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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하동포구공원, 섬진강 따라 오르던 배가 머물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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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읍에서 남해 쪽으로 가다보면 길옆에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옛 하동포구였던 곳을 공원으로 조성해 놓은 곳인데

이름 그대로 하동포구 공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 공원,

근처에 표지판이 제대로 없습니다. 

 

하동포구를 목적지로 네비를 찍고 가거나

이미 알고 있는 장소여서 찾아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근처를 지나다가 표지판을 보고

하동포구공원이란 데가 있네? 가볼까?

그럴 일은 없다는 겁니다.

(혹시 제가 근처의 표지판을 못 본 거라면 죄송ㅠㅠ) 

 

아무튼 이곳은 예전에 남해에서부터 배가 드나들던 포구였답니다.

 

지금은 그 위치를 보아 뭔 배가 들어왔을까 싶지만

예전에는 밀물일 때 조류가 미는 힘을 이용해 배가 내륙까지 들어오곤 했습니다.  

 

섬진강뿐만 아니라 큰 강들은 대부분 그랬고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한강의 용산이나 마포나루입니다. 

마포가 괜히 새우젓갈이 유명했던 게 아니야!

하긴, 마포 새우젓도 책에서만 보던 옛날 일이네요^^ 

 

그렇게 배가 드나들던 하동포구는 지금은  포구의 흔적은 볼 수 없고

그 자리에 기억을 남기는 하동포구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공원에 들어서면 황포돛대 모형과 하동포구 아가씨 노래비가 먼저 반겨 줍니다.

 

 

하동포구 아가씨는 1970년대 유행했던 노래라고 합니다.

 

하동 출신의 정두수가 노랫말을 썼고

당대 최고의 작곡가 박춘석이 작곡해서

역시 당대 최고의 가수였던 하춘화가 불렀다고 하네요.

 

노래비에 새겨진 가사는 이렇습니다.

 

쌍돛대 임을 싣고 포구로 들고

섬진강 맑은 물에 물새가 운다

쌍계사 쇠북소리 은은히 울 때

노을 진 물결 위엔 꽃잎이 진다

팔십 리 포구야 하동포구야

내 님 데려다주오 

 

흐르는 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지리산 낙락장송 노을에 탄다

다도해 가는 길목 섬진강 물은

굽이쳐 흘러흘러 어디로 가나

팔십 리 포구야 하동포구야

내 님 데려다주오

그런데 하춘화가 부른 노래 말고 또 다른 하동포구 아가씨가 있다 합니다.

은방울자매(언제적 가수여?)가 불렀다는 하동포구 아가씨 가사는 이렇습니다.

 

하동포구 80리에 달이 뜰 때면

정한수 떠놓고 손 모아 빌던 밤에

부산 가신 우리 님은 똑딱선에 오시려나

쌍계사의 인경 소리 슬프기도 한데

하동포구 아가씨는 잠 못 들고 울고 있네.

쌍돛대가 임을 싣고 섬진강 따라

정다운 포구로 돌아올 그날까지

새벽꿈에 아롱아롱 우리 님은 오시려나

쌍계사의 인경 소리 임 마중을 할 때

어이하여 못 오시나 어느 날짜 오시려나.

아니,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예전 노래들은 주로 남자가 떠난 뒤 아가씨가 애타게 기다리는 내용인 듯....

그렇게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는 건가?

 

 

 

노래비 건너편에 있는 하동군 관광 안내도

옆에 작은 파란 안내문은 드라마 허준을 여기서 찍었다나 어쨌다나 그런 내용입니다.

 

 

제법 넓어 보이는 주차장

 

 

우리나라 웬만한 곳에는 다 있는 정자도 빠지지 않습니다.

 

 

하동에는 송림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곳 하동포구공원에도 소나무숲이 아름드리 나무는 아닐지언정 제법 울창합니다.

 

강쪽을 바라볼 수 있게 벤치들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소나무숲을 걸어 봅니다.

 

 

작은 소나무숲이 끝나고, 하동읍 방향에서 걸어오는 길이 보입니다. 

하동송림에서부터 계속 이어지는 길입니다.  

 

 

하동읍에 있는 하동송림부터 섬진강 하구쪽 수변공원까지 15km 정도 트레킹 코스를 조성해 놓았는데

하동포구공원이 이 코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동에서 광양으로 연결되는 섬진강대교가 보입니다.

 

 

그런데 이 동네 다리 이름은 왜 다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하동포구공원에서 보이는 이 다리는 섬진강대교

하동읍 쪽에서 광양으로 넘어가는 다리는 섬진교

더 하구 쪽에 있는, 남해고속도로에 포함된 다리는 섬진강교

 

아우 헷갈려.

섬진강에 놓인 다리라고 다 이렇게 지은겨?

이쯤되면 화개에 있는 남도대교 이름이 창의적으로 느껴질 지경ㅋㅋㅋ

 

 

 

물놀이 하지 말라는 경고판이 보입니다.

강변에 모래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곳에서도 물놀이 하는 사람이 있나?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강물과 함께 걸어봅니다.

 

 

계속 비가 와서 그런지 수량이 많고 강물이 탁해 보입니다.

 

 

번호표를 달고 있는 소나무들

 

 

관리를 하고 있다는 표시겠지요?

 

 

소나무숲 건너로 주차장이 보이는 걸 보니 입구 쪽에 다 왔습니다.

 

 

노래비가 서있던 입구에서 하동읍 쪽이 아니라 반대쪽 방향으로 가보니

난데없이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장이 나타납니다.

 

 

나란히 줄서있는 교통표지판들

 

 

평소에는 아이들 교육용으로 사용이 되는 걸까요?

요즘은 망할 ㅋㄹㄴ 때문에 모든 게 멈추다 보니ㅠㅠ

 

이쪽에도 소나무숲과 벤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동포구공원은 썩 크지는 않습니다. 

아담한 공원이지요.

 

지나가다 잠깐 쉬어가기에 좋고, 

근처에 살고 있다면 가볍게 산책할 겸 그늘에서 노닥거릴 겸 찾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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