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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하동 평사리 한산사 지나 고소성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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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악양에 있는 고소성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고소성을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한산사에 차를 세우고 출발하게 되는데, 

산책도 할 겸 평사리 최참판댁 주차장에서부터 걸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주차장 좀 곤란합니다.

주차장 들어가려면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중앙선이 그어져 있네요.

관람객들을 죄 교통 위반하게 만드는군요.

사람들이 제법 찾아오는 곳인데 이 정도는 기본 아닌가?

 

 

주차장에서 나와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나오면 오른쪽으로 한산사 가는 길입니다.

한산사 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평사리가 보입니다.

저기 어딘가에 소설 토지의 무대 최참판댁이 있습니다.

 

 

한산사는 높은 축대 위에 자리잡고 있고, 축대 앞쪽에 평사리 들판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눈앞에 평사리 들판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섬진강이 보입니다.

가운데 있는 것은 동정호(라고 이름 붙인 것)입니다.

 

 

동정호(퉁팅호)는 중국 후난성에 있는 호수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입니다.

면적이 3,915제곱킬로미터라니까 서울의 6.5배쯤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꼽을 때 많이 쓰는 무슨무슨8경이라는 말의 원조가 중국의 소상8경인데,

소상8경은 소수와 상강이 만나는 퉁팅호 주변의 절경 8곳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 퉁팅호가에 있는 악양루가 유명하다는데

아마도 '악양'이라는 지역 이름을 연관시켜서 연못에다 동정호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입니다.

아니, 동정호라는 이름 붙이려고 저 연못을 만든 건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평사리 마을이 보입니다.

 

 

고소성 가는 길은 한산사를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난 길을 올라가면 됩니다.

초입을 보면 시멘트길처럼 보이지만 50미터도 가지 않아 흙길이 나타납니다.

 

 

한산사 대웅전과 금빛 불상

대웅전 앞이 도로처럼 되어 있습니다.

축대 아래 도로가 있으니 이곳은 그냥 마당처럼 꾸몄다면 절 분위기가 한결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한산사를 지나 고소성을 향해 가는 길

11월말인데 아직 단풍 든 나뭇잎들이 꽤 남아 있습니다.

 

 

짧은 나무 계단이 나타나더니 

 

 

계단을 올라가자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고소성까지 400미터밖에 안 남았네요.

 

형제봉 5.3km 표시도 보이는데, 고소성을 지나 능선을 계속 걸으면 신선대 지나, 형제봉 지나, 삼신봉을 거쳐 지리산 남부능선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형제봉 지나서는 별로 재미없는 길입니다.

하루종일 산죽밖에 안 보이는 길ㅠ.ㅠ

 

 

조금 걸으니 고소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동 고소성은 사적 제151호입니다.

 

성벽의 높이는 3.5~4.5미터이고 둘레는 800미터, 능선을 따라 5각형으로 빙 둘러 쌓았습니다. 

 

그런데 고소성을 언제 쌓았는가에 대해서 문화재청의 설명과 성벽 앞 안내문의 설명이 다릅니다.

 

먼저, 문화재청 누리집에 의하면 고소성은 신라 때 돌로 쌓았다고 합니다.

성 안에서 확인된 시설물이 별달리 없고,

성의 내력에 대해서는 <하동군읍지>에 있는 내용이 유일한데, 

읍지의 기록과 성의 위치나 규모로 보아 신라군이 쌓은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더불어 5세기 전반 고구려 광개토왕이 신라를 거쳐 왜군을 토벌하면서 남하했을 때 쌓은 고구려 계통의 성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성벽 앞 안내문에는 가야의 성으로 추정한다 되어 있습니다.

일본서기의 기록에, 대가야가 백제의 진출에 대비하면서 왜와의 교통을 위해 이곳에 성을 쌓았다고 한다네요.

 

고소성에서는 섬진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이번에는 미세먼지도 없는데 이상하게 하늘이 뿌얘서 선명하게 보이질 않네요.

 

 

성벽을 따라 계속 걸어가 봅니다.

 

 

얼마 걷지 않아 갈림길이 나오면서 한산사 0.8km 주차장 0.9km 이정표가 나오는데

주차장 방향으로 가니 성벽을 따라 계속 걷게 됩니다.

 

성벽 경사가 제법 가팔라서 위험하다 싶은데 다행히 성벽 안쪽으로 길이 있습니다.

군데군데 나무계단도 있지만 사람들이 별로 안 다니는 듯 풀이 많이 덮여 있습니다.  

 

성벽이 뚫린 곳이 있습니다.

위치로 보아 남문이 있던 자리 같네요.

고소성에는 남문과 북문 두 개가 있다 합니다. 

 

 

남문 자리를 지나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잠시 쉬면서 바라본 섬진강 풍경

 

 

산성은 무릇 군사적 요충지에 짓는 법인데,

고소성은 뒤쪽으로 지리산의 험한 산줄기가 있고 앞으로는 섬진강이 흐르니 천연의 요새라 할 만합니다.

위치로 보아 남해에서 호남지방으로 들어가는 길목인데, 

이 정도면 남해에서 올라오는 배들을 감시하기 좋을 것 같네요.

 

이정표에 적힌 주차장은 도대체 어디 있느뇨? 하면서 걷다 보니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와 있습니다.

여기에도 고소성 주차장 0.9km 표시가 있는데, 중간에 성밖으로 빠지는 길을 못 본 것 같은데?

사람들이 잘 안 다녀서 길이 희미해져 버린 것인지?

 

 

우야든둥 고소성 한 바퀴 산책을 마칩니다.

 

먼 곳에서 찾아오는 경우라면 고소성 한 곳만을 목적지로 삼아 오기에는 애매하지만,

평사리 최참판댁도 볼 겸 찾아가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야 산성이든 신라 산성이든 역사 공부까지는 안 하더라도 멀리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조망만으로도 올라간 보람을 충분히 느낄만 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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