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방방곡곡

거린오름(북오름)과 북오름(동광)은 무슨 사이?

반응형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문화마을 뒤쪽의 오름을 다녀오면서 북오름과 거린오름 두 곳을 오른다고 생각하며 다녀왔습니다. 어엿이 이름이 따로 있고, Daum지도에서 항공뷰를 봐도 전혀 다르게 생긴 오름 두 개가 붙은 것처럼 생겼으니, 당연히 북오름과 거린오름은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도에 표시된 이름을 보니 '북오름(동광)'과 '거린오름(북오름)'으로 괄호 안에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구좌읍에도 북오름이 있으니 동광리의 북오름을 북오름(동광)이라 표기하나 보다 했지만, 그러면 거린오름에다 북오름을 함께 써놓은 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찾아보니 이 두 오름이 사실은 한 오름이라고 합니다. 말이 좀 이상한가요?^^

 

거린오름에서 '거린'은 '거리다'라는 말의 꾸밈형태이고, 갈라진다는 뜻입니다. 제주어사전에는 거리다의 뜻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거리다

  1) 나무줄기에서 새로이 곁가지가 돋아 벋어 나가다

  2) 외갈래길이 두 갈래로 나가다

 

 

두 봉우리 사이에 말굽형 분화구가 길게 이어지면서 오름을 두 개처럼 갈라놓아서 이런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마을사람들이 분화구를 중심으로  남쪽의 것을 거린오름, 북쪽의 것을 북오름이라고 따로 불렀다고 합니다. 방위상 북쪽이라 북오름北岳이라 했다는 말도 있고, 모양이 북과 닮아서 북오름鼓岳이라고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 설명대로라면 거린오름이 대표이름이 되는 셈인데, 어찌 되었든 지금 북오름, 거린오름은 별개의 오름으로 취급되는 것 같습니다.

 

지도에 다녀온 길을 표시한 것입니다. 원래는 한 오름이라는 걸 알고 봐도, 생김새가 영 다릅니다.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린오름 북오름.zip

 

북오름 찾아가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동광육거리에서 오설록 쪽으로 가다 남쪽의 삼밭구석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하던데, 아무리 봐도 삼밭구석 표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주변도로와 동광마을을 괜히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검색, 결국 다른 길로 찾아갔습니다. 삼밭구석 표지판을 보고 들어선다는 그 진입로는 서광동로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동광육거리에서 오설록 가는 길이 확장공사 마무리 중이니 예전에 있던 표지를 없앤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린오름과 북오름을 가려면 일단 동광육거리까지 갑니다.  육거리에서 남서쪽의 동광문화마을 쪽으로 가면, 동광분교 터를 지나 마을 가장자리다 싶은 곳에 오른쪽으로 시멘트도로가 보입니다.

 

 

시멘트길을 따라 가다 보면 둥그스름한 모양의 북오름이 보입니다.

 

 

시선을 왼쪽으로 옮겨 보니, 납작한 오름이 이웃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한 오름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왼쪽의 납작한 부분이 거린오름이고 오른쪽의 나름 봉긋한 부분이 북오름입니다.

 

 

공터와 경작지가 보이는 곳에서 조금 더 전진하면 오름으로 오르는 계단과 표지판이 보입니다.

 

 

북오름 생태공원이라는 안내판을 세워 놓았지만, 실제 관리는 안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저는 굳이 탐방로 안 만들고 관리 안 하는 오름도 좋아합니다만....^^

 

 

표지판을 지나 조금 가니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과 왼쪽의 둘레길인 듯한 길로 갈라지는데, 왼쪽으로 가면 거린오름을 먼저 들르게 됩니다. 

 

 

올라가는 길 양옆으로 로프가 매달려 있습니다.

 

 

오름 위쪽에는 풀과 관목들이 무성합니다.  여름에는 이 길을 지나기 영 곤란할 것 같더군요. 다녀온 지 두 주일 정도 됐는데, 지금은 더 무성해졌을 것 같네요.

 

 

그럭저럭 길을 찾아 걷다보니 내려가는 길에 다시 로프가 보입니다.

 

 

길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리막이 끝나간다 싶을 때 나무들 사이로 시멘트길이 보입니다.  위의 지도에서 서광동로라고 표시된 길입니다. 이 길로 진입하면 제가 오르기 시작한 입구와는 반대쪽에서 오르게 되는 모양입니다.

 

 

내리막길이 끝난 후 오름 둘레길을 걷는 기분으로 걷다 보면 길이 다시 살짝 오르막이 되고, 오른쪽 아래로는 꽤 넓은 밭이 보입니다. 그렇게 길을 따라가다가 오른쪽을 잘 보면 철조망 쳐진 곳이 보이는데, 거린오름으로 통하는 곳입니다.

 

 

거린오름은 북오름과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북오름은 숲이 빽빽했지만 철조망을 지나 비탈을 살짝 올라가면 곧 앞이 확 트이면서 작은 소나무들이 무리지어 자라는 너머로 조망이 트입니다. 

 

 

나지막한 오름이지만 여느 오름들처럼 조망은 뛰어납니다. 산방산과 단산이 보이고

 

 

군산도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 북돌아진오름 같은데, 그럼 왼쪽으로 낮게 보이는 건 바리메일까요?

 

 

초지로 된 오름은 목장으로 제격입니다.

 

 

조망을 즐기며 풀밭(?) 위를 노닐다가 아까 북오름에서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갑니다.

 

 

다시 철조망을 나와 1분이나 걸었을까? 처음 만났던 갈림길 = 북오름 올라갔던 길이 나타납니다.  결국 거린오름은 북오름과 입구가 같은 모양입니다. 거린오름 입구가 따로 있으려나요? 하긴, 거린오름처럼 초지로 된 오름은 따로 탐방로를 만들어 놓지 않는 한 아무 데로나 올라가면 그게 길이긴 합니다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