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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함양 덕전리 마애여래입상 혹은 마천 마애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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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입에 붙어 있는 이름과 문화재 명칭이 영 달라서 헷갈리는 수가 있습니다.

함양 덕전리 마애여래입상도 그런 경우 중 하나.

 

오래 전부터 마천 마애불이라고 기억하고 있던 터라

나름 가진 지식을 발휘해 '그럼 문화재명은 마천 마애여래입상인가?' 했는데

보물 375호인 이 마애불의 명칭은 함양 덕전리 마애여래입상이군요.

 

마천에서 백무동 혹은 음정마을 쪽으로 가다 보면 있는 마애불인데

이 길을 제법 많이 지나다녔지만 정작 마애불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 길은 지리산 산행을 위해서만 왔다갔다 하다 보니ㅎㅎ

 

결국 따로 시간을 내서 마천 마애불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마천면 소재지에서 가흥교를 건너 지리산 쪽으로 가다 마천초등학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

400m 정도 가서 좌회전하면 길 끝에 작은 암자와 함께 마애불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지나고부터는 곳곳에 고담사 혹은 마애여래입상 표시를 잘 보이게 설치해 놓았습니다. 

 

마애불이 있던 곳에 본디 절이 있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고담사라는 암자가 들어서 있습니다.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만한 좁은 길을 따라 가면 해우소 건물이 먼저 나타납니다.

해우소 앞에 있던 지리산자락길 안내도

 

 

지리산 둘레길이 있는데 뭐하러 자락길이라는 걸 또 만들었지?

전국에 길이 너무 많아요ㅠㅠ

돈과 시간 들여 조성만 해놓고 아무도 찾지 않는 길도 많을 듯....

 

이곳에서 걸어올라가야 하나? 생각해 보지만 주차 공간이 애매합니다.

 

해우소 옆으로 경사가 좀 가파르긴 하지만 길이 있어서 올라가 보니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축대 위로 마애여래입상이 보입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암자도 그렇고 마애불 주변 축대나 길 등이 정비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아마도 빈터에 마애불만 있었겠지요.

 

 

문화재임을 알리는 작은 비석에 보물 제375호 함양 마천면 마애여래입상이라 새겨져 있습니다. 

문화재 이름 표기법이 중간에 바뀐 듯.

 

 

함양 덕전리 마애여래입상이라는 문화재이기 이전에 신앙의 대상인 불상!

마애불이 기대있는 언덕이 꽤 가파른 경사인데도 말끔히 풀을 벤 흔적이 보입니다. 

 

 

덕전리 마애여래입상은 전체 높이 6.4m에 불상 높이는 5.8m입니다.

부처님은 연꽃 위에 서 계시고 그 아래쪽은 불탑의 기단처럼 조각해 놓았습니다.

 

 

불상 아래쪽에 샘 같은 것이 있습니다.

바위 틈에서 물이 솟는 경우가 있는데 불상을 새긴 이 바위도 그런가 봅니다.

이 불상 앞에 바치는 물은 이 석간수를 뜨면 되겠네요^^

 

 

 

 

 

마애불상 앞에 불상의 부분 명칭을 설명해 놓았습니다.

부처님 머리 위쪽에 볼록 솟은 육계, 머리카락이 소라 모양으로 꼬인 나발 등등을 사진으로 설명해 줍니다. 

 

 

양어깨에 걸친 옷이 가슴 위쪽에서 한번 꼬여 스카프 같기도 하고 망토 같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인도에서 시작되어 중국을 거쳐 통일신라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네요. 

그나저나 이 마애불 오른팔 쪽에 금이 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부처님 손이 참 작습니다.

그에 비해 다리는 매우매우 롱다리~~

사진을 올려 찍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야!!

 

몸 주변을 빙 둘러 광배를 표시했는데 구슬을 꿴 모양입니다.

이런 연주문連珠紋과 불꽃무늬, 탑의 기단처럼 새긴 하대 등은 고려 초기 불상의 특징이라 합니다.

그래서 이 함양 덕전리 마애여래입상은 통일신라의 전통에 따라 고려 초기인 10세기경 만든 것으로 봅니다.

 

마애불을 이리도 보고

 

저쪽에서도 보고~~~

오른쪽 팔의 금간 곳이 뚜렷이 보이네요. 

다시 봐도 앙증맞은 부처님 손^^

 

 

불상 앞에서 지리산 능선이 마주 보입니다.

아, 함양 덕전리 마애여래입상이 있는 곳도 지리산 자락이긴 하군요^^

가운데 구름이 덮인 봉우리가 천왕봉, 그 오른쪽에 비스듬히 누운 봉우리가 제석봉인 듯합니다.

 

 

마애여래입상과 조금 떨어진 옆으로 작게 길을 내놓은 것이 보입니다.

딱히 건물이 있거나 길이 이어질 것 같지는 않은데

돌로 계단까지 해놓은 것을 보면 뭔가 있기는 있는 모양.

 

 

호기심에 올라가 보니 바위에 뭔가 새겨져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호랑이도 보이고 신령님(?)도 보입니다.

 

 

바위에 산신도를 새겨 놓은 건데 최근에 조각한 것 같습니다.

아니, 지금 진행중인 것 같기도 하고....

 

마애불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니 암자 앞 바위에도 조각이 보입니다. 

 

 

고담사 스님이 혹은 다른 누군가 조각을 계속 하는 모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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