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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 쿨렌 - 앙코르 제국의 발상지, 채석장, 폭포, 쁘레아앙톰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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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여행의 셋째날 프놈 쿨렌을 찾아갑니다. 

앙코르 와트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리저리 자료를 찾다보니 프놈 쿨렌 이야기가 보이는데

이곳이 앙코르 제국의 발상지라고 합니다.

앙코르 유적들을 지은 석재가 바로 이곳에서 캐온 것이라 하고요. 

폭포 이미지도 나름 멋있어 보이고 이래저래 여행지에 포함시켰습니다. 

 

프놈은 캄보디아 말로 산, 언덕을 뜻합니다.

프놈 쿨렌은 쿨렌산이라는 뜻이 됩니다.

쿨렌은 영어로 ridge를 뜻한다는데 우리말로는 산등성이 정도 되려나요. 

리지 등반 해보신 분들은 얼른 이해가 될 수도....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역시 펜의 언덕이라는 뜻이라는군요.  

 

프놈쿨렌은 앙코르 와트에서 북쪽으로 3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씨엠립 일대가 워낙 평원이라 프놈쿨렌이 도드라져 보이긴 하는데

정상이 487m로 별로 높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산줄기는 35km를 뻗어있다는군요.  

 

크메르 제국은 802년 자야바르만 2세가 프놈 쿨렌에서 즉위하면서 시작됩니다. 

앙코르가 수도가 된 것은 9세기 말 야소바르만 1세 때이고요. 

프놈 쿨렌은 제국의 초기 수도로서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곳이고 종교적으로도 신성시되는 곳입니다. 

 

구불구불 비포장 산길로 먼지를 풀풀 날리며 차가 올라갑니다.

산 자체가 높지 않아서인지 경사가 그리 급하지는 않습니다. 

 

프놈쿨렌에 갈 때는 오전에는 올라가는 것만 되고

오후에는 내려오는 것만 됩니다. 

길이 작아서 양방향으로 다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라가는 길 곳곳에 군인들이 서있습니다.

분명히 근무중인 것 같긴 한데

이렇게 곳곳에 별 시설도 없이 우두커니 서서 뭘 하는 걸까요?

국경 지대도 아니고 관광객들이나 드나드는 곳인데 이렇게 많은 경계 인원이 필요할까?

우리식 관점으로 보면 인력 낭비 같기도 하지만, 자세한 내막은 모를 일입니다. 

 

올라가던 도중에 차를 세우더니 잠시 옆길로 빠져서 경치 구경을 합니다.

우리가 선 곳은 까마득한 낭떠러지 위에 해당되어 멀리 조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닥을 보니 바위가 꼭 현무암 같습니다.

색깔도 그렇고 모양도 용암이 흐르다 식으며 굳은 것 같습니다.

 

 

다시 봐도 제주도에서 흔히 보던 그 모습 같습니다.

 

 

가이드에게 혹시 현무암 아니냐고 물으니 사암이라 합니다.

이 지역의 지질도 그렇고 잘린 단면을 보니 사암이 확실하긴 한데, 거참 헷갈리게 생겼네요^^

 

 

씨엠립 인근 사원들을 건축할 때 쓰인 사암을 프놈 쿨렌에서 캐다 썼다는데

채석장을 가볼 수 있냐고 물으니

방향도 반대쪽인데다 지금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합니다. 아쉽군요. 

경치를 구경하며 잠시 쉬다 다시 출발합니다.

 

 

 

 

노점에서 바나나를 팔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만 난다는 붉은색 바나나입니다.

붉은 바나나 이야기를 진즉부터 들었던지라 한 송이 사들고 다시 출발합니다.

 

 

조금 가니 체크 포인트가 나옵니다.

12시 이후에 내려갈 수 있다는 문구가 조그맣게 써있습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쁘레아 앙 톰 사원입니다.

어떤 곳에는 왓 쁘레아 앙 톰 Wat Preah Ang Thom이라 돼있고 

어떤 곳에는 쁘레아 앙톰 파고다 Preah Ang Thom Pagoda로 되어 있습니다.

Wat이나 Pagoda나 둘 다 사원이라는 뜻이니 뭐.

 

입구에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불교 사원인데 입구에는 떡 하니 시바상이 서있습니다.

 

 

네팔에서도 그렇던데 힌두교와 불교는 사이좋게 잘 섞여 있는 듯합니다.

하기야 힌두교에서는 석가모니도 비슈누신의 화신(아바타)으로 본다지요. 

 

이곳에서는 빳빳한 새지폐를 묶어서 파는 상인들이 많습니다.

사원 곳곳에 시주를 할 때 깨끗한 새지폐를 사용하라는 건가 봅니다.

소액권 지폐를 묶음으로 해놓고 파네요.

아니, 환전인가?

 

연꽃을 예쁘게 만들어서 파는 상인도 곳곳에 보입니다.

이것 역시 사원에 바치는 겁니다.

친구랑 하나씩 2묶음을 1달러에 사서 들고 올라갑니다.

 

 

사원으로 들어가니 곳곳이 기도처입니다.

쁘레아 앙 톰 사원은 와불상으로 유명합니다.

더구나 명칭에 파고다를 쓰는 걸 보면 불교 사원일 텐데

링가도 모셔져 있고 가네사도 모셔져 있고, 힌두교 상징들과 뒤섞여 있습니다.

 

 

와불상이 모셔진 법당은 바위 위에 있어서 불상 규모에 비해 퍽 협소합니다.

많은 여행객들 틈에 끼어 불상 바로 앞으로 지나갑니다.

와불상 앞으로 작은 불상들이 빼곡히 놓여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머리 부분만 표현된 불상도 보입니다.

 

 

천장에는 부처님의 생애에 관련된 그림이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 걸은 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사찰에서도 참 많이 보던 그림인데 화풍이 달라지니 새롭게 다가오네요.

 

 

부처님 사리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부처님 사리 모셨다는 사찰이 제법 되던데

전세계에 있는 부처님 사리를 다 모으면 얼마나 되려나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후 화장했을 때 사리가 여덟 말 나왔다고 읽은 것 같은데

그 정도면 전세계에 고루 나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불상 뒤쪽은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의 바위 모습 그대로입니다.

하, 그런데 온통 낙서투성입니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낙서금지 팻말이 소용없습니다.

이거 이거 한글이 보이면 안 되는데, 중얼거려 보지만

전세계를 누비는 한글 낙서는 이 불상 뒤에도 여전히 보이더군요. 

 

쁘레아 앙 톰 사원을 나와 다음으로 간 곳은 씨엠립 강의 발원지라는 곳입니다.

샘인 듯 웅덩이인 듯 물이 고여 있습니다.

 

 

가이드 말로는 이 물을 몸에 바르면 병이 나지 않고 건강해진다는 속설이 있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들어보던 이야기네요.

물을 살짝 묻혀 얼굴이며 팔에 톡톡 뿌려 봅니다.

 

샘 옆에는 신성한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서인지 수호하기 위해서인지 작은 법당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물이 발원지라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계곡물이 흐르고 있거든요.

아마도 여러 샘 중 하나인데 신성시되는 곳인 것 같습니다.

 

계곡에는 링가가 잔뜩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링가가 1,000개라는 말이 있더군요.

 

 

시바신도 새겨져 있습니다.

수중 사원인 건가요?

 

 

이제 프놈 쿨렌 폭포로 갑니다. 

폭포 입구의 가게들은 역시나 여느 곳과 같습니다. 

폭포를 보려면 이 가게들 사이를 지나 밑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가는 길에 평상 같은 시설이 여럿 있고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여행기에 보면 이곳에서 삼겹살 먹었다는 것이 많습니다.

거참, 여기 와서까지 굳이 삼겹살을?

 

폭포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높이의 상단 폭포를 지나

 

 

프놈 쿨렌 폭포입니다.

뭐, 그냥 폭포입니다.

특별히 웅장하거나 높은 것도 아니고 별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외국인 여행객들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보입니다.

물놀이 하는 사람이 많네요.

씨엠립 근교로 놀러 나가는 유원지 같은 곳인가 봅니다.

 

이 폭포를 보러 반나절을 쓰며 왔던 건가?

약간 허무해집니다ㅎㅎㅎ

 

프놈 쿨렌 폭포도 씨엠립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방문지 중 하나던데

이 폭포가 유명해진 이유를 알고 보니 

영화 툼 레이더에서 안렐리나 졸리가 뛰어내린 곳이라는군요.

그래서 유명했던 거였어?

 

폭포 아래쪽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데 스님들이 물놀이를 하고 계십니다.

바위 위에 벗어놓은 스님들의 법복^^

 

 

스님들이 폭포에서 물놀이를 하지 않고 밑으로 내려온 건

짧은 옷을 입고 물놀이 하는 여성들을 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여성의 벗은 모습을 보면 눈이 먼다나 어쩐다나.

물론 경계의 의미에서 하는 말이지요. 

 

살짝 허탈한 마음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 올라가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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