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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이 없는 이슬람 사원, 파키스탄의 파이잘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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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원이라고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양파처럼 둥근 돔 지붕과 뾰족한 탑 미나렛입니다. 

 

미나렛은 사원 외곽에 설치하는 첨탑으로 예배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옛날에는 사원 하나에 미나렛 하나였지만 지금은 여러 개를 세우는데 대개는 4개입니다. 터키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술탄 아흐메드 모스크)처럼 6개를 세운 경우도 있군요.

 

돔 양식은 꼭 이슬람 사원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기독교 건축물에도 돔이 있지만 돔을 올린 사원이라고 하면 이슬람 사원을 먼저 떠올리게 되네요. 또 사원(모스크)이 아닌 궁전이나 묘지 같은 건축물 역시 돔 지붕을 얹은 걸 보면 "이슬람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이슬람에 돔 건축물이 워낙 많아서 그런 건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스의 향비묘, 사차왕릉 기도실, 터키 이스탄블 블루모스크, 쿠차박물관

 

아무튼 사원에도, 묘지에도, 궁전에도, 박물관 건물에서도 돔 지붕을 볼 수 있는 곳이 이슬람 사회인데, 세계에서 가장 큰 이슬람 사원인 파이잘(샤파이잘) 모스크에는 이 돔 지붕이 없습니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바마드에 있는 파이잘 모스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잘 국왕이 거금을 희사해서 세운 사원입니다. 샤파이잘 모스크 혹은 파이잘 모스크로 이름이 섞여서 쓰이는데, 샤는 고대 페르시아어로 왕이라는 뜻입니다. 원래 이란 계통의 군주를 칭하는 말이었지만 이슬람교 창시 이후 이슬람 문화권에서 널리 쓰이게 됩니다.

 

 

파이잘 모스크의 전체적인 모습은 텐트 모양입니다. 이슬람이 창시되고 널리 퍼졌던 지역이 유목 문화 지역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또 건축 비용을 댄 파이잘 국왕의 나라가 석유가 발견되기 전엔 사막 지대를 돌아다니던 유목민이었음을 생각하면 그럴 듯해 보입니다. 

 

모스크 꼭대기에는 초승달이 보입니다. 초승달도 이슬람 문화에서 많이 보이는 상징입니다. 

 

 

샤파이잘 모스크는 규모가 아주 큰데 한꺼번에 10만 명이 예배를 볼 수 있다고도 하고 어떤 글에는 30만 명이 예배를 본다고도 합니다. (10만과 30만은 차이가 너무 큰 거 아닌가?ㅜㅜ)

숫자와 상관없이 거대한 사원인 것은 분명합니다. 기도하기 전에는 꼭 손발을 씻고 사원에 들어가는데 파이잘 사원은 그 규모에 걸맞게 손씻는 공간도 퍽 넓습니다.

 

 

경건한 종교 시설이지만 아이들은 아이들. 비탈진 사원 벽이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터가 됩니다^^

 

 

사원 한쪽에 안내문이 보입니다. 옷차림에 조심하라는 내용.

 

 

왜 여성들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슬람 사원에서 복장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남녀노소 불문입니다. 여행 중 이슬람 사원을 방문했을 때 남성이라도 반바지를 입었을 경우 입구에서 큰 천을 주고 두르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파키스탄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같은 나라들에 비하면 훨씬 세속화되었달까 개방적(?)이랄까 그렇습니다. 파이잘 사원에 갔을 때 보기 드문 외국인이라 그런지 함께 사진 찍자는 사람이 많았는데 개중에는 아가씨들도 많았어요. 우리 일행은 남성과 여성이 섞인 구성. 히잡을 두르기는 했지만 먼저 말도 걸어오고 같이 사진을 찍으며 친근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시골 마을에 갔을 때는 동네 청년과 아가씨가 스스럼 없이 말을 주고받는 것도 봤습니다. 물론 온몸을 검은 천으로 꽁꽁 두른 여인들도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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