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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물고기를 부르는 숲,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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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에는 길게 해안선을 따라 숲이 조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막고, 모래를 막고, 또 파도를 막기 위해서지요.

이런 숲은 방풍림, 방제림, 방조림 등등으로 불립니다.

 

 

남해 물건리의 방조림에는 '어부'라는 말이 붙어서 방조어부림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이 이름을 들었을 때는 '어부'가 물고기 잡는 사람을 뜻하는 어부인 줄 알았습니다.

바닷가 사람들, 즉 어부들이 만들어서 그런 건가? 했더랬지요. 

그런데 다시 보니 그 어부漁夫가 아니네요.

 

물건리 방조어부림의 어부는 魚付입니다.

付는 주다, 부탁하다, 따르다, 따라붙다 등의 뜻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부림은 어부가 만들어서 어부림이 아니고(^^)

물고기 살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물고기떼를 유인하는 숲이어서 어부림 魚付林이라고 하네요. 

 

물건리 어부림에 도착하니 꽤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맞은편 마을이 보입니다.

전에도 맞은편에 저리 큰 마을이 있었던가?

그렇게 오랜 만에 온 것도 아닌데,

그새 집들이 늘어난 건지 내 기억이 잘못된 건지 모르겠군요.

 

 

마을 홍보관이 있지만 문을 닫았습니다.

물론 이 시국에 어딜 가든 이런 시설은 다 문을 닫았겠지만

다니다 보면 마을에 이런 시설 (물론 지원금으로) 지어놓고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많아서 그런지

이곳도 그냥 닫혀 있던 건지 코로나 때문에 닫은 건지 알 수 없다는 삐딱한 생각을 잠시 합니다.

 

 

주차장 한켠에서 발견한 씁쓸한 모습

 

 

잘 가꾼 자연 문화유산이라고(눼~눼~) 인정해 주는 기념비를 세워 놓았는데

결국 마을 쓰레기 집합소로 쓰이고 있군요.

 

물건리 방조어부림은 약 300년 전에 마을 사람들이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또 물고기에게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 물고기 떼를 유인하는 어부림의 구실도 하는 거고요. 

그래서 방조림 역할과 어부림 역할을 모두 한다고 해서 방조어부림입니다.

 

 

숲이 제법 길어 보입니다.

어부림을 따라 바닷쪽으로도 산책로가 있고 숲 안으로도 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숲의 길이가 문화재청 설명에는 약 1,500m이고 숲 입구 안내문에는 750m로 되어 있습니다. 

걸어본 바로는 1,500m까지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나무들이 제법 큽니다. 

나무 아래 평상을 놓아 둔 것이 보입니다.

 

 

바다쪽 모습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온 해안선을 방파제 두 개가 막아 주고 있습니다.

 

 

바다쪽을 나가서 걷다 보니 굴 껍데기가 많이 보입니다.

개중에는 알맹이가 들었음직한 것도 꽤 보였습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물건리 방조어부림에는 팽나무, 푸조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상수리나무, 무환자나무 같은 활엽수가 많고

후박나무 같은 상록수도 일부 있다고 합니다. 

 

 

산책로에서 마을쪽을 본 모습.

벼가 막 익어가는 중입니다. 

아직은 푸른빛이 더 많이 돕니다.

 

 

바다쪽을 보니, 울창한 나무가 제법 그늘을 잘 만들어 주겠다 싶습니다.

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빈둥거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들 사이로 산책하는 건 어쨌든 기분좋은 일입니다.

 

 

특이한 모습으로 갈라진 나무도 있고

 

 

서낭당처럼 이제 막 돌탑이 생기기 시작한 나무도 보입니다.

 

 

제법 굵은 나무인데 어쩌다 베어 버린 걸까요?

이런 숲은 관리를 하기 때문에 웬만한 병충해라면 치료를 하던데,

태풍에 부러진 걸까요?

 

 

방조어부림 산책을 마치고 나오는데 

요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플래카드가 눈길을 끕니다.

 

 

요즘 캠핑카를 이용해서 혹은 차박을 한다며 이런 주차장에서 야영하는 분들이 많은지

어디를 가든 캠핑카 내지 차박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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