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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하동읍성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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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옛 읍치를 찾아갑니다.

18세기까지는 하동 고을의 중심지가 지금의 하동군 소재지에서 남동쪽,

보다 남해 바다에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지금의 하동군 고전면 고하리에 있었네요.

 

하동 지역은 삼한시대 변한 12국 중 낙노국樂奴國에 속했다가 훗날 가야에 속하게 됩니다. 

가야가 망한 뒤에는 백제의 세력권에 포함돼 다사성多沙城이라 했다가,

통일신라에서는 한다사군韓多沙郡이라 했습니다. 

한다사라는 명칭은 지금도 하동에서 종종 보입니다. 

 

한다사군의 읍치가 고하에 설치된 뒤 이것이 고려, 조선까지 이어집니다. 

 

고하리 주성마을회관 앞에 하동읍성 표지석이 큼지막하게 서있습니다.

2004년 5월 31일에 사적 453호로 지정되었다는 표시네요.

 

 

주성마을회관을 끼고 좌회전(혹은 우회전)해서 400m 정도 가면 하동읍성이 보입니다.

길이 살짝 오르막인데, 읍성으로는 드물게 산성으로 쌓았습니다.

하동읍성이 자리잡은 곳은 해발 149m 양경산입니다. 

 

읍성 바로 앞에 민가가 있고, 그 뒤로 제법 큰 나무 두 그루가 눈에 띄네요.

읍성 앞에 주차칸이 3개 그려진 작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읍성 안에서 본 나무

 

 

나무 아래쪽에서 사람 소리가 나길래 봤더니 몇 분이 성벽을 쌓고 계십니다.

하동읍성 정리 작업을 계속 하는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성벽 자리에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나 봅니다. 

 

 

정비가 끝난 성벽이 말끔합니다. 

능선을 따라 성벽을 쌓았습니다. 

산기슭에서부터 능선을 따라 정상부까지 계곡을 감싸안으며 쌓는 포곡식 산성입니다.

 

 

기록을 보면 문 3곳에 옹성이 있고, 적대가 11개, 여장이 588개에 높이는 3척이었다는데

지금은 남문쪽 성체와 옹성 한 곳만 복원되어 있습니다. 

 

읍성 안쪽에는 특별히 남아 있는 구조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동읍성은 조선 초기인 태종 17년(1417)에 축성되었다가 임진왜란 때 파괴되었습니다.  

 

 

 

읍성 안쪽으로 집이 보입니다.

하동읍성이 발굴되고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들어온 집이겠지요. 

 

 

성벽이 보이는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남문 터이겠지요?

예전에는 문루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성문 앞에 옹성을 둘러 놓았습니다. 

 

 

성안에서 남문 쪽으로 수로인 듯한 시설이 이어집니다.

탐방로를 돌면서는 못 보았는데 성 안 어딘가에 계곡이 있는 모양?

 

 

그 물길이 성벽 아래를 통해 밖으로 이어집니다. 

 

 

하동 금오산이 마주 보입니다.

금오산이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 맞는 모양입니다.

하동이나 남해 웬만한 곳에서는 늘 금오산이 보이네요.

 

 

남문에서 내려와 성벽 옆에 만들어 놓은 데크를 따라 올라갑니다.

살짝 경사가 있지만 금방 올라가니 힘들지는 않습니다.

땡볕이라는 게 문제였지만.....성곽 답사는 햇볕을 그대로 받는 게 문제여ㅠ.ㅠ

 

 

데크를 올라가서 보니 산 안쪽 우묵한 곳에 자리잡은 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포곡식 산성이라는 게 실감납니다. 

 

 

성벽은 남문 근처 일부에만 복원되어 있고, 이후에는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탐방로를 언제 조성했는지 모르겠지만(아마도 문화재 지정 이후겠지요)

계단이 삭아서 부서진 것이 곳곳에 보입니다.

 

 

그냥 산길에 난 산책로를 걷는 것이지

특별히 읍성 유적지라고 느낄 만한 점은 없는 길이 이어집니다. 

근처에 인구가 많다면 굳이 유적지 답사가 아니더라도 산책로라도 이용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읍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 탐방로를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싶습니다.

 

 

자연 지형을 따라 낸 길이라 오르락내리락이 살짝 있는데,

계단을 따라 제법 길게 이어진 길을 내려온 뒤 뒤돌아보니, 어우 꽤 까마득해 보이네요. 

 

 

별생각없이 왼쪽부터 돌기 시작했는데, 

오른쪽부터 돌기 시작했더라면 이 길을 헉헉대며 올라갈 뻔했습니다^^

 

내리막이 끝난 뒤 탐방로 옆쪽에 서있던 안내도

성벽 밖으로 해서 양경산 정상까지 길이 이어지는 모양입니다만, 풀이 우거져 있어서 길상태가 어쩌려나 모르겠습니다.

 

 

작은 감나무밭도 있고 풀도 우거져 있고 그런 길을 지나오니

처음에 성을 들어서며 봤던 주택이 나옵니다. 

 

 

집 앞에 텃밭이 만들어져 있고, 금오산이 마주 보입니다. 

읍치가 옮겨 가고 나서 비어 있던 성터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을 텐데

어느 날 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다시 보이는 남문과 성벽

 

 

입구에 있는 나무, 성문 밖에서부터 보이던 나무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네요.

 

 

하동읍성이 파괴된 것은 임진왜란 때인 1593년입니다.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 군대에게 성이 함락되어 관아와 객사, 향교 등이 불타버려 1661년에 횡포촌 내기동으로 관아를 이전하게 됩니다.

1667년에 다시 이 자리로 관아를 옮겨오기도 했지만,

숙종 때인 1703년 진답면 우동(비파리 우치동)으로 읍치를 옮겼습니다. 

 

그렇다면,

이때 옮겨온 읍성도 있을 터인데, 새 읍성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읍내 어딘가에 그 흔적이 묻혀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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