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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김연아 선수를 세 글자로 표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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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 아이스쇼 관련 기사가 많이 보이네요. 공식적인 현역 은퇴무대라는데 그래서 더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대단함이야 새삼스럽게 이러니저러니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올포디움이라는 말도 김연아 선수 때문에 들어봤습니다. 올포디움은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시상식에 올라서는 거라고 합니다. 포디움podium은 연설자나 지휘자 등이 올라서는 단을 말합니다.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에게는 시상대가 되겠네요. 여기에 all-자가 붙었으니 모든 시상식, 즉 모든 시상식에 섰다는 의미가 됩니다. 100년 넘는 피겨스케이트 역사상 이런 기록을 이룬 건 김연아 선수가 처음이라는군요.

 

김연아 선수에 대한 호칭 내지 애칭이 여러 가지 있던데, 저는 언젠가부터 김연아 선수를 볼 때마다 세 글자 단어를 떠올리게 되더군요. 

 

연아신?

김연아 선수에게 어울리는 말이긴 한데, 제가 생각하는 말은 아닙니다. 이 말의 다른 버전으로는 갓연아가 있더군요^^

 

퀸연아?

여왕님이라는 표현이 절대 아깝지 않은 선수 맞지요. 지난 소치 올림픽 때 외국의 어느 언론에서 선수 이름을 Queen Yuna라고 표기했던 걸 본 기억이 나네요.

여왕님과 동급으로 표현하자면 왕중왕이라는 말도 좋겠군요.

 

레전드?

김연아 선수는 정말 전설로 남을 것 같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전설의 레전드라는 말이 있던데, 김연아 선수한테는 진심 이말도 써주고 싶네요. 레전드 오브 전설의 레전드라고요^^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김연아 선수. 사진은 위키백과에서 가져왔습니다.

 

 

김연아 선수를 지칭하는 말로 또 뭐가 있을까요?

네티즌들이 다양한 수식어를 붙여 주던데, 제가 늘 떠올리게 되는 말은 파천황입니다.

파천황을 한자로 쓰면 破天荒이 됩니다.

파破는 깨트린다는 뜻이고, 천황天荒은 천지가 아직 열리기 전의 혼돈한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파천황이란 이런 혼돈상태를 깨트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중국 당나라 시대에 형주에서 과거 합격자가 나오지 않자 이곳을 천황이라고 일컬었다 합니다. 그러다가 유세라는 사람이 과거급제하자 천황을 깼다고 해서 파천황이라고 했다는군요.

앞세대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한 경우인데, 전대미문前代未聞이나 전인미답前人未踏도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김연아 선수도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에서 파천황 아닐까 싶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나타날 때까지 우리나라 피겨스케이팅은 세계 무대에서 주변국 중에서도 주변국이었을 겁니다. 세계적인 선수는 고사하고 선수층 자체도 그야말로 살얼음판처럼 얇고, 저변이 넓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김연아 선수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겁니다. 흔히 쓰는 말로 갑툭튀라고 할까요.

보통 한 종목에서 세계 정상에 올라서는 경우를 보면 처음에 국제대회 본선 진출 하는 선수가 나오고, 그러다 메달권 선수도 나오고, 그러면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선수도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김연아 선수는 어느 날 혜성처럼 짠 나타났고, 그것도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로 등장한 겁니다. 게다가 그 정상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 내내 지키고 있었고요. 

수영의 박태환 선수 역시 제반 여건을 생각한다면 혜성처럼 나타난 경우지만, 그래도 수영의 경우에는 조오련 선수나 최윤희 선수처럼 아시아권에서는 정상을 다투던 선수들이 제법 있었는데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전조 현상도 없이 그야말로 느닷없이 세계 최고 선수가 나타났네요. 

 

김연아 선수 같은 경우를 세 글자로 쓴다면 미증유라는 말도 있겠군요. 

미증유未曾有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세상에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는 뜻의 불세출不世出 또한 김연아 선수에게 어울리는 말이겠군요.

 

김연아 선수의 뒤를 이어서 세계적인 피겨 선수들이 많이 나와준다면 우리나라 피겨스케이팅의 신기원新記元을 연 선수가 될 텐데, 이것은 두고 봐야 알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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