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방방곡곡

[산방산]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져서 생겨났다는 산

반응형

제주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으뜸 봉우리는 당연히 한라산입니다.

섬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고

높이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니

한라산이 제주도의 중심인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런데 제주도 서남부로 오면 산방산이 그에 못지않은 느낌을 줍니다.

한라산 서남부에서는 어디서든 산방산이 보입니다.

바닷가에 가서도, 오름을 올라가도 항상 산방산이 눈에 들어오곤 합니다.

대정 지역에서는 산방산에 걸린 구름을 보고 날씨를 가늠하곤 하더군요.

그래서 제주 서남부에서는 산방산이 지역의 진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디서나 눈에 띄고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랜드마크이기도 하고요.

 

 

<송악산 올라가는 길에 본 산방산> 왼쪽으로 보이는 낮은 오름은 단산입니다.

 

<조근대비악에서 본 산방산>

 

 

제주도 오름들이 대개 정상에 분화구가 파여 있거나

그 분화구가 한쪽으로 터진 말발굽 모양인 데 비해 산방산은 종모양이라 쉽게 구별이 됩니다.

산방산이 종 모양을 하고 있는 건 그 산을 만든 용암의 성질 때문입니다.

점성이 워낙 강한 용암이라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분화구를 막으며 그 주변에 뭉쳐서 식어 버린 겁니다.

 

 

 

<송악산 진지동굴에서 본 산방산>

 

 

한라산 정상 부분이 돔 모양을 한 것도 역시 점성이 강한 용암으로 이루어져서 그렇습니다.

이 돔이 움푹 파여 있는 부분이 백록담인

그 파인 부분의 모양이 산방산 생김새와 비슷하다나요.

만약 산방산을 백록담에다 거꾸로 꽂으면 딱 들어맞을 거라는 거지요.

이를 두고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본 백록담 화구벽>

 

 

옛날 한 사냥꾼이 한라산에 사슴사냥을 갔는데

하루종일 공치다가 드디어 사슴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급히 화살을 쏘았답니다.

그런데 화살이 잘못 날아가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건드리고 말았다는군요.

화가 난 옥황상제는 한라산 봉우리를 쑥 뽑아 던져 버렸는데

그것이 날아와 박힌것이 산방산이고 그 패인 자리가 백록담이 되었다나요^. ^

 

 

<한라산 백록담> : 내 카메라 렌즈로는 여기까지가 한계ㅜ.ㅜ

 

 

다른 버전의 이야기는 설문대할망이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설문대할망은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신화 속 여신입니다.

설문대할망이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치마폭에 흙을 담아서 날랐는데

치마가 낡아서 터진 구멍으로 조금씩 흙이 흘렀다고 해요.

이 흙덩어리들이 바로 제주도 곳곳의 오름들이라고 합니다.

설문대할망이 마지막으로 한라산을 만들고 보니 산이 너무 높아 봉우리를 꺾어 던졌다고 합니다.

산방산과 백록담은 그렇게 생겨났다는 것이지요.

 

 

<알뜨르 백조일손지묘 가는 길에 본 산방산>

 

 

물론 전설은 전설일 뿐, 실제로는 산방산이 백록담보다 훨씬 먼저 생겨났습니다.

그래도 이런 전설 덕분에 저는 산방산을 볼 때면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됩니다.

한라산 꼭대기에서부터 산 하나가 휘리릭 날아오는 모습이 자꾸 연상돼서 말이지요.ㅋㅋ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