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주천을 지나는 길에 다시 찾아간 용담사.
최근에 다녀왔다 생각했는데, 사진을 찾아보니 벌써 3년 전!
뭔 세월이 이리 빨리 가는겨?
그래도 한번 다녀온 곳이라고 이번에는 네비 없이도 잘 찾아갑니다^^
큰길(주천에서 남원 가는 길)에서 절까지는 길이 좀 좁지만
절 앞에 제법 넓은 공터가 있어 주차는 넉넉히 할 수 있습니다.
담장 너머로 석탑이 불쑥 솟아 있습니다.
용담사 칠층석탑 뒤로 석등이 있고, 그 뒤 2층으로 올린 미륵전이 보입니다.
용담사지 석조여래입상은 이 미륵전 안에 있습니다.
용담사 칠층석탑의 첫인상은 길쭉하다,입니다.
기단은 돌 하나만 받쳐놓은 무척 단순한 형태입니다.
이 석탑, 뭔가 불안정하고 위태로워 보입니다.
단지 층수가 높아서만은 아닌 듯합니다.
전체적으로 홀쭉한 몸매인데 옥개석이 탑신석에 비해 심하게 두껍네요.
용담사 칠층석탑은 고려 시대 탑으로 추정된다는데
고려 중에서도 말기의 작품 아닌가 싶네요.
용담사 석등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입니다.
통일신라 석등이 대체로 이런 형태라는데, 용담사 석등은 그 양식을 계승한 고려시대 석등으로 봅니다.
높이가 2.84m이니 제법 규모가 있는 석등입니다.
석등 뒤 미륵전 안에 석조여래입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전체적인 형태를 보아 분명 불상인데, 세월이 깎아낸 건지 어쩐 건지 세부 모습은 알 수 없습니다.
양손을 앞쪽에서 포갠 모습이려나?
두발로 굳건히 서계신다는 느낌은 드네요.
용담사지 석조여래입상은 높이가 6m에 이르는 거대 불상입니다.
고려 시대 불상 중에는 이렇게 거대하게 만든 불상이 꽤 있습니다.
흔히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논산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도 그렇고,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도 그렇지요.
용담사지 석조여래입상도 그런 거대 불상 조성붐을 타고 만들어졌나 봅니다.
미륵전 뒤쪽에 벽화로 삼존불을 그려 놓았습니다.
아마도 이 그림의 가운데 부처님 같은 모습이었을 것 같네요.
칠층석탑과 석등을 앞에 둔 모습을 보면 미륵전이 대웅전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미륵전 왼쪽으로 대웅전이 따로 있습니다.
대웅전 원래 위치가 이랬으려나?
대웅전 건물은 새로 지은 듯한데, 기단의 돌들은 나름 세월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여래 한 분만 모셨습니다.
용담사는 백제 성왕 때 창건되었다는 말도 있지만,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이곳 계곡에 이무기가 살면서 온갖 행패를 부리자 도선국사가 이를 막기 위해 절을 창건하고 용담사라 이름을 지었다는 겁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볼 때에 통일신라 후기에 창건된 사찰로 보인다 합니다.
정유재란 때 절이 없어지고 석불입상, 칠층석탑, 석등만 남아 전해지다가
지금은 그 자리에 새로 지은 절이 들어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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