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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엘 콘도르 파사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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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로 널리 알려진 엘 코도르 파사 El Condor pasa

우리말로 철새는 날아가고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지요.

엘 콘도르 파사는 스페인 말로서 직역하면 콘도르가 간다, 콘도르가 날아간다 그런 뜻입니다. 

파사(pasa)는 영어의 pass 같은 단어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사진은 무료 사진 사이트 Pixabay에서)

 

사이먼과 가펑클의 대표곡 중 하나지만 이 음악가들이 원작곡자는 아니군요.

이 노래의 시작은 안데스 지역 원주민의 민요입니다. 

페루의 작곡가 다니엘 로블레스(1871~1942)는 안데스를 여행하며 민요들을 채집했고, 그 민요를 바탕으로 엘 콘도르 파사라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로블레스가 작곡한 엘 콘도르 파사는 뮤지컬에 쓰였습니다.

뮤지컬 엘 콘도르 파사는 1913년 초연되었는데 광산 노동자들이 광산주의 착취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잉카 원주민들의 힘겨운 삶과 자유를 향한 갈망을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이 고용주를 제거하면서 끝난다고하는군요.

곡조는 뭔가 아련한 느낌에 서정적인데 이 음악이 쓰인 극의 내용은 전혀 뜻밖입니다. 

 

 

 

그러면 이 뮤지컬의 제목이 왜 엘 콘도르 파사인가?

잉카인들을 콘도르를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존재라 여겨 신성시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콘도르는 자유의 상징입니다. 콘도르가 하늘 높이 날아간다는 것은 곧 자유를 얻었다는 의미겠지요. 

 

엘 콘도르 파사는 원래 가사가 없던 연주곡이지만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수백 가지 가사와 멜로디로 변주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잉카 원주민의 언어인 케추아 어로 된 것도 있습니다. 

 

Yaw kuntur llaqtay urqupi tiyaq
maymantam qawamuwachkanki,
kuntur, kuntur
apallaway llaqtanchikman, wasinchikman
chay chiri urqupi, kutiytam munani,
kuntur, kuntur.

Qusqu llaqtapim plazachallanpim
suyaykamullaway,
Machu Piqchupi Wayna Piqchupi
purikunanchikpaq.

 

오 위대한 안데스의 콘도르여
날 고향 안데스로 데려가 주오
콘도르여 콘도르여
돌아가서 내 사랑하는 잉카 형제들과
사는 것이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오
콘도르여 콘도르여

쿠스코의 광장에서 날 기다려 주오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에서
우리가 한가로이 거닐 수 있게

 

케추아어로 된 가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사이먼 & 가펑클의 노래와는 분위기가 영 다릅니다. 폴 사이먼은 페루 출신의 밴드 로스 잉카스가 연주하는 곡을 처음 들었고, 이 밴드와 친해진 후 허가를 받아 편곡하고 가사를 붙여서 자신들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 앨범에 수록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사도 원래 이 노래가 표현했던 것과 다르게 서정적인 노래가 되었습니다.

 

로스 잉카스의 멤버가 이 곡을 페루 전통 노래라고 알려줘서 사이먼은 저작권이 없는 줄 알고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작곡가인 로블레스의 아들이 소송을 걸었고, 사이먼은 로블레스를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엘 콘도르 파사는 페루 사람들에게 제2의 국가 같은 노래라는데, 우리의 아리랑 같은 노래라고 생각하면 되려나요? 페루에서는 2004년 이 노래를 국가 문화 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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