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고
한라산이 이 오름들을 거느린 듯한 자세로 섬 가운데 솟아있습니다.
이런 모습에다가
한라산이 남한에서 가장 높다는 의미까지 있다 보니
한라산을 제주도의 중심으로, 오름들 중 큰 형님 쯤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오름은 산방산이라고 합니다.
산방산을 남서쪽에서 멀리 떨어져서 보니 모자 같은 모습이지만
서쪽에서 가까이 보니 전혀 다른 생김입니다.
동쪽의 군산(군메)에서 바라본 모습은 색다른 느낌입니다.
이런 생김새 때문에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져서 산방산이 만들어졌고
그 자리가 움푹 패인 것이 백록담이라는 전설까지 있지만
실제로는 산방산이 한라산보다 훨씬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산방산 생김새와 전설에 대한 이전 포스팅
백록담은 생긴 지 2만 년 쯤 되고
산방산은 70만 년 정도 됐다니까
형님 정도가 아니라 까마득한 조상님 수준입니다^^
산방산 나이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제주도 생성 과정을 먼저 봐야 합니다.
제주도가 화산섬이기는 하지만 어느 날 화산이 펑 터지면서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
제주도는180년 전부터 시작해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었습니다.
180만 년 전 지금 제주도가 있던 자리는 그냥 바다였는데
바닷속에서 화산이 터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더니 화산재가 쌓이고 쌓여 섬이 생겨났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만들어진 땅이 서귀포에서 산방산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이후 여러 차례의 화산 분출을 통해 완만한 모양의 섬과 한라산이 만들어졌고
시기마다 성질이 다른 용암이 분출되었기 때문에 바위들이 조금씩 다릅니다.
제주도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바위는 새까만 현무암이지만
산방산은 조면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밝은색을 띱니다.
그리고 남쪽과 서쪽 사면에는 폭 2미터에 높이 100미터에 달하는 주상절리가 보입니다.
이 표면을 잘 보면 구멍이 뚫린 듯 부서진 듯 벌집처럼 풍화된 흔적이 보이는데
이런 것을 지리용어로는 타포니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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