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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광양 중흥산성에 삼층석탑 보러 가기--쌍사자석등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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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중흥산성에 삼층석탑을 보러 갑니다.

응?

석탑을 보러 가는데 절이 아니라 산성에?

 

불교 문화재 이름을 보면 보통 절 이름이 앞에 붙습니다.

불국사 삼층석탑, 법주사 팔상전 이런 식으로요.

폐사된 경우에는 ○○사지 하는 식으로 절터임을 표시하고요.

그런데 중흥산성에서 발견된 석등과 석탑에는 중흥산성이라는 지명이 앞에 붙었습니다. 

 

중흥산성 삼층석탑은 산성 서쪽 시냇가에서 발견되었다 합니다. 

이곳에 신라 경문왕 때 도선대사가 창건한 중흥사가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왜병과의 격전끝에 승병들은 모두 죽고 절은 불에 타버렸다고 합니다. 

 

그럼, 중흥사지 삼층석탑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

그 자리에 1960년대에 절을 새로 지었다는데

아무튼 문화재 이름은 중흥산성 삼층석탑이라 되어 있습니다. 

 

광양에서 백운산을 향해 가다가 옥룡면사무소 앞에서 좌회전 후 조금 더 전진하면 오른쪽으로 중흥사 표시가 보입니다.

백운산 계곡 가는 길목이라 그런지 옥룡면에 차량 통행이 제법 됩니다. 

 

중흥사 아래쪽에 크지는 않지만 주차장이 있습니다. 

계곡 건너편에 중흥사가 보입니다. 

 

 

너른 마당으로 들어서니 중흥사 대웅전이 보입니다.

 

 

단청을 하지 않은 단색 건물입니다.

새로 단청을 한 건물은 심히 알록달록해서 자칫 촌스러운 느낌마저도 드는데

(물론 시간이 지나 색이 차분해지면 좀 나아집니다만^^)

단색이라 그런지 차분한 느낌입니다. 

 

 

대웅전 왼쪽에, 바라보는 방향에서는 오른쪽에 명부전이 있습니다.

명부전 건물이 꽤 큽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천불전이 있는데 문이 잠겨 있어 안쪽을 보지는 못했네요.

명부전도 그렇고 천불전도 그렇고,

건물들이 모두 대웅전만큼 큰 규모입니다. 

 

천불전 옆에 오늘의 주인공 중흥산성삼층석탑이 있습니다.

 

 

중흥산성삼층석탑 옆에 쌍사자석등도 보이는데, 

여기 있는 석등은 모조품(응?)이고 중흥산성 쌍사자석등 본품은 광주국립박물관에 있습니다.

 

 

지난 겨울 광주박물관에 갔을 때 박물관 로비에 전시된 중흥산성 쌍사자석등을 봤더랬지요.

이 쌍사자석등의 원래 자리가 이곳인 겁니다.

 

 

▼ 국립 광주 박물관 보러 가기

   국립광주박물관에서 만난 신안해저유물

 

왜 굳이 석등을 박물관에 옮겨 놓았을까?

석탑이랑 함께 옮긴 것도 아니고, 석등만?

 

 

알고보니, 어떤 일본인이 무단으로 반출하려던 것을 찾아온 건데

처음에는 경복궁으로 옮겨 놓았다가 지금은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하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경복궁에 석탑이니 부도니 하는 석조 문화재들이 제법 많았더랬습니다.

숭유억불을 국시로 하는 조선 왕조의 궁궐에 불교 문화재라니!

국립중앙박물관이 거기 있어서 그랬나?

 

석등은 박물관에 가있지만 삼층석탑은 제자리에 남아 있네요. 

그런데 석탑은 대웅전 앞에 세우기 마련인데, 지금 위치는 애매합니다. 

중흥사를 다시 지으면서 대웅전 자리를 새로 잡은 건지,

석탑을 옮긴 건지......

 

중흥산성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시기의 석탑입니다.

 

기단을 2층으로 쌓고 그 위에 탑신을 삼층으로 올렸는데

2층 기단에 4면을 빙 둘러가며 조각이 되어 있고

1층 탑신에도 4면에 모두 불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2층 기단 앞쪽에는 인왕상입니다.

인왕은 금강역사라고도 하는데, 문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합니다.

절 문에 금강역사가 그려진 것을 꽤 봤습니다.

 

동글동글하게 새겨서 그런가, 어째 귀엽기도 합니다^^

 

 

석굴암을 지키는 금강역사와 인상을 비교해 보면 확 다릅니다. 

수문장을 하려면 좀 힘이 세 보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사진출처 문화재청]

 

양쪽 옆에는 사천왕상을 새겼습니다.

사천왕은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입니다.

절에 가면 대개 맨 먼저 지나는 곳이 사천왕문!

 

 

뒷면에는 공양을 드리는 모습이 새겨져 있네요.

 

 

중흥사지 유물 중 석불좌상과 석조지장보살반가상도 있다는데,

석불좌상은 도난당해서 없고

석조지장보살반가상은 도난 염려 때문에 따로 모셔 놓았다 합니다.

아니, 대체 불상을 왜 훔쳐가는겨?

 

석조지장보살반가상은 사진으로 보기로 합니다.

 

[사진출처 문화재청]

두건을 쓴 걸 보면 지장보살인 듯한데, 옷이 불상에서 흔히 보던 모습이 아니네요.

사진으로만 보지만 아담한 불상인 듯합니다.

 

중흥사는 큼지막한 법당 몇 채로 이루어졌을 뿐 구석구석 둘러보는 맛은 별로 없습니다.

 

중흥산성 탐방로가 있다길래 입구를 찾아 봅니다. 

탐방로 입구는 절에서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몇 걸음 걸으면 보입니다.

 

 

주차장 앞에 있던 중흥산성 탐방로 안내도

 

 

안내도에는 현위치가 절 맞은편에 표시되어 있지만,

정작 이 안내도가 서있는 곳은 주차장 맞은편입니다.

안내도 근처에서 한참 입구를 찾았네요^^

 

중흥산성을 한 바퀴 돌면 3.4km라는데

거리는 만만해 보이지만 철암박이산과 두리봉을 지나야 합니다.

탐방로 입구의 설명을 보니 중흥산성은 6개의 봉우리를 아우르고 있다는군요.

거의 산행 수준이겠습니다.

만만치 않을 듯하여 더운 날씨를 핑계로 산성길 걷기는 다음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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