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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 프롬으로 시작한 앙코르 유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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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여행의 주요 목적은 앙코르 유적 답사

그리고 그 답사의 시작은 대개 스몰 투어로 시작합니다.

앙코르 와트, 앙코르 톰, 따 프롬 같은 핵심 유적을 보는 겁니다. 

이 세 곳이 가장 유명한 곳이기도 할 텐데

우리 일행의 여행 또한 이 세 곳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첫날 앙코르 톰을 못 보고 나중에 따로 찾아갔고

오후에 시간이 늦어서 앙코르 와트 3층 성소를 못 올라가는 바람에 마지막날 다시 찾아가는 등

코스가 이리저리 섞이고 말았네요.

 

스몰 투어 때 가이드에게 기본적인 설명을 제대로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어쩌다 보니 제대로 설명을 못 듣고 말았습니다.ㅠㅠ

 

그래도 기억을 위해 정리를 해봅니다.

 

첫날 오전 앙코르 톰을 갈 때 빠졌고 오후에 따 프롬부터 앙코르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따 프롬은 자야바르만 7세가 1186년경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빌며 세운 사원입니다.

자야바르만 7세는 불교를 신봉했고 이 사원 역시 불교 사원.

자야바르만 7세는 왕실의 직계가 아니라 방계 혈통입니다. 

어머니가 왕족이라 자신의 왕위 계승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에 어머니를 위한 사원을 지은 것입니다. 

 

그런데 사원 이름인 따 프롬은 브라흐마의 조상이라는 뜻입니다. 

브라흐마는 힌두교에서 창조의 신입니다.

불교 사원인데 힌두교 신의 이름을?

 

1885년 프랑스 학자가 이곳에서 브라흐마 석상을 발견해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따 프롬은 보통 동문으로 들어가서 사원을 돌아본 뒤 다시 동문으로 나오게 됩니다.

가이드 말로는 서문 쪽에도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은 주로 단체를 태운 버스들이 선다고 하네요.

뚝뚝이 기사들은 대부분 동문에 내려준 뒤 다시 동문에서 태우겠다고 한답니다. 

아마도 서문은 오가기에 불편한 모양입니다. 

 

따 프롬 동문

 

동문으로 들어가 좀 걷다보면 안내판이 나오고,

조금 더 걷다 보면 울창한 나무들이 감싸고 있는 듯한 사원이 보입니다.

따 프롬 오는 길에 입장권을 검사했는데, 이곳 사원 바로 앞에서 또 입장권 검사를 합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문은 붕괴 위험이 있는 듯 출입 금지입니다.  

이 문이 정면인가? 싶으면서도,

어머니의 명복을 비는 사원이니, 즉 죽음과 관련된 장소이니 정문을 서쪽에 내지 않았을까,

그러니 동쪽 문인 이곳은 후문에 해당하는 거 아닌가 짐작만 합니다.

 

 

 

따 프롬이라고 할 때 가장 널리 알려진 이미지는 폐허가 된 사원을 뒤덮은 스펑나무.

스펑나무(벵골보리수)는 생장이 왕성해 어디든 뿌리를 내리면 쭉쭉 잘 자란다고 하네요. 

 

앙코르 유적들은 수백년간 밀림 속에 있다가 19세기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열대 지방이니 쑥쑥 잘 자라는 나무들이 사원을 뒤덮고 있었지요.

 

따 프롬을 제대로 복원하려면 건물을 뒤덮은 나무들을 뽑아내야 하는데

자칫하다간 사원이 더 훼손될 수도 있어서 부분적으로 복원을 하고 있다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나무가 뒤덮인 채 두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이 모습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결정적으로 따 프롬이 유명세를 탄 것은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영화 툼 레이더 때문이지만요.

 

사원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스펑나무는

열대에서 빠르게 자라는 나무들이 그렇듯 단단한 느낌은 아닙니다.

 

 

그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는데, 아마도 영화에 나온 그 사원과 나무인 듯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하긴, 굳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그 신기한 모습에 입을 벌리게 되고 사진 한 장 찍고 싶은 뽐뿌가 밀려오긴 합니다.

 

 

 

따 프롬에는 무너진 그대로인 곳도 있고 복원이 된 곳도 있습니다.

 

 

 

회랑 기둥에 희미하게 선으로 그림을 그리다 만 것이 보입니다.

부조를 새기려고 밑그림을 그리던 것입니다.

 

 

다른 기둥에는 좀 더 작업이 진행된 모습이 보이는데

이것도 완전히 완성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낮은 양각 부조로 새기려던 것 같은데 아래쪽은 밑그림 상태이네요.

명색이 왕실 사원인데 부조도 완성되지 않은 허술한 상태로 건축이 끝났을 리는 없을 텐데....

 

 

새기다 말아서 그렇지 제대로 완성이 됐더라면 디테일이 대단한 부조 작품일 것 같은데

앙코르 유적의 조각들은 대부분 이런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따 프롬의 어느 건물 외벽을 찍은 모습

이곳뿐만 아니라 가는 유적지마다 거대한 사원 겉면이 이런(아니 한층 섬세한)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번 여행 내내 사원 건물을 볼 때마다 '거대함으로 압도하는 사원에다, 그 위에는 이런 디테일이라니! 대체 이 사람들 뭐야?' 그런 생각을 계속 했더랬습니다.

 

 

 

가운데 서계신 분은 데바타, 수문장입니다. 

사원에 새겨진 여성 형상은 압살라 혹은 데바타인데 

이렇게 연꽃을 든 경우에는 데바타라고 합니다.

그리고 압살라는 무희다 보니 포즈가 좀더 동적이랄까, 그렇습니다. 

 

오른쪽에 드러나 보이는 붉은색 벽은 현무암입니다.

현무암으로 일단 건물을 세운 뒤 겉면을 사암으로 싸고, 이 사암에 조각을 한 겁니다.

앙코르의 사원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건축되어 있습니다. 

겉면이 부서진 곳을 보면 여지없이 현무암이 드러나 보이지요.

 

사원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본 사자상

사원 들어가면서 볼 때는 정문 앞 넓은 월대(?)의 왼쪽이네요.

 

 

 

이제 와 정리하다 보니 따 프롬을 제대로 못 보고 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가이드가 군데군데 사진 포인트를 잘 알려줘서 다들 즐겁게 사진을 찍긴 했는데

사원 구석구석을 살펴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따 프롬 다음으로 간 앙코르 와트에서는 시간이 늦어 3층 성소를 못 올라갔네요.

 

오전에 약간의 사고가 있었던지라 오후 일정이 늦게 시작되어서 그런 것도 있고

우리가 따프롬에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느라 시간을 지체했던 것인지........

 

다들 스몰투어를 하루에 소화하던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참 신기합니다.

 

나 같은 사람은 앙코르 와트와 따 프롬 하루, 앙코르 톰을 따로 하루 

최소한 그 정도의 시간이어야 그나마 좀 제대로 둘러볼 듯해요.

 

이쯤에서 내리는 결론은, 아무래도 한 번 더 가야 할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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