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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월령리 선인장 자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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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이라고 하면 강렬한 햇빛만이 가득한 삭막한 사막을 떠올리게 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곳, 우리나라에도 선인장 자생지가 있답니다.

제주도 서부의 바닷가 마을,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가 그곳입니다.

월령리에 오면 바닷가 검은 바위 위에, 마을 울타리 안에 선인장이 무리지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월령리 선인장 자생지를 찾아갈 때는 우선 일주도로(1132번도로)상의 월령삼거리를 찾으면 됩니다. 제주시쪽=북쪽에서 올 때는 이 월령삼거리 지나 300미터 지점에 선인장마을월령리 표지석 있는 곳에서 우회전하면 됩니다. 해안도로를 이용해서 오신다면, 협재와 금능 해수욕장을 지나 일성 콘도에서 700미터 지점에 오른쪽으로 선인장마을월령 표지석이 보입니다.

남쪽에서 올 때는 월령삼거리 조금 못 미쳐 있는 서부하수처리장을 기준으로 하면 됩니다. 일주도로 옆에 꽤 큰 건물들이 푸른 기와를 이고 있는데, 이곳을 지나자마자 좌회전하면 됩니다.  

 

 

 

남쪽 입구로 들어가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책로로 들어섭니다.

초입에 블록이 깔린 길입니다. 지난번 왔을 때는 그냥 시멘트 길이었던 것 같은데....기억이 확실치는 않네요.

산책로에 들어서 제일 먼저 보이는 집은 카페입니다.

 

 

 

울타리 안에 선인장들이 무리지어 자랍니다. 이 인근에는 선인장을 작물로 재배하는 밭도 많은데, 이곳은 밭은 아니고 자생지의 일부 같습니다. 

 

 

안내문 아닌 경고문이 먼저 반겨 줍니다. 천연기념물 429호로 지정되어 관리되는 곳이니 함부로 꺾어가거나 훼손하지 말아라 그런 내용입니다.

 

 

 

제주도 웬만한 명소에 가면 으레 보이는 올레길 표시가 이곳에도 보입니다. 14코스인 것 같네요.

 

 

 

선인장들 사이 산책로는 나무 데크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검은 바위 위에 선인장들이 자랍니다. 그 옆에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는 덩굴은 순비기나무입니다.

 

 

 

산책로 반대쪽 끝에 펜션인 듯한 건물이 보이고, 그 너머로 비양도가 보입니다. 바닷빛이 곱기로 소문난 협재해수욕장에 배경처럼 떠있는 그 섬입니다. 이렇게 보니 섬이 아니라 그냥 어느 오름 같습니다. 하긴, 비양도 자체가 어찌 보면 비양봉이라는 오름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선인장은 둥글넙적한 모양입니다. 생김새 때문에 손바닥선인장이라고도 하고 부채선인장이라고도 하는데, 백년초라는 이름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기념품으로 초콜릿을 많이 파는데 그 중 백년초 초콜릿을 보셨을 겁니다. 백년초 엑기스니 분말이니 해서 건강식품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가지(?)는 누렇게 시들고 그 위로 새로 돋은 줄기(?) 위에 꽃이 핍니다. 그런데 이미 다 져버린 건지 꽃이 별로 안 보이더군요. 전에는 7월 중순에 갔을 때 꽃을 제법 많이 봤었는데, 꽃 피는 시기가 일러진 걸까요? 

 

 

 

꽃이 시들고 나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좀 지저분한 모습으로 그대로 달려 있네요^^

 

 

 

 

꽃이 달려 있던 부분을 꽃받침이라고 해야할지 어쩔지 모르겠는데, 나중에 지저분한 꽃잎이 떨어져 나간 뒤 이 부분이 붉게 익으면서 초콜릿 포장에서 많이 보던 그 백년초 열매 모습이 됩니다.  

 

 

 

 

산책로를 걷다 보니 새로운 간판이 보입니다. 전에는 입구의 카페뿐이었는데 식당이 생긴 모양입니다. 제주도의 선인장 가공품들은 대개 백년초라는 말을 붙이는데, 선인장국수라고 하니까 뭔가 새로운 느낌입니다.

지난달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백년초 페스티벌에 갔다가 백년초 국수를 먹어 보았는데, 백년초 가공품들이 늘 그렇듯 진한 핑크인 듯 보라색인 듯 그런 색이었습니다.  

 

 

 

선인장 사이 산책로는 별로 길지 않습니다. 산책로 북쪽에서 본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핀 꽃을 찍기 힘들어서...꽃과 열매 사진은 예전에 찍었던 걸로....^^  

 

 

 

월령리에서 자라는 선인장의 원산지는 멕시코라고 합니다. 선인장이 우연히 바닷물에 실려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제주도까지 떠내려 왔을 거라는군요.

 

제주도 해안까지 밀려와 정착한 선인장을 마을 주민들이 뱀이나 쥐 같은 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마을 돌담에 옮겨 심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시가 뾰족뾰족 솟은 선인장이니 동물의 침입을 막는 데 제격이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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