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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향기로운 차나무숲 순천 향림사의 동서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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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향림사 가는 길은 다른 절을 찾아갈 때와 좀 다르네요.

절에 갈 때는 으레 산속으로, 계곡길 따라 가곤 하는데,

향림사 가는 길은 순천 시내를 지나게 됩니다.

 

순천 경찰서를 지나며 좀 한산해지는 느낌이 들더니 제법 울창한 공원이 나오고 

이 공원 안쪽에 향림사가 있습니다.

 

 

시내에 절을 세우기도 하니 그런 경우인가 했는데

지도를 보니

아무래도 순천 시내가 커지면서 산기슭까지 개발된 경우인 듯합니다.

 

아마도 처음 향림사를 세울 때는 산속의 절이었을 테지요.

 

절과 공원 앞으로 하천이 있어서 맞은편 주택가와 경계가 되는데,

만일 이 하천이 없었다면 절 바로 앞까지 번잡해졌을지 모를 일입니다.

 

나무들이 울창한 향림사 앞 공원에는 운동하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절 앞에 큰 푸조나무 2그루가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다른 나무들도 만만치 않은 모습들인데

그 속에서도 특히 눈에 뜨이네요.

 

 

푸조나무 옆, 절 담장 앞으로 약수터가 있습니다. 

 

 

향림이라....

주변에 차나무가 많아서 향기로운 숲이라는 이름이 되었다는데

지금도 차나무가 남아 있는 건가요?

아니면 이름에만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건가요?

 

지금이야 녹차라면 보성이 워낙 유명하지만 이곳의 녹차단지는 일본 사람들이 개발한 것이고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순천에서 나는 차를 꽤 알아줬나 봅니다.

허균이 "작설차는 순천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이 변산"이라 했고

순천의 진상품 목록에 작설차가 있었다네요.

그러고 보니 조계산 선암사의 야생차가 유명합니다.

 

이제 향림사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향림사 일주문...은 아니고 정문(?)이군요.

문 뒤로 바로 대웅전이 보입니다.

 

 

문 옆에 비석이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대웅전중창공적비와 향림사사적비입니다.

 

대웅전중창공적비에 보니

대웅전이 불기 2538년(서기 1994년) 2월에 불타 버려서 2년 뒤 다시 지었다고 합니다. 

 

 

향림사를 처음 세운 것은 통일신라 경문왕 5년(865) 도선국사에 의해서이고, 조선 현종 10년(1669)에 중건했습니다. 

<승평지>에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부근의 지형이 새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기운이 너무 강해서

그 지세를 누르기 위해서 절을 지었다 합니다. 

<승평지>는 조선 광해군 때 순천부사를 지낸 이수광이 순천과 관련된 자료들을 정리한 책입니다. 

'승평'은 통일신라 시기와 고려 때 순천 지역을 부르던 이름이고요.

 

정문 기둥에는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금지라 붙어 있고

간이 테이블 위에 방문자 명단을 적는 종이와 손소독제가 놓여 있습니다.

시키는 대로 명단을 적고 손도 슥슥 소독하고 들어갑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향림사 대웅전

 

 

오른쪽으로 작은 정원(?)인 듯한 공간이 있고 돌탑도 보입니다.

 

 

대웅전 앞에서 본 정문 

 

 

대웅전의 왼쪽에 있는 건물에는 녹야원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한 건물의 공간을 나누어 쓰는 듯 산신단, 극락전이라는 작은 현판을 붙여 놓았습니다.

녹야원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은 후 처음 설법을 하신 곳입니다. 

 

 

녹야원 건물 옆에 있는 범종각

 

 

범종각 안에 있는 종은 현대에 와서 만든 종이네요.

1991년 제작 연도가 새겨져 있고 시주한 사람들 이름도 빼곡히 새겨 놓았습니다. 

 

 

향림사에 조선시대 종이 있다고 하던데, 나는 왜 못 보았는가?

아마도 무심코 지나친 듯합니다. 

 

향림사 동종은 문화재청 사진으로 보는 걸로....^^

아우 근데 이 동종은 용뉴가 좀 사납게 생겼네요. 

 

[ 문화재청 ]

 

범종각 옆 바위 아래 놓여 있던 동자승들.

본디 모자를 쓰고 있었는지, 누군가 나중에 떠서 씌워 주었는지 모르겠지만

비니가 썩 잘 어울리는 동자승들입니다^^

 

 

대웅전 앞에는 석탑 2기가 마주 서있습니다.

 

 

쌍둥이인 듯 똑닮은 모습입니다. 

 

 

기단은 한 층으로 되어 있고, 상륜부는 노반과 보주만 있는 단순한 형태입니다.

탑신이 뭔가 길쭉한 느낌이다 싶으면 고려시대 탑이던데,

향림사 삼층석탑 역시 아니나다를까 고려 시대 작품입니다.

 

 

그런데 탑 앞의 설명문에는 고려 후기라 되어 있고

문화재청 설명에는 고려 중기로 되어 있습니다. 

 

 

향림사 삼층석탑 중 동탑의 모습. 

2층 옥개석 일부가 깨져나간 것 같네요.

 

 

향림사 삼층석탑 중 서탑의 모습.

서탑 역시 옥개석이 좀 깨져 나갔습니다.

 

 

탑신과 옥개석 사이가 살짝 벌어진 것도 보입니다.

 

 

요사채로 보이는 건물 뒤로 아파트가 높이 솟아 있습니다.

울창한 숲 속의 절과 코앞의 아파트라니~~^^

 

 

요사채 앞에서 본 대웅전과 석탑

시선을 두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벌어지네요.

 

 

향림사는 시내에 있는 절이지만 주변 숲이 울창해서 숲속의 여느 절과 다르지 않고

한적하고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절이 퍽 깔금하고 정돈된 느낌입니다. 

 

정혜사를 갈 때도 느낀 건데,

송광사나 선암사 같은 큰 절 역시 마찬가지이고,

순천의 절들은 왠지 차분하고 순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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