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방방곡곡

송광사 천자암의 쌍향수 - 정말 곱향나무 맞나?

반응형

순천 송광사의 부속 암자인 천자암에는 거대한 향나무 두 그루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쌍둥이처럼 자라는 두 향나무, 쌍향수를 보러 갑니다.

 

천자암은 본찰인 송광사와 거리가 꽤 떨어져 있습니다.

산길 따라 4km 남짓 가야 합니다.

그런데 송광면사무소 쪽으로 해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길도 있네요.

 

송광면 소재지 지나 이읍리 마을 위쪽으로 쭈욱 올라갑니다.

암자 아래쪽에 공터가 있고 차량 출입금지 팻말이 있습니다.

가팔라서 그렇지 차가 다닐 수는 있는 시멘트 포장길이 암자까지 이어지지만

시키는 대로(^^) 공터에 차를 대고 걸어올라갑니다.

 

암자까지 300m 남짓 거리인데, 아이고~~ 경사가 꽤 급합니다.

 

올라가다 뒤돌아본 모습

저 멀리 높이 솟은 산은 어디일까요?

 

 

가파른 길이지만 그나마 해가 쨍쨍하지는 않아서 (사실은 비가 주룩주룩ㅠㅠ) 걸을 만합니다.

 

끙끙대며 급경사를 오르니 천자암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암자치고는 이만하면 제법 큰 것 같기도....

 

 

범종각이 암자 맨 아래쪽에 있습니다.

오른쪽 건물은 누각인 법왕루입니다.

 

 

천자암 현판을 달고 있는 건물

제법 큰 콘크리트(?) 건물입니다.

 

 

마주보고 있는 법왕루

법왕루 현판 아래 벽시계가 뜬금없네요^^

 

 

법왕루 아래쪽으로 범종각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범종각이 암자 맨 앞쪽에 저러고 있으니 꼭 음풍농월하는 정자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천자암 쌍향수입니다.

나무가 어찌나 큰지 옆에 있는 나한전이 아담해 보입니다.

 

 

천자암 쌍향수에는 지팡이 전설이 전합니다.

스님이 집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았더니 뿌리가 내리고 잎이 돋았더라, 하는 전설이요.

 

천자암 향나무는 두 그루이니 지팡이를 꽂은 사람도 두 분!

고려말 보조국사普照國師(1158∼1210)와 제자인 담당국사湛堂國師입니다.

두 분이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향나무 지팡이를 나란히 꽂아놓은 것이라 합니다. 

 

쌍향수 수령이 800년 쯤 된다니까 시간 배경은 얼추 맞네요. 

 

 

한참을 올려다봐야 끝이 보이는 쌍향수

두 나무가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왼쪽 나무가 오른쪽 나무에 안기려는 폼 같기도 하고요.

 

이 나무들의 높이는 12m, 가슴높이 둘레는 4.1m와 3.3m입니다.

 

쌍향수에 울타리를 둘러 놓았고 그 앞에 '관광객은 들어가지 마시오' 팻말을 세워 놓았습니다.

이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는데

나무를 만지려는 사람이 많은 걸까요?

 

 

쌍향수 수피가 퍽 특이합니다. 

용이 몸을 비틀고 올라가는 모습 같기도 하고

 

 

여러 나무가 굵은 기둥을 친친 감고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천자암 쌍향수 명칭에는 괄호 안에 곱향나무라는 말이 붙어 있습니다. 

이 나무 종류가 곱향나무라는 것인데, 이게 좀 이상합니다.

 

천자암이 위치한 곳은 해발 500m 정도 되는 곳입니다.

그런데 곱향나무는 아고산대에 자라는 나무로,

우리나라에서 곱향나무가 자라는 곳은 함경도를 비롯한 북부지방입니다.

이건 뭐 어쩌다 낮은 지대에서 자란다 쳐도, 결정적으로 곱향나무는 줄기가 땅위를 기며 뻗는 나무입니다.

그 높이가 0.7~1.0m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나무를 곱향나무라고?

처음에 천연기념물 지정할 때 동정이 잘못된 걸까요?

아무리 그래도 전문가들이 이런 걸 헷갈릴 수 있나?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쌍향수 옆 나한전을 들여다봅니다.

중앙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양쪽의 보살님들은 갈라보살? 관세음보살? 또다른 보살님?

 

 

양쪽으로 부처님의 제자들인 16나한상이 있고 동자상도 보입니다.

 

 

나한전 뒤쪽에 있는 산신각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거참 신기하게 생겼다 하면서 한 번 더 쌍향수를 돌아보며 천자암을 내려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