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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선녀들이 내려와 노닐다 갔다는 천제연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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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명소로 꼽히는 곳 중에는 폭포도 세 곳 있습니다.

천제연폭포, 천지연폭포, 정방폭포가 그곳인데 

이 중 천지연과 정방은 서귀포시에 있고 천제연은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습니다.

 

천제연은 ‘하느님의 못’이라는 뜻입니다. 

옥황상제를 모시는 일곱 선녀가 영롱한 자줏빛 구름다리를 타고 옥피리를 불며 내려와 미역 감으며 노닐던 곳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라고 합니다. 

옛 문헌에는 천제연이라는 이름과 함께 족은천지소, 소천지, 천지연 등으로 기록된 경우도 있습니다.

 

천제연폭포는 상폭과 하폭 2단으로 되어 있는데 두 폭포의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3폭포라고 해서 하폭 아래에 작은 폭포가 하나 더 있지만 예로부터 천제연폭포라며 거론되던 곳은 상폭과 하폭 두 곳입니다.

 

천제연폭포 가는 입구는 중문관광단지의 여미지식물원 옆에도 있고, 북측의 중문 시내를 지나는 길쪽에도 있습니다. 

여미지식물원 쪽은 주차 공간이 애매하므로 승용차로 오실 때는 북측의 넓은 주차장 있는 쪽으로 오시는 게 좋습니다. 

여미지 쪽으로 들어가면 하폭 아래쪽에서 시작하고, 주차장 쪽에서 들어가면 상폭부터 보게 됩니다.

 

그런데 폭포를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여미지 쪽에서 시작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먼저 선임교를 지나 하폭, 상폭 순서로 보게 되는데, 선임교에서 천제연의 전체적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거든요.

울창한 숲 사이로 폭포가 흘러내립니다. 

이 사진은 9월 하순에 찍은 것인데, 물론 여름의 기운이 남아 있기도 하겠지만 이 일대는 난대림이 우거진 곳이라 늘 푸른 모습입니다. 

천제연폭포 주변의 난대림 지대는 천연기념물 37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선임교는 천제연폭포 물줄기도이기도 한 베릿내(중문천) 위에 걸쳐놓은 무지개다리입니다. 

다리에는 천제연 이름의 유래가 된 일곱 선녀를 장식해 놓았고, 선임교仙臨橋라는 이름 또한 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미지 쪽 매표소를 지나면 천제루라는 누각이 보입니다. 일종의 전망대로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이곳에 올라가면 중문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천제루 아래에는 선녀들이 목욕하는 장면을 부조로 새겨 놓은 조형물이 있습니다. 

목욕하는 장면이긴 하지만 물론 하나도 야하지는 않습니다. 

전체 관람가 등급이니까요^^

 

 

 

이곳을 지나 선임교를 건너면 폭포로 가는 길 안내가 나옵니다. 

폭포는 탐방로에서 계단을 내려가 보고 나서 다시 올라오는 식입니다.


아래쪽에서부터 왔으니 하폭부터 구경합니다. 

이 폭포만 봐서는 주변의 난대림 말고는 여느 폭포와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만.....

 

 

 

상폭은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각진 기둥들이 빼곡이 들어차있고 그 위로 폭포수가 흘러내립니다. 

용암이 급격히 식을 때 기둥모양으로 갈라지는 주상절리를 제대로 보여 주는 모습입니다.

이 폭포가 떨어지는 절벽 동쪽에는 동굴이 있어서 백중날 '‘물맞이를 하는 사람들로 붐비곤 했다는데 지금은 물론 이런 물맞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벼랑을 타고 내리는 폭포수는 꽤나 인상적인 풍경입니다. 옛사람들 눈에도 마찬가지였겠지요.

 

백호 임제는 <남명소승>에 "천제연을 굽어보면 물이 아주 맑고 크기는 천지와 같으며 삼면에 바윗돌이 삐죽삐죽 서있고 모두 8면을 이루고 있다. 골짜기는 그윽하고 바다와의 거리는 5리쯤 된다."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여기서 천지란 천지연을 말하는 것일 테고, 8면을 이룬 삐죽삐죽한 바윗돌은 주상절리를 말하는 듯합니다.

 

1709년 제작된 <탐라지도병서>에는 "대정현 색달촌 밑에 있는데 평지와 함몰진 언덕으로 스스로 깊숙한 골짜기를 만들고 있다. 돌기둥이 우뚝 서서 층벽이 어지럽고 맑은 물이 돌머리로 뿜어 급히 부딪치고 다시 폭포가 되니 그 밑의 황홀함은 마치 은하와 같다. 언덕을 낀 나무는 두충 동백 적율 영산홍 등인데 푸르고 푸르러 서로 비쳐 그림과 다름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 글에도 역시 주상절리가 언급되어 있네요.

 

옛사람들은 천제연 폭포 위에서 활쏘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천지연에서도 활쏘기를 했다는데, 폭포에서의 활쏘기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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