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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통영해저터널 : 왜 그곳에 해저터널을 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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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여행 중 찾아가 본 해저터널

 

통영해저터널은 육지 맨 아래쪽의 통영시내와 미륵도를 잇는 터널입니다. 

터널이야 흔하고 흔하지만 이곳은 바다 아래로 지나는 터널^^

 

통영시와 미륵도 사이 좁은 바다를 통영운하라고들 합니다.

땅과 땅 사이의 좁은 바다는 해협인데 왜 운하라고 할까?

 

원래 육지부와 미륵도 사이 해협은 무척 얕았다고 합니다.

밀물 때는 바다가 되고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는 그런 바다였던 모양.

그런 곳을 깊게 파내 배들이 다닐 수 있게 한 겁니다.

 

1927년 5월부터 1932년 12월까지 5년 6개월에 걸쳐 통영운하를 팠는데

길이 1,420m, 너비 550m, 수심 3m의 규모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때 운하를 파면서 해저터널도 만든 거라네요.

 

 

통영해저터널은 1931년 7월 공사를 시작, 1932년 11월 완공되었는데 동양에서는 처음 건설된 해저터널입니다.

터널 길이는 483m, 너비 5m, 높이 3.5m 규모이군요.

 

 

이 해저터널의 원래 이름은 태합굴이었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이름의 한자를 그대로 읽으면 풍신수길인데 태합은 뭐지? 했는데

 

태합이란 섭정이나 관백(조정 최고의 관직)에서 물러난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본에 태합이 여러 명 있을 텐데, 다른 언급 없이 그냥 태합이라고 하면 으레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통한다고 합니다. 

 

통영해저터널이 2005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때 처음에 통영태합굴이라는 가칭을 썼다고 해요.

그러니 논란이 일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결국 지금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해저터널이 뚫린 이곳은 판데목(착량鑿梁) 혹은 송장목이라 불리던 곳입니다.

착량鑿梁이란 한산대첩 때 이순신 장군에게 쫓긴 왜선들이 이곳으로 도망쳐 왔다가 퇴로가 막히자 땅을 파헤치고 물길을 뚫어 도망쳤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그리고 왜군들이 수없이 죽었다고 해서 송장목이라고 하고요. 

일본사람들 입장에서는 자기네 조상들이 잔뜩 묻힌 곳이니

그 위로 지나다닐 수 없다며 다리를 짓는 대신 해저터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육지 쪽에서 들어가는 터널 입구

 

 

입구에 龍門達陽(용문달양)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반대쪽에도 같은 글자가 있습니다. 

수중세계를 지나 육지에 다다랐다는 뜻으로,

섬과 육지를 잇는 해저도로의 입구가 되는 문을 말합니다. 

 

해저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길이 계속됩니다.

 

 

지금 모습을 봐서는 차가 어떻게 다녔을까 싶은데, 다니긴 다녔나 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터널이 노후화되다 보니 1967년부터 차량은 새로 건설된 충무교로 다니게 했고

해저터널로는 걸어서 혹은 자전거만 다닐 수 있습니다.

 

통영시내와 미륵도 사이에는 1998년 통영대교가 하나 더 놓였습니다. 

 

터널을 걷다보면 터널의 역사와 통영 관광정보를 알리는 전광판이 있는데

"지금 너는 바다밑 13미터 아래에 있다"고 알려주는 표시가 보입니다.  

 

 

해저 13미터 팻말을 들고 있는 건 통영오광대의 말뚝이겠죠?

 

13미터는 만조를 기준으로 한 깊이이고, 평균 해수면 기준으로는 10미터 아래입니다. 

 

전광판들 중 통영운하를 보여 주는 것도 있고

 

 

통영해저터널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여 주는 전광판도 있습니다.

 

 

통영의 문화를 알려주는 전관판 중에 통영 출신 예술인들을 소개하는 내용도 보입니다.

 

 

공예가 김봉룡

시조시인 김상옥

서양화가 김용주

소설가 김용익

시인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극작가 유치진

시인 유치환

작곡가 윤이상

서양화가 전혁림

작곡가 정윤주

 

 

제가 아는 분도 있고 모르는 분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통영시내에는 윤이상 거리와 기념공원, 김춘수 생가길, 박경리 기념관, 전혁림 미술관 등

이분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곳곳에 있습니다.

 

통영해저터널 입구는 양쪽이 똑같은 구조입니다.

미륵도 쪽 입구에도 龍門達陽용문달양 글자가 보입니다.

 

 

통영해저터널에 대한 개요가 적힌 동판이 보입니다.

1996년 보수공사를 하고 설치한 것 같습니다. 

 

 

해저터널 길이가 백과사전에는 461미터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483미터로 되어 있습니다.

공사기간도 검색을 하다 보면 대개는 1927년 착공 1932년 준공으로 되어 있던데,

통영운하 공사기간을 그대로 터널 공사기간으로 가져다 쓴 모양입니다. 

 

미륵도 쪽 입구 주변을 보니 주택가에 가게들이 있고 길이 좁아 주차하기에 마땅치 않습니다.

통영해저터널을 찾을 때 주차는 육지쪽에 하는 게 좋겠습니다.

 

통영해저터널 입장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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