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는 흔히 훌륭한 말(馬)의 상징처럼 쓰이는 말(語)입니다.
우선, 천리마를 이야기할 때면 백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백락은 중국 주나라 때 사람으로 말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백락이 말을 쳐다보기만 해도 그 말이 명마로 평가될 정도였지요.
그래서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백락이 한번 쳐다보았다’는 뜻인데,
천하의 말 감정가인 백락이 쳐다볼 정도라면 명마임에 틀림없다, 뭐 그런 거겠지요.
한 번은 말장수가 백락에게 찾아와 자신의 말을 감정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말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면서요.
백락은 시장에 가서 말 주위를 돌며 요모조모 살펴보았습니다.
감탄하는 눈길로 말을 쳐다보던 백락은 말없이 자리를 떴다가 잠시 후 돌아와 다시 말을 살펴보았습니다.
최고의 말 감정가로 알려진 백락이 말을 찬찬히 살피자
사람들은 그 말이 퍽 뛰어난 말일 거라고 여겨 서로 사려고 했고
덕분에 말값은 순식간에 치솟았다고 합니다.
천리마는 곧 명마, 준마의 뜻으로 쓰이는데,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빨리 달릴까요?
천리마는 하루에 1,000리를 간다고 합니다.
1,000리는 요즘 단위로 하면 400킬로미터 가량 됩니다.
사람은 빠르게 걷는다 해도 하루에 3, 40킬로미터를 넘기기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하루에 천리나 가다니 대단해 보이는데, 그렇다면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400킬로미터를 하루 24시간으로 나누면 시속 16킬로미터가 됩니다.
마라톤 선수의 속도가 시속 20킬로미터 정도니까
이 단순 계산만으로는 결코 빠르다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24시간 내내 달린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지지요.
쉬지 않고 하루를 꼬박 달릴 정도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능력이고요.
빠르게 달린다면 어떨까요?
건강하고 빠른 경주마의 경우 시속 60킬로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이 최고 속도로 달려도 6~7시간 정도는 가야 천리를 갈 수 있습니다.
이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달린다는 것 역시 대단합니다.
아주아주 빨라서 천리를 단숨에 간다면?
이것 또한 훌륭한 능력임에는 틀림없지요.
지구력과 성실함으로 꾸준히 걸어 천리를 가든
번개같이 달려 단숨에 천리를 가든
모두가 탐낼 명마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천리마와 관련해 순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천리마가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지만, 느린 말도 열흘을 달리면 천리마를 따라잡을 수 있다.”
한비자 역시 비슷한 의미의 말을 했군요.
“천리마를 타면 단숨에 천리를 가겠지만, 백리마다 보통 말 한 마리씩 배치해 파발처럼 연결하면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다.”
저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라고 할까요...^^
<제주마방목지의 말>
우리나라의 거리 단위에서는 10리가 4킬로미터가 아닌 5킬로미터였다는 내용을
어디선가 읽은 것 같은데 정확히 확인을 못하겠네요.
그래서 일단은 10리를 4킬로미터로 계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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