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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외돌개를 장군으로 분장시킨 최영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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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방영하는 대하사극 정도전이 제법 반응이 좋은가 봅니다.

한동안 야시구리한 사극들이 판을 쳤던지라 TV를 잘 안 보는 저마저 이런 사극이 반갑습니다.

아예 판타지물이면 그러려니 할 텐데

일반 사극의 탈을 쓰고서 내용은 완전 창작인 경우에는 좀 어이가 없더군요.

물론 정통사극을 표방하는 드라마들 역시 허구가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지요.

 

그런데,

저라고 뭐 최영 장군에 대해 얼마나 알겠습니까만은.......

드라마 정도전에서 최영 장군을 너무 꽉 막힌 노인네로 그리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물론 당시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기존의 질서만 고집했던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상황 판단도 안 되고 앞뒤 생각도 없이 자기 고집만 부리는,

좋게 봐준다면 우직하기만 한 인물처럼 그리더군요.

 

 

어릴 때부터 그리 배우고 해왔던 습관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의 경우에는

최영이라는 이름 뒤에 장군이라는 호칭을 습관처럼 붙이게 됩니다.

그만큼 무장으로서의 업적이 뛰어났다는 것인데,

최영(1316~1388) 장군이 왜구나 홍건적 등의 외적을 물리친 것과 함께

이야기되는 일이 목호의 난을 진압했다는 것입니다. 

그 현장이 바로 서귀포의 범섬 앞바다이고,

그곳에서 약간 떨어진 외돌개도 그 작전에 등장합니다.

 

 

목호란 몽골인 목자들을 말합니다.

고려말 원나라에서는 제주도에 말을 가져다 방목하기 시작하면서

목호들을 보내 이 일을 맡게 했습니다.

 

이전에도 제주에서 말을 길렀다는 기록이 있지만

본격적인 제주도 목마의 역사는 이때부터로 봐야 하겠지요.

 

 

그런데 공민왕은 어떻게든 원나라의 간섭을 벗어나려고 했고

마침 중국 대륙에서 새로 일어난 명나라와 우호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러면서 명나라에  말을 보내기 위해 징발하자

목호들은 자기네 황제가 기른 말을 명에 보낼 수 없다며 난을 일으켰습니다.

목호들로서는 당연한 반발이었겠지만 고려 입장에서는 이들을 진압해야 했습니다. 

이때 고려군을 진두지휘한 사람이 최영 장군이었고요.

 

고려군은 한 달 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목호들을 몰아냈고

밀리고 밀리던 목호들이 마지막으로 밀려간 곳이 바로 범섬이었습니다.

최영 장군은 범섬까지 들어가 목호들을 완전히 소탕하게 됩니다.

이로써 제주도에 남아있던 원나라의 영향력을 완전히 없앨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제주도 사람들의 희생 또한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목호들이 최후로 몸을 숨겼던 범섬에서 동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외돌개가 있습니다. 

외돌개는 바다에 홀로 우뚝 서있는 거대한 바위로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한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올레길 중에서도 인기가 높다는 7코스에 있어 늘 붐빕니다. 

 

범섬의 목호들과 싸울 때 최영 장군이 이 외돌개를 장군처럼 꾸며 놓자

목호들이  대장군인 줄 알고 놀라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돌개를 장군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는군요. 

이순신 장군이 왜적들을 속였다는 노적봉 이야기와 비슷한 컨셉이네요.

외돌개에서 보면 뒤로 범섬이 보이는데, 범섬 쪽에서 보면 외돌개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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