의 섬에서 배가 닿는 공통의 지점이 목포니까요.

그러다 압해대교가 놓인 뒤 압해도로 군청이 옮겨왔는데

압해도 아닌 다른 섬에서 군청에 가려면 차라리 목포가 더 나을 것 같은데?

 

아무튼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신안에도 연륙교가 계속 놓였고

섬들끼리 연결하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천사대교도 그렇게 신안의 섬과 섬을 잇는 다리 중 하나로 

군청이 있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합니다.

 

천사대교 위치를 지도로 보면 이렇습니다.

 

천사대교 위치

 

암태도와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는 앞서서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육지에서 압해도 지나 천사대교를 건너면 이 섬들도 모두 자동차로 갈 수 있습니다.

그 주변의 작은 섬들도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요.

 

어거지로 섬 1004개를 만들었든 어쨌든 신안군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지역을 알리겠다는 노력이려니 합니다. 

뭐든 이름붙이기 혹은 스토리 텔링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의미있어 보이는 네이밍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해남 땅끝마을 같은데

신안 천사대교도 그런 식의 홍보효과를 노린 거겠지요.

 

우리나라에 섬을 연결하는 다리는 수없이 많을 텐데

천사대교라고 하니까 왠지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천사대교 하나만 보러 갈 게 아니라 이 다리를 통해 신안의 섬들을 구경하러 가는 거지요 뭐.

신안군에서도 그걸 노린 걸 테고요^^ 

 

천사대교에 가려면 일단 압해도로 가서 서쪽 끝까지 갑니다.

압해도는 목포에서도 갈 수 있고 무안에서도 갈 수 있습니다. 

 

압해도의 서쪽 끝, 바다와 만나기 직전에 관광안내소가 있습니다.

 

 

천사대교를 이용해 여행할 수 있는 압해도, 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의 명소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옆동네인 목포 관광 안내도도 사이좋게 세워 놓았습니다.

 

 

날개 모양 조형물 겸 포토존입니다. 

천사대교라 이거지요.

 

 

천사대교가 길~~~~게 보입니다.

천사대교 길이는 1,750미터로 영종대교, 인천대교, 서해대교에 이어 4번째로 긴 해상교량이라 합니다. 

 

 

사진에는 제대로 찍히지 않았지만 천사대교에는 오르락내리락이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완만한 롤러 코스터 같은 모습이랄까.....

 

천사대교는 교량의 가드레일이 꽤 낮은 편입니다. 

달리는 차안에서 바다 경치를 구경하기에는 좋지만 

안전에 문제가 없을까 살짝 걱정됩니다. 

 

 

천사대교는 자동차 전용입니다.

보행자, 자전거, 이륜자동차 출입금지입니다.

그리고 강풍이 불면 안전상 출입이 통제됩니다. 

천사대교 통행료는 없습니다.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에 들어섰는데 호떡이라 쓰인 판이 계속 보입니다. 

국도변에 있는 가게에서 붙여 놓은 흔한 안내판이려니 하면서 

뭐야, 암태도 특산품이 호떡이야? 하며 농담을 하는데

호떡집 앞에 차가 제법 여러 대 서있습니다.

동네 맛집인가? 우리도 호기심에 차를 세우고 맛보기로 합니다.  

 

 

사장님 얼굴을 커다랗게 걸어놓은 건 그만큼 자신있다는 걸까요? 양심껏 하겠다는 걸까요?

 

어라, 그런데 이 집 호떡 제법 맛있습니다.

호떡을 먹다 보면 밀가루맛이 나곤 하는데 (밀가루 반죽이니 당연한 건가?)

이 집 호떡은 그런 맛이 전혀 없네요. 

속에 든 내용물도 심하게 달지 않으면서 괜찮습니다.

어떻게 만드신 거냐고 물어보니,

여러 가지 들어갔다는 대답만 하십니다.

남의 영업 비밀을 감히 물어봤나요?^^

 

 

오뎅국물도 조미료맛이 없는 것이 멸치나 다시마 같은 걸로만 우린 듯합니다.

 

다시마와 김도 한쪽에 놓고 파는데 값이 저렴합니다.

시식용으로 김을 한 봉지 열어 놓았는데 맛좋다면서 자꾸 뜯어 먹게 되네요^^

 

천사대교 건너 암태도에 가게 되면 이집 호떡 맛을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치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신석리였던 것은 기억납니다.

천사대교 지나 조금 가면 도로변에서 눈에 아주 잘 뜨입니다.

 

 

 

 

김과 다시마까지 사들고 다시 길을 가는데 지역 주민인 친구가 조금 더 가면 기동리에 유명한 벽화가 있다고 합니다.

전국에 벽화마을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막상 보니 이 벽화 아주 기발합니다. 

 

암태도 기동삼거리 벽화

 

할머니가 동백꽃 파마머리를 하셨네요.

할아버지도 사이좋게 동백꽃 파마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탈......탈모가 좀 진행된 것 같기도..ㅋㅋㅋㅋ

 

어떤 분이 담 너머로 보이는 동백나무를 보고 할머니 얼굴을 넣어 벽화를 그렸다고 해요. 

그런데 이 그림이 유명세를 타자 할아버지가 불평을 하셨답니다.

왜 할머니만 그려주고 당신은 안 그려주냐면서요.

그래서 할아버지까지 그려넣었다네요.

마침 동백나무가 나란히 자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할아버지 삐치실 뻔^^

 

담벼락 위 동백나무를 보고 이런 그림을 생각해 내다니

역시 그림 그리는 분들은 사물을 보는 시각이 우리네와 다르네요.

 

기동삼거리 길이 갈라지는 집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인데

이 그림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느라 차가 몇 대 서있습니다.

주말에는 기동삼거리에 정체가 꽤 심하겠습니다. 

 

목적지 없이 가다보니 암태도에서 추포리로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추포리 가는 길은 현재 시멘트로 된 노둣길이 놓여 있는데 바로 옆에 나란히 새 다리를 건설중입니다. 

 

썰물 때라 그런지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암태도와의 사이에 바다가 아니라 땅이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오른쪽으로 공사중인 다리가 보입니다.

 

 

추포도는 본디 북쪽의 포도와 남쪽의 추엽도, 동쪽의 오도가 따로 있었는데 

방조제를 쌓고 간척을 해서 한 섬이 되었고

추엽과 포도에서 글자를 따와 추포도라 했습니다. 

 

 

추포도에 있던 천일염 무인 파매소

20kg 한 자루에 만원이라고 합니다. 

요즘 천일염이 안 팔려서 재고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싸게?

 

 

시간이 넉넉했다면 천사대교 건너온 김에 자은도까지 가보고

팔금도와 안좌도도 둘러보면 좋으련만

다른 일정이 있어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자은도가 예쁘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는데 아쉽군요. 

나중에 시간을 내서 여유롭게 돌아봐야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