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이름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산에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름 인기를 끌고 있는 룬닥스 마케 팬츠
바지 스타일도 그렇고 참 맘에 들기는 하는데
이 룬닥스라는 것이 스웨덴 상표다 보니 내가 접근할 수 없는 큰 장벽이 있다.
북유럽 사람들이 워낙 장신으로 소문난 사람들이다 보니 그들이 입는 바지가 내게 맞을 리 없다ㅠㅠ
다리가 짧아서 슬픈 짐승, 아니 사람인 나는 그런 바지가 있나 보다 할 뿐 입을 생각을 못하다가
몇 년 전 숏 사이즈가 나왔길래 구입을 시도했는데
주문한 쇼핑몰에서 결제까지 다 해놓고 며칠이나 배송을 기다리게 하더니 품절이란다.
장사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에잇 인연이 아닌가보다 포기하고 잊고 살다가 이번 가을에 느닷없이 생각이 나서 다시 주문을 했다.
예전처럼 산행을 열심히 하지는 않는 관계로 걷기용, 여행용으로 입으려고 깜장이로 주문.
전체가 깜장색이고 아래쪽은 방수처리된 천으로 되어 있다.
입어 본 바, 음, 사이즈가 약간 거시기하다.
쇼핑몰에서 한국식 사이즈로 표시해 놓아서 평소 입는 사이즈로 주문했는데 허리가 많이 크다.
숏사이즈면 보통 레귤러 사이즈에서 기장을 줄인 거 아닌가?
하그로프스 미드플렉스 팬츠는 늘 입던 사이즈로 숏을 주문했더니 기장만 줄여서인지 허리 같은 데는 잘 맞았는데
마케 팬츠 숏사이즈는 기장은 줄이고 허리는 늘려 놓았다.
그렇다는 이야기를 구입 전부터 듣긴 했는데 왜 그런 걸까?
키 작은 사람은 배도 나왔다는 건가?
마르고 키 작은 사람도 있는데요?
배바지 스타일이 아니라 골반바지 스타일인 걸 감안해도 그렇지, 허리 부분이 많이 큰 느낌이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한동안 유럽 상표의 숏사이즈를 아시안핏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마케 팬츠 숏사이즈를 두고 얘네들이 아시아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정작 메이커에서는 아시안핏이라는 표현을 안 쓴다.
아시안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순간 인종차별적인 표현이 되기 때문이다.
기장이 더 길든 짧든 말이다.
그런데 아시아사람이 북유럽사람보다 기럭지가 짧다는 것 때문인지 아무 생각 없이 아시안핏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던 거다.
지금은 그런 표현 쓰는 사람 없기를....
아무튼 이 바지의 허리는 큰 편이다.
벨트 고리 쪽에 밸크로로 허리둘레를 줄일 수 있게 해놓긴 했지만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음, 그냥 반품할 걸 그랬나? 이제 와서 후회한들 어쩌리요.
입어본 사람들 평이 꽤 좋던데, 일단 착용감은 좋다.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걸리는 부분 없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허벅지 안쪽에 벤틸레이션(통풍) 장치가 있다.
더울 때 이 부분을 열면 좀 나으려나?
초겨울에 입다 보니 더울 일이 없어서 효과를 실험해볼 기회는 없었다.
이 바지를 겨울에도 입는다는 말이 있던데, 나는 도저히 불가능한 이야기.
내의를 입어도 한겨울에는 추울 듯하다.
바지 아랫쪽은 방수처리가 되어 있어서 눈길을 갈 때 좋을 것 같은데
겨울에 입을 일 없을 것 같아서 이 기능은 패스!
바지 아랫단 앞쪽에 후크가 있어서 신발끈에 걸 수 있다.
실험 삼아 걸어봤는데 아주 단단하게 잡아 준다.
걷다가 빠질 일은 없을 듯.
아랫단이 방수처리되어 있고 후크까지 있으니 스패츠 없이 웬만큼 운행이 가능할 것 같은데
아 글쎄 겨울에는 안 입을 거라니까요.
혹시 늦가을에 느닷없이 눈이 내렸을 때 유용하려나?
아침 일찍 이슬 내린 숲길을 걸을 때 좋을 것 같긴 한데,
그건 또 여름 이야기이니.....
어찌됐든 기왕 산 바지니 허리춤을 부여잡고 잘 입어보는 걸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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