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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전라도와 제주도 사이를 왔다갔다 한 추자도 비행기가 뜨기 전 내륙에서 제주도에 가는 방법은 배를 타고 가는 것뿐이었습니다. 특히 동력선에 나오기 전에는 오로진 바람에 의지해 갈 수밖에 없었죠. 제주도 가는 뱃길은 전라도에서 연결되었고, 주로 배가 뜨던 곳은 강진과 해남입니다. 남해안을 떠나 제주도를 향해 망망대해를 가다보면 중간에 섬을 하난 만나는데, 바로 추자도입니다. 바람이 좋은 날은 추자도를 바라만 보며 지나갔고, 날이 궂으면 이곳에 피신했다 다시 떠나기도 했지요. 추자도는 여러 섬으로 되어 있어서 추자군도라고도 하는데 사람이 사는 섬이 4곳이고 무인도가 38개입니다. 유인도는 상추자도, 하추자도, 추포도, 횡간도입니다. ​ ​ 추자군도의 섬들 중 면적은 하추자도가 가장 크지만 행정, 교통, 상업 등의 중심지는 상추자도입니다. 지금은 상추자.. 더보기
사약, 죽을 죄인에게 임금님이 내리는 마지막 은혜 사약은 조선시대 사형방법 중 하나입니다. 마시면 죽는 약-..- 역사를 보면 사약을 받고 죽은 인물이 꽤 많이 등장합니다. 폐비 윤씨, 조광조, 송시열, 장희빈.....(그리고 또 누구였더라?^^;;;;;) 특히 연산군 생모인 폐비 윤씨나 장희빈처럼 사극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 사약을 받았기 때문에 사극에서 꽤 익숙하게 보게 되지요. 이 사약을 한자로 死藥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死刑에 처하는 약이니 죽을 '死'를 쓸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사약은 한자로 賜藥이라고 씁니다. 글자 그대로 풀면 하사받은 약이 되는데, 그 약을 하사하신 분은 바로 임금님입니다. ​먹고 죽으라고 보낸 약이지만 그래도 이 사​약이라는 게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신분이 높으신 분들에게만 베푸는 임금님의 은혜였.. 더보기
[장릉] 영월에 외따로 있는 단종의 무덤을 가다 영월을 갈 때마다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던 장릉을 얼마 전에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장릉莊陵은 조선 6대 임금인 단종端宗의 무덤입니다. 조선의 왕릉이 대부분 한양과 가까운 곳에 조성된 것과 달리 단종만은 산넘고 물건너 머나먼 영월에 잠들어 있는데,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죄인의 신분으로 유배 왔다가 이곳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장릉은 영월읍내에 있어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데도 무리가 없고, 혹시 강원도 여행길에 영월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시간을 내서 가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장릉 입구입니다. 읍 외곽에 그저 왕릉 하나 있으려니 생각했는데 근처에 가게들이 제법 있더군요. 관광버스까지 서는 걸 보니 나름 영월의 명소인 것 같습니다. 조선왕릉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리는 표지석입니다... 더보기
서련 판관은 과연 김녕굴 뱀을 물리친걸까 만장굴과 함께 천연기념물 98호로 지정돼있는 김녕굴에는 뱀과 관련된 전설이 전합니다. 그래서 굴 이름에 뱀 사蛇를 더해 김녕사굴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김녕굴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있고 길이 705미터에 S자형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만장굴과 같은 동굴이었는데 천장이 무너지면서 분리되었고, 그래서 천연기념물에 같은 번호로 묶인 모양입니다. 예전에는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입구에 철조망이 쳐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굴 입구에는 비가 서있는데 이 김녕사굴 전설에 나오는 서련 판관을 기리는 공적비입니다. 전설에는 여러 버전이 전하는데 그 중 가장 널리 이야기되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옛날 이 굴에는 커다란 뱀이 한 마리 살았는데 해마다 제물과 함께 처녀를 바치지 않으면 굴.. 더보기
이성계의 목자득국木子得國과 조광조의 주초위왕走肖爲王 뜻글자인 한자漢字는 자획 하나하나가 저마다 뜻을 갖기 때문에 이 글자를 나누거나 합쳐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거나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파자破字라 하는데, 파자를 이용해 꿈을 해몽하거나 점을 치기도 합니다. 어떤 사실을 직접 말하기 어려울 때 에둘러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 파자破字에 관한 옛날이야기 하나 고려말 역성혁명을 꿈꾸던 이성계 일파는 목자득국木子得國이라는 말을 퍼뜨리고 다녔다 합니다. 木과 子를 위아래로 놓으면 李가 되기 때문에 이 말은 즉 이李씨가 나라를 얻는다는 뜻이 됩니다. 이제 왕씨 왕실은 기운이 다했으니 장차 이씨가 왕이 될 거라 이거지요. 어찌되었든 이성계는 역성혁명에 성공하였고, 진짜로 목자득국木子得國이 실현되었습니다. 전설인 듯 사실인 듯 전해지는 .. 더보기
선조에게 직언을 서슴지않은 김성일이라지만 한번은 선조(재위 1567~1608)가 경연 자리에서 자신을 이전의 어떤 제왕과 비교할 만한지 물었다고 합니다. 사실, 왕이 대놓고 이런 질문을 하면 신하더러 어떤 대답을 하라는 건지 뻔한 거 아닌가요? 인조와 더불어 역대 최악의 군주로 꼽혀도 할말이 없을 찌질한 선조지만, 그래도 내심 좋은 평가를 받고 싶었나 봅니다. 역시나 한 대신이 선조가 원하는 대답을 합니다. "요순 시대를 이끈 제왕과 견줄만합니다." 요순은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는 중국 고대의 요임금과 순임금입니다. 원, 아무리 입에 발린 소리라지만 지하에 누웠던 요임금과 순임금이 기가 막혀 콧방귀를 뀌겠네요. 그런데 사간원 정언이었던 학봉 김성일(金誠一, 1538~1593)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요순도 될 수 있고 걸주도 될 수 .. 더보기
이방원의 하여가와 정몽주의 단심가, 그리고 또하나의 시조 사극 과 관련된 포스팅을 연달아 하게 되네요. 역시 역사는 끊임없는 스토리텔링의 원천인가 봅니다^.^ 이번주 을 기다리며 많은 분들이 이번에는 하여가와 단심가가 나오는 건가? 드디어 이방원의 하여가와 정몽주의 단심가가 나오겠군,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딱히 시조에 관심이 없어도 하여가와 단심가 정도는 외우는 분이 많은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많이 언급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하여가와 단심가는 문학작품이라기보다는 역사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는 느낌입니다. 이방원의 하여가와 정몽주의 단심가가 읊어진 배경은 이렇습니다. 이성계가 낙마 사고로 꼼짝 못한다는 소식을 들은 정몽주는 그 틈을 이용해 이성계 일파를 없애려 하지만, 이방원이 서둘러 이성계를 개성에 돌아오게 함으로써 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정몽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