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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사원 3층 성소에 올라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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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는 크메르 제국의 유적지들을 대표하는 곳입니다.

흔히들 여행 목적지를 말할 때 방콕에 간다 혹은 히말라야 트레킹을 간다 하는 식으로 말하지만

캄보디아의 씨엠립에 갈 때는 많고 많은 유적지들 중에서도 

앙코르와트에 간다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 대표성을 알 수 있지요.

 

사원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씨엠립에 가면 앙코르와트는 필히 가더군요. 

앙코르톰과 따 프롬도 주로 포함되고요. 

아니, 사실은 앙코르와트를 보려고 씨엠립에 가는 거겠죠.

저 역시 그렇고요.

 

유적지 보는 게 여행의 목적이었으니 앙코르와트야 당연히 볼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첫날과 마지막날 2번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제대로 못 본 것 같아 또 가야 할 것만 같습니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 와트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앙코르는 왕도를 뜻하고 와트는 사원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앙코르는 우리 식으로 하면 '서울' 같은 말인 셈입니다.

와트(왓)는 태국말인데 15세기에 태국이 이 지역을 점령했을 때 앙코르에 와트를 붙여서 앙코르와트로 불리는 거라 합니다. 

 

앙코르와트는 수리야바르만 2세(1113~1150) 때 건축이 시작되었는데 

매일 2만 5,000명을 동원해 37년이 걸렸다고 하네요.

 

여행 첫날 앙코르와트를 찾았는데

앞선 일정들이 생각보다 늘어지는 바람에 많이 늦은 시각에 가게 되었습니다. 

 

저물녁이라 석양빛 때문에 앙코르와트가 붉은 기운을 띠고 있습니다. 

원래는 해자를 건널 때 중앙의 참배로로 건너가는데 그 길이 공사중이라 옆에 따로 설치해 놓은 부교 같은 시설을 이용해 건너가게 돼있습니다. 

 

 

전면 출입구 지나 사원을 향해 가는 길

탑이 모두 5개이지만 앞에서는 그 탑들이 한꺼번에 보이지 않습니다.

 

 

가이드가 서둘러 가면 3층에서 일몰을 볼 수 있을 거라 했는데,

1층과 2층 모두 생략하고 일단 3층으로 향했는데,

아, 그랬는데

3층 올라가는 계단을 딱 막아놓았더군요.

유적지 관리인 몇 명이 지키고 앉아 있고요.

 

 

유적지를 다니다보면 이런 유니폼 입은 분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지만 아쉬운 마음에 2층에서 서성거리다 내려왔네요. 

3층으로 올라가는 중앙계단 쪽에서 보면 탑 위로 달이 뜨는 것이 보입니다.

 

 

1층에서는 나오는 길에 북쪽 회랑의 부조를 잠시 구경했습니다.

앙코르와트 사원 1층에는 사면을 빙 둘러 부조가 있는데

전면 북쪽에 있는 부조는 랑카의 전투 장면을 새긴 것입니다.

 

 

시간 다 됐으니 어서 나가라고 재촉하는 관리인 때문에 호다닥 보면서 나왔네요.

 

앙코르와트에서는 무엇보다 3층을 올라가봐야 한다는데 그곳을 못 가다니 아쉽고

아니, 3층 성소가 문제가 아니라 1층과 2층도 제대로 못 봤으니 어찌됐든 한 번 더 가야할 일입니다.

 

그리하여 여행 마지막날 다시 앙코르와트로 향했습니다. 

 

해자 너머로 사원 외벽에 내놓은 문들이 보이고 그 너머로 사원 3층의 탑들이 보입니다. 

 

 

앙코르와트 사원은 가로 1.3km에 세로 1.5km 규모입니다.

사방으로 해자를 파놓았는데 예전에는 이곳에 악어가 살았다고 합니다. 

 

해자의 폭이 250미터라고 하는데, 얼핏 보기에도 정말 큰 규모입니다. 

첫날 앙코르와트인지 모르고 옆쪽으로 지나올 때는 제법 큰 호수가 있다고 생각했다지요^.^ 

 

정면 외벽에는 출입문 5개가 있는데 중앙에 높이 솟은 것이 왕의 문입니다.

그 양쪽에 신하의 문이 있고, 양쪽 가장자리에 있는 것은 코끼리의 문입니다. 

이 문으로는 코끼리나 마차가 드나들었다고 하네요. 

 

 

앙코르와트는 서쪽으로 정문이 나있습니다. 

 

다른 건축물들은 정문이 동쪽에 있는데, 동쪽이 생명을 뜻하는 방향이라서 그렇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쪽을 정면으로 삼는데 문화에 따라 방향을 잡는 기준도 다르군요.

 

서쪽은 죽음을 의미하는 방향입니다.

 

크메르족은 왕이 죽으면 그가 믿는 신과 합일한다는 신앙을 가졌고

이에 따라 왕들은 자신이 합일하게 될 신의 사원을 건립하는 풍습이 있었다 합니다.

 

앙코르와트는 바라문교의 주신 중 하나인 비슈누와 합일하기 위해 건립되었다네요.

 

 

1층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야겠지만 첫날 못 올라간 3층부터 먼저 가보기로 합니다. 

 

3층 성소에는 한번에 100명까지만 올려보낸다고 합니다.

이 인원이 넘으면 기다렸다가 올라갔던 사람이 내려온 수만큼 올려보냅니다. 

 

3층은 앙코르와트 사원의 핵심 공간입니다.

3층 성소는 신을 만나는 신성한 공간입니다.

옛날에는 왕과 승려만이 올라가 신을 만날 수 있었다지요.

하지만 지금은 누구든 오를 수 있고

신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망을 보기 위해 오릅니다. 

 

누구는 앙코르와트까지 가서 3층에서 전경을 보지 않으면 앙꼬 빠진 찐빵이라나 어쨌다나

그럴 거면 앙코르와트를 간 보람이 없다나 어쨌다나 그러는데

저, 저기요, 앙코르와트는 사원이지 전망대가 아닌뎁쇼ㅎㅎㅎㅎ

 

신을 뵈러 가는 길이라 그런지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무척 가파릅니다.

네 발로 기어야 간신히 오를 수 있고 

그마저도 행여 굴러떨어질까봐 겁이 잔뜩 나는 각도입니다.

지금은 유적지 보호를 위해 그리고 관람객들 안전을 위해 계단을 설치해 놓았지만

경사가 만만치 않으니 이 계단 역시 후덜덜합니다.

 

혹시 붐빌까봐 서둘러 갔는데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3층에는 중앙탑과 사방에 하나씩 모두 5개의 탑이 있습니다. 

중앙탑은 힌두교에서 세상의 중심이라 하는 메루산을 상징합니다.

불교에서는 수미산이라 합니다. 

사방에 있는 탑들은 메루산을 둘러싼 봉우리들을 뜻하고요.

 

 

중앙탑을 중심으로 회랑들이 있는데

지붕 모습이며 기둥이며 벽면 등에 새겨놓은 부조들이 장난이 아닙니다.

 

 

웅장한 규모는 규모대로 놀랍고

그 위에 새겨놓은 조각들의 섬세함에 또 놀라게 됩니다.

그저 입을 벌리고 바라볼 수밖에요.

 

 

회랑 위쪽의 모습은 기와지붕을 연상시킵니다. 

기왓골과 막새를 조각해 놓은 듯하군요.

 

 

기둥의 압살라들, 아니 데바타인가요?

 

 

연꽃 문양들도 간혹 눈에 뜨입니다.

힌두교 사원에도 연꽃 문양을 넣던가? 불교사원으로 변한 이후 조각한 걸까?

짧은 지식에 고개만 갸웃댈 뿐......

 

 

구석구석 세밀한 조각들이 이어집니다.

 

 

3층 서쪽에서 참배로 쪽을 바라보면 멀리까지 조망이 펼쳐집니다. 

 

 

사원 마당(?)에는 도서관이라 불리는 건물뿐인데

처음부터 이렇게 빈 공간이었을까? 원래는 다른 건물들이 있었을까?

 

앙코르와트가 밀림 속에서 방치된 채 발견되었다지만

본디 건물들이 있었다면 흔적이 남아 있었을 테고,

그렇다면 복원을 하든 무너진 돌이라도 쌓아 놓았을 텐데 말이지요.

아니면 목조 건물들이라 사라져버린 것인지.....

 

3층을 천천히 둘러본 후 2층으로 내려옵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서면 서쪽의 중앙계단과 그 앞에 도서관이 보입니다.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사방에 빙 둘러 나있는데

관람객들이 오르는 곳은 매번 바뀌는 모양입니다.

이번에 올라간 곳은 동쪽 계단이었는데

예전에 왔을 때는 다른 쪽 계단으로 올라갔었다 하네요. 

 

 

2층의 도서관 건물은 영화 화양연화에 등장했던 장소입니다.

영화 말미에 양조위가 벽면 구멍에 대고 비밀을 속삭이던 곳. 

그런 양조위를 바라보던 동자승의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앙코르와트뿐만 아니라 유적지들을 다니다 보면 도서관이라 불리는 건물들이 있는데

책을 보관하는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사원에서 의식에 필요한 도구들을 보관했던 곳이라 합니다. 

 

2층 회랑 벽면에 압사라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복원된 부분의 색깔 차이가 극명합니다.

압사라는 천상의 무희 혹은 춤추는 여신을 뜻합니다.

 

 

2층은 사방이 회랑으로 둘러져 있습니다.

회랑은 안쪽으로만 창이 나있고 바깥을 향한 쪽은 벽으로 막혀 있습니다.

해의 위치에 따라 어떤 곳은 밝고 어떤 곳은 어둡겠군요.

 

회랑 안에 불상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죄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들ㅠㅠ

이렇게 하면 앙코르 제국의 기운을 꺾을 수 있다고 해서 

적대국에서 신상과 불상의 머리를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1층은 사면이 회랑으로 되어 있고 부조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회랑을 따라 한 바퀴 돌며 부조를 보는데

동쪽 회랑 바깥에는 벽돌처럼 돌을 깎아서 쌓은 탑도 보입니다. 

사원 위에 웅장하게 서있던, 탑이라기보다는 건물 같았던 탑들과 달리

여느 승려의 사리탑을 연상시키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1층 회랑의 부조들,

규모가 만만치 않고 내용도 꽤 꼼꼼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꼼꼼히 보려면 1층 부조만 봐도 하루종일 걸릴 것 같아요.

 

이 부조에 대한 것은 따로 포스팅하는 걸로......

 

 

[ 앙코르와트 방문 전 확인하기 ]

3층 성소는 부처님의 날 혹은 3층 청소하는 날이라고 해서 한 달에 네댓 번 출입이 통제됩니다.

캄보디아 달력에 부처님이 그려진 날이 문을 닫는 날이라고 하네요. 

가이드가 있다면 알아서 날짜를 조정해 줄 것이고

가이드 없이 다닌다면 숙소에 미리 물어보면 될 듯합니다.

 

[ 앙코르와트 입장시간 ]

앙코르 유적지 관람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저녁 5시30분까지

 

[ 앙코르와트 입장료 ]

1일권 37달러, 3일권 62달러, 7일권 72달러

 

입장시간은 모든 유적지 공통이고, 앙코르 패스 입장권으로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유적지들을 모두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앙코르와트 입장료와 관람시간, 관람 범위에 대해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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