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사 백장암을 찾아갑니다.
백장암은 실상사 부속 암자이긴 한데 거리가 꽤 떨어져 있습니다.
별개의 사찰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거리네요.
큰길에서 구불구불 경사진 길을 올라가는데
오랜만에 갔더니 아스팔트로 말끔하게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길이 좁으니 천천히 조심해서 올라갑니다.
길옆으로 숲이 울창하고 소나무가 많아 올라가는 길 풍광은 좋습니다.
산중턱에 있는 암자지만 터는 제법 넓어 보입니다.
대웅전 앞에 삼층석탑과 석등이 있고,
희한하게 그 앞에 부도들이 놓여 있습니다.
부도를 이렇게 절 마당 한가운데, 탑 앞에 두기도 하나요?
원래 어디에 있던 것들일까요?
부도 뒤쪽에 비석 받침도 보입니다.
대웅전 앞쪽은 전망이 확 트여 있는데, 저 멀리 보이는 능선은 지리산!
백장암 삼층석탑에는 탑신 가득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기단에 팔부신중을 새기고 탑신 1층에 불상을 새긴 탑은 종종 보았는데
이 탑은 그런 형식에서도 벗어난,
자유롭게 장식한 석탑입니다.
하긴 뭐, 꼭 규칙에 맞추어야만 하는 건 아니죠.
백장암 석탑은 지대석 위에 기단도 없이 바로 탑신석 받침을 얹었습니다.
탑신석에는 사면을 빙 둘러 모든 층에 조각이 있습니다.
층마다 난간 모양이 조각돼 있는 것도 특이합니다.
1층에는 신장상과 보살상이 새겨져 있고
2층에는 천인상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3층에도 천인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상륜부가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3층 옥개석(지붕돌) 밑면에 삼존불상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1층과 2층에는 옥개석 밑면에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석탑 뒤쪽 석등에도 난간 모양이 조각되어 있네요.
연꽃 모양 위에 다시 꽃잎을 얹어 조각해 놓았습니다.
단순한 듯하면서도 나름 세심하게 장식을 해놓은 석등입니다.
백장암 삼층석탑과 석등은 조각 기법이 같아 같은 시기에,
통일신라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석등도 그렇고 석탑도 그렇고 재료가 궁금해집니다.
흔히 보던 화강암보다는 조직이 조금 더 치밀해 보이고 색도 잿빛이 돕니다.
뭘까나?
백장암 대웅전에 모신 부처님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모니 오른쪽에 지장보살이 계십니다.
지장보살은 생김새가 다른 불상들과 금세 구분이 됩니다만,
왼쪽의 보살님은.....어느 분인지 모르겠군요^^
산신각 옆에는 통나무를 파서 물을 끌어오는 시설을 해놓았습니다.
백장암 산신각은 단청 없이 나무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산신각 안의 산신도는 두 분을 모셔 놓았습니다.
두 분 자세가 닮은 듯 다른 듯한데
역시 산신령님에겐 지팡이와 흰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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