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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구례 당동마을, 남악사지, 대전리 석불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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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지도에서 발견한 구례 대전리 석불입상을 찾아갑니다.

유명한 국보나 보물 같은 문화재가 아닌 경우에는 뭐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라도 찾아갈 수가 없다 보니,

지도를 보다 우연히 발견하거나 길을 가다 표지판을 보면 가보게 됩니다.

 

구례 대전리 석불입상은 지리산 둘레길 방광-산동 구간에 있습니다.

 

석불입상을 찾아가던 중 근처에 남악사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어 함께 찾아가 보았습니다.

 

남악사지와 대전리 석불입상 모두 지리산 둘레길에 걸쳐 있지만

이번에는 지리산 둘레길에서 살짝 비껴나 있는 당동마을을 기점으로 삼아 봅니다.

당동마을은 남악사와 관련된 곳이니 겸사겸사 둘러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당동마을 입구에 대전리 석불입상 1.5km 표지판이 보입니다.

 

 

당동마을 표지석 옆에 마을의 유래를 알려 주는 비석이 있습니다.

 

 

당동마을은 고려 중기부터 마을을 이룬 것으로 보이는데 근처에 미륵탑이 있어서 탑동이라 불렀다 합니다.

조선시대 초에는 100호가 넘을 정도로 큰 마을이었는데,

지리산 남악사를 마을 북쪽에 건립하면서 곤란한 지경이 됩니다.

봄가을로 제사를 모시느라 남원부사를 비롯해 관리들이 수시로 왕래하였고

높은 분들 모시느라 힘들었던 사람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갔다고 합니다.

1499년 남원부 소의방 탑동이라 하다가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될 때 온당리 당동이 되었습니다.

 

 

남악사南岳祠는 조선 세조 때 세운 사당입니다.

남악은 지리산을 일컫는 명칭 중 하나로 삼국시대부터 나라의 평화와 질서, 풍년을 기원하며 지리산신에게 제를 올렸더랬습니다.

 

처음에는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제사를 지내다가

고려 때에 노고단으로 옮겼고

조선 세조 2년(1456)에 이곳 당동으로 옮겨왔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해마다 봄과 가을, 설날에 왕명으로 제사를 올렸으며, 재난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로 제를 올리기도" 했답니다. 

사당은 원래 3칸짜리였다가 영조 13년(1737) 여러 건물을 추가로 마련했는데

1908년 폐사되었습니다.

 

나라가 망하니 국태민안을 기원하던 사당도 없어지는군요.

 

 

 

 

 

당동마을 안으로 들어섭니다.

마을회관 앞 정자 이름이 남악정南岳亭이네요.

남악사南岳祠에서 따온 이름인 듯합니다.

 

 

당동마을을 벗어나며 구례 예술인 마을과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50m 남짓 가면 남악사지이고

오른쪽으로 450m 가면 대전리 석불입상입니다.

 

 

먼저 남악사지를 가봅니다.

예술인 마을 안내도가 있는 사거리에서 직진하면 왼쪽으로 바로 남악사지 안내문이 있습니다.

 

 

남악사지 안내문을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합니다.

 

 

안내문이 도로에 있는 게 아니라 몇 걸음 올라간 높이에 세워져 있길래 올라가보니

그 너머에 터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터에 풀만 무성합니다.

 

 

마을안내비에 적힌 내용에 의하면

해방 직후 유씨란 사람이(유씨 성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듯) 남악사 터에 몰래 묘를 쓰자 크게 가뭄이 들었습니다.

그 사실 안 마을 사람들이 괭이, 호미를 들고가 묘를 파냈고

그러자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큰 비가 내렸다나요.

지금도 그 터는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리산 남악사는 1969년 화엄사 자장암 옆에 재건되었습니다.

십여 년 전 화엄사에서 남악사를 봤을 때

아, 남악사가 여기 있구나! 했더랬습니다. 

지리산 남악사라는데 지리산 화엄사에 있으니 너무 당연히, 본디 그 자리에 있었으려니....^^

 

화엄사에 있는 지리산 남악사

 

남악제는 4월 하순 곡우 무렵에 구례군민의 날 행사와 곁들여 문화예술 축제로 열리고 있습니다.

남악제는 지리산 약수제라고도 합니다.

 

 

 

 

 

길을 되돌아 구례 대전리 석불입상을 보러 갑니다.

지리산 둘레길 표시만 따라가면 됩니다.

 

몇몇 주택들을 지나며 길을 가다가 왼쪽으로 시멘트 포장된 비탈을 올라갑니다.

조경수를 재배하는 곳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작은 저수지(상대전제)가 있습니다.

 

 

나무들이 촘촘히 심어진 곳과 대나무 사이로 길이 나있습니다.

 

 

나무가 가득 심어진 곳은 묘목밭입니다.

묘목치고는 좀 큰가요?

구례에는 이렇게 나무를 재배하는 곳이 다른 지역보다 많아 보입니다.

 

나무들 사이로 보호각이 보입니다.

 

 

불상이든 비석이든 유명한 곳이 아니면 시설만 해놓고 방치된 곳이 많은데

이곳은 지리산 둘레길에 있어서 그런 건지 어쩐 건지 관리가 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면에서 본 구례 대전리 석불입상 보호각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이 서계십니다.

구례 대전리 석불입상은 조성 방식으로 보아 고려 초의 작품으로 보인다 합니다.

 

 

많이 닳아서 눈, 코, 입 구분이 잘 안 됩니다.

그런데 발 부분이 시멘트 바닥에 묻혀 있습니다.

훼손되어 그런 걸까요?

 

나름 옷주름까지 표현했지만 솜씨가 섬세하진 않습니다.

투박하게 조각된 모습입니다.

 

 

안내문에는 대좌에 타원형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다는데,

대좌는 어디 있나요?

 

석불입상의 대좌만 어디로 갔을 리는 없고

혹시, 설마,

보호각 만들 때 바닥에 시멘트 치면서 대좌 부분까지 발라버린 건가?

서~얼~마 그런 짓을?@@

 

이리저리 봐도 대좌는 볼 수 없습니다.

 

 

아미타불 옆에는 공양상이 있습니다.

머리 부분이 깨졌네요ㅠ.ㅠ

 

아니, 그런데, 자세는 분명 공양상인데 방향이 어째?

아미타불을 외면한 듯한 자세입니다.

뭔가 삐지셨나?^^

 

 

보호각 주변에 낮은 돌담을 둘러 놓았는데 그 모퉁이에 돌기둥 같은 게 놓여 있습니다.

뭘까요?

 

 

생김새로 봐서는 묘지 앞에 세우는 망주석 같은데요....

바로 옆에 묘지가 있던데 그것과 관련있는 건가?

 

다시 당동마을로 돌아오는데 암만 생각해도 1.5km치고는 너무 가깝습니다.

나중에 지도에서 확인해 보니 700m 정도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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