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혈] 제주도 역사가 시작된 삼성혈에서 시작하는 제주도 여행

삼성혈은 흔히 제주도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일컬어집니다.

탐라국을 연 세 시조인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가 땅에서 솟아났다는 곳.​

역사적으로 의미도 있는 곳이고 제주시내 한가운데 있는데도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지 갈 때마다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제주도에 와서 멋진 풍광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제주도 역사의 발상지인 이곳을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사실 경내에 숲이 울창해서 굳이 역사까지 의식하지 않고 산책만 해도 아주 좋은 곳입니다.

이미 몇 차례 가보았지만 한 달 전에 근처에 볼일도 있고 겸사겸사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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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혈 입구입니다.

신성한 구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서있고, 그 좌우에 돌하르방이 서있습니다.

 

 

​이러고 있으니 돌하르방이 원래 이 자리에 있​었던 듯한 착각이 들지만 이곳은 제자리가 아닙니다. 

제주도에는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 이렇게 세 읍치가 있었고

각각의 읍성 대문 앞에 서있었는데 일제 강점기 이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지금은 정의읍성 성문 앞의 돌하르방 말고는 모두 엉뚱한 곳에 서있습니다.

삼성혈 앞에 있는 이 돌하르방들 역시 제자리가 아닌 것.   

그래도 다른 곳의 돌하르방들에 비하면 그나마 그럴듯한(?) 자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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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혈로 가는 정문은 건시문乾始門

개국 시조를 모신 곳답게 하늘을 열었다는 뜻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세 시조를 기리는 제의 이름도 건시대제입니다.​

 

 

​입구를 들어서 탐방로 화살표를 따라가면 먼저 전시관부터 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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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가 어두워 사진을 찍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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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인 삼성혈은 바로 이곳!

호빗족이 찍은 사진이라 높이가 낮아서 세 구멍이 제대로 안 보이는군요^^​​

 

삼성혈, 즉 삼을나 등장에 관한 이야기가 ​고려사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고기古記에 전하기를,

태초에 사람이 없었는데, 세 신인神人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다. 

한라산의 북쪽 기슭에 구멍이 있는데, 모흥毛興이라고 한다. 

맏이는 양을나良乙那라고 하였고, 그 다음을 고을나高乙那라고 하였으며, 셋째는 부을나夫乙那라고 했다.

세 사람은 거친 땅에서 사냥질을 하면서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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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려사 기록에서 모흥이라고 한 곳이 바로 삼성혈입니다.​

이 기록으로만 보면 대체 세 신인이 나타난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습니다. 

고기라고 일컬은 책도, 고려사를 편찬하면서 참고한 그 이전의 역사서일 텐데

이 역시 어떤 책인지 알 수 없으니 짐작도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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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혈 신​화를 읽다 보면 특이한 게

다른 개국신화는 모두 하늘에서 시조가 내려왔는데 제주도만은 땅에서 솟아났다는 것.

게다가 시조가 한 분이 아니라 세 분입니다. ​

박혁거세니 김수로왕 같은 시조들은 알이라는 매개체가 있긴 해도 어쨌든 하늘에서 내려왔다 합니다.

이것이 천손의식이라는 둥 그렇게 배운 듯하고

얼핏 생각하기에도 땅에서 솟은 것보다는 하늘에서 내려온 게 더 폼나지 않나요?^^ ​

하지만 제주의 개국시조들은 땅에서 솟아나셨고,

개국신화의 형태가 이리 다른 걸 보면 확실히 한반도와는 많이 다른 문화권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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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혈에 관한 기록을 보면 

1526년(중종 21) 이수동 목사가 삼성혈 북쪽에 홍문과 비를 세우고 돌로 담을 쌓아

후손들에게 혈제穴祭를 지내게 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삼성혈이 성역화된 듯한데

아마도 조상 섬기기를 하늘같이 여기는 유학의 사고방식 때문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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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혈의 사당인 삼성전입니다.

 

애초에는 1698년(숙종 24) 유한명 목사가 혈의 동쪽에 삼을나묘三乙那廟를 세웠고

1702년(숙종 28) 이형상 목사가 가락천 동쪽으로 이건했다가 홍수로 인해 원위치시켰다고 합니다.

1772년(영조 48) 양세현 목사 때부터 건시대제를 봉행했고

1785년(정조 9)에는 삼성사三姓祠라는 사액을 받았습니다.

삼성사는 1871년(고종 8) 대원군의 사우 철폐령으로 인해 철폐되었다가

1889년(고종 26)부터 재건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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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매년 12월 10일에 건시대제가 열리고 봄가을로 춘제와 추제도 지냅니다.

건시대제는 제주도의 기관장이나 지역유지가 제관을 맡고 ​

춘제와 추제는 고씨, 양씨, 부씨 세 집안에서 맡는다고 합니다.

춘제가 4월 10일날 열린다는데 가능하면 가보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