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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돌하르방] 지역마다 서로 다르게 생긴 돌하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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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는 어디서든 돌하르방을 볼 수 있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제주도 어디를 가든 보이는 돌하르방 조형물. 

제주도에서 만든 물건임을 강조하고 싶은 물건의 상표에도 여지없이 돌하르방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보는 순간 아, 제주도! 하고 떠올릴 수 있는 상징 중 하나인 셈이다.

 

지금은 제주도 여기저기에 기계로 깎은 돌하르방이 서있지만

원래는 읍성의 성문 앞에 서있었다.

조선시대 제주도에는 읍치가 세 곳 있었다.

지금의 제주시에 해당하는 제주목과 그 아래쪽을 동서로 나눈 정의현과 대정현이 그곳이고

돌하르방은 이 읍성들의 성문 앞에 쌍쌍이 서있었던 것.

<정의읍성(성읍민속마을) 남문 앞의 돌하르방들​>

제주목에는 동문, 서문, 남문에 네 쌍씩 24기,

정의현과 대정현에는 두 쌍씩 해서 각기 12기씩

세 읍의 것을 모두 합치면 48기가 된다.

 

이 중 제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정의현의 돌하르방뿐이다.

정의현성은 지금은 성읍민속마을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곳이다.

 

대정현의 돌하르방은 옛 대정읍성이 있던 마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지금의 대정읍 보성리, 안성리, 인성리 일대이다.

지금 이곳은 대정읍성보다는 추사관 = 김정희 유배지로 더 유명하다.

 

제주목 돌하르방은 그야말로 산산이 흩어졌다. 

관덕정 앞, 삼성혈 입구, 제주대 입구, KBS 제주총국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그나마 한 기는 행방이 묘연하단다.

 

재미있는 것은 세 읍성의 돌하르방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

벙거지를 쓰고 있고

손을 배 위에 올리고 있다는 것은 같지만

크기나 눈매나 표정 등이 각각 달라서

무작위로 돌하르방 하나를 보여줘도 어느 읍성의 것인지 알 수 있다.

 

 

먼저 제주목 돌하르방은 세 곳 중 덩치가 가장 크다.

눈도 크고 코도 크다.

왕방울눈에 주먹코라고 해야 할 생김새.

고개도 약간 삐딱한 듯싶고....

하르방(할아버지)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생김이긴 하다.

 

 

 정의현=성읍민속마을 돌하르방은 찢어진(?) 눈매를 하고 있다. 

눈꼬리가 가늘게 모이면서 살짝 올라가 있는 것.

흔히 서양사람들이 아시아사람 그릴 때 표현하는 ​눈매라고 할까.

 

대정현 돌하르방은 세 읍의 것들 중 가장 크기가 작다.

눈이 동글동글하고 입매도 미소를 짓는 듯 부드럽다.

목도리를 두른 돌하르방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정현 돌하르방이 가장 정감이 간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

무거운 돌을 옮기기 힘들었을 테니 한곳에서 만들어 옮기지 않고

각 읍에서따로 만들었을 것 같은데

설마 세 읍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부족(?)이었을 리는 없고

단지 석공의 차이였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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