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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창선삼천포대교 따라 삼천포에서 창선도까지 - ft. 다리(교량)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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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에 갔다가 남해군 창선도까지 몇 개의 다리를 통해 연결되어 있길래 괜히 건너갔다 왔습니다^^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에 모개도, 초양도, 늑도 같은 작은 섬들이 끼어 있어서

이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다리를 몇 개 연결한 것입니다. 

 

이 다리들은 당연히 이름이 따로 있지만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다리들을 통틀어 창선-삼천포대교라고 부릅니다.

 

삼천포와 모개도 연결하는 연륙교인 삼천포대교

모개도와 초양도 사이 연도교인 초양대교

초양도와 늑도를 잇는 연도교인 늑도대교

늑도와 창선도를 연결하는 창선대교

그리고

창선도 안에 있는 육상교량인 단항교까지 창선삼천포대교에 포함되는군요.

 

연륙교는 육지와 섬을, 연도교는 섬과 섬을 연결하는 다리인데 대개는 연도교를 연륙교에 포함시킵니다.

 

창선-삼천포대교는 총연장 3.4km로 2003년 개통되었습니다.

 

사천케이블카 주차장에서 본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

 

창선-삼천포대교는 2006년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을 만큼

멋진 경치를 자랑합니다.

 

영상으로 보는 창선삼천포대교 드라이브

 

창선삼천포대교는 다리들이 서로 다른 공법으로 만들어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군데에서 다양한 교량 공법을 볼 수 있다는 것.

 

물론 나 같은 일반 사람이야 다리 모양이 다양하구나

혹은

다리를 여러 개 놓아 길을 연결해 주니 편하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그만일 테지만요^^

 

그래도 창선삼천포대교를 두고 교량 박물관이라는 둥 그런 말을 하길래 

다리(교량)의 종류에 대해 문득 궁금해져서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공학 쪽으로는 도통 아는 게 없는 관계로,

제가 이해한 얕은 수준의 정리^^  

 

 

 

삼천포대교

 

삼천포에서 출발하면 먼저 삼천포대교를 건넙니다.

육지인 사천시 대방동과 그 앞의 작은 섬 모개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입니다.

 

국도 3호선과 국도 77호선이 만나는 대방교차로에서 삼천포대교로 들어섭니다.

 

 

삼천포대교부터 창선대교까지는 차로가 3개인데

왕복 2차로에 가변차로 1개를 운용합니다.

 

삼천포대교는 436m 길이의 사장교입니다.

 

 

사장교와 현수교

 

다리라고 할 때 얼른 떠오르는 모습은 교각 위에 상판을 얹은 모습인데,

사장교와 현수교는 이런 형식이 아니라 케이블을 이용하는 형식입니다. 

 

사장교는 양쪽에 높이 세운 주탑(버팀기둥) 위에서 사선으로 늘어뜨린 케이블로 다리를 지탱합니다.

사선으로 늘어뜨린다고 해서 사장교斜張橋^^

주탑을 수직으로 세워서 케이블들이 양쪽 대칭으로 직각 삼각형을 이룹니다.

 

사장교는 얼핏 보면 현수교와 비슷해 보여서 헷갈릴 수 있습니다.

 

현수교 역시 주탑과 케이블을 이용하지만 힘을 받는 부분이 다릅니다.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 사이에 메인 케이블을 연결하고,

이 케이블에 수직으로 (케이블 또는 금속 막대로 된) 행어로프를 매달아 다리를 지탱합니다.

그래서 현수교는 메인케이블이 늘어진 형태가 되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현수교를 흔히 출렁다리라고 하죠^^

 

현대식으로 지은 거대한 현수교 말고 원시적인 형태의 현수교도 꽤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여행 중에 본 시골마을의 출렁다리

 

사장교는 주탑과 연결된 케이블이 다리를 직접 지탱하는 것이라 힘을 주탑에서 받습니다.

현수교는 주탑에서 내려온 메인케이블이 힘을 받게 됩니다. 

 

쉽게 구분하는 법은,

케이블이 늘어진 모습이 보이면 현수교입니다.

 

현수막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현수란 아래로 드리워진다는 뜻입니다.

(옆으로 길게 매다는 플래카드 말고, 아래로 늘어뜨리는 현수막!)

 

 

삼천포대교 외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장교를 보면

서해대교, 진도대교, 인천대교, 목포대교, 올림픽대교 등이 있습니다.

진도대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사장교이고

인천대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입니다.

다리가 기니 당연히 주탑도 높아질 텐데, 주탑 높이가 238.5m로 63빌딩 높이에 육박한다네요.

 

사장교인 진도대교. 주탑에서 내려온 케이블이 다리를 지탱합니다. [진도군청]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수교로는 

광안대교, 영종대교, 남해대교, 노량대교, 이순신대교 등이 있습니다.

남해대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이고

이순신대교는 가장 큰 현수교이자 길이 2,260m로 세계 4위 규모입니다. 

 

현수교인 남해대교. 포물선으로 늘어진 메인 케이블 아래 행어로프를 매달아 다리를 지지합니다.

 

그리고 신안군에 있는 천사대교는 

국내 최초로 사장교와 현수교 공법을 동시에 적용한 교량이라 합니다. 

 

 

 

초양대교

 

모개도에서 초양대교를 건너 초양도로 갑니다.

붉은색 아치교인 초양대교는 길이 202m입니다.

 

 

초양도에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정류장이 있습니다.

 

 

아치교

 

아치의 압축력을 이용한 교량입니다.

흔히 무지개다리(홍교)라고 해서 오래된 다리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아치 양끝이 움직인다면 압축력을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양쪽의 다리 받침을 견고한 암반에 설치합니다. 

 

아치로 힘을 버티면서 다리가 놓이는 위치에 따라 상로식, 중로식, 하로식으로 구분합니다. 

 

초양대교는 중로식 스틸 아치교,

철재로 아치를 만들고 그 중간 높이에 다리가 놓인 형식입니다.

 

옛날 무지개다리(홍교)들은 아치 위쪽으로 건너다니는 거니까 상로식이겠군요.

 

강진군 병영면의 병영홍교

 

늑도대교

 

초양도를 지나면 늑도입니다.

늑도는 섬 전체가 유적지입니다.

패총, 무덤유구, 주거지는 물론 중국계와 일본계의 다양한 토기, 반량전, 오수전, 한(漢)나라 거울 등 유물 13,000여 점이 출토된 곳입니다. 

청동기 시대에서 삼한시대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유적지로 사적 450호입니다.

 

초양도와 늑도 사이를 연결하는 늑도대교는 길이 340m입니다.

케이블이나 아치 같은 게 없어서 육지에서 흔히 보는 교량 같습니다.

 

창선도 방향으로 본 늑도대교 / 뒤로 보이는 붉은색 아치는 창선대교 

 

삼천포대교는 사장교이고 초양대교는 아치교인데 늑도대교는 무슨 공법이지?

하고 찾아보니 우물통 기초에 3경간 PC 박스형 교량이라 합니다.

(뭔 소리야?ㅠ..ㅠ)

 

이리저리 찾아보고 이해한 바를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다리(교량) 형식

 

교량 형식은 크게

구조 형식인 형교(거더교), 트러스교, 아치교, 라멘교와

케이블 형식인 현수교, 사장교로 나뉩니다.

 

여기서 구조 형식이란, 자재를 짜맞춘다는 의미겠죠?

케이블 형식은 그런 거 없이 주탑에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일 테고요.

 

<아치교>

아치의 축력을 이용한 교량으로,

무지개모양 구조물(아치)이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트러스교> 

삼각형으로 연결된 트러스의 강성을 이용한 다리입니다.

트러스(truss)란 여러 개의 부재를 삼각형 형태로 연결한 뼈대 구조를 말합니다.

연결된 부재가 많다 보니 유지관리가 어렵다는군요.

트러스교의 모습은 한강철교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듯합니다.

성산대교, 성수대교, 마곡대교 역시 트러스교입니다.

 

<형교>

형교(beam bridge)에서 형桁은 들보, 지지대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기둥 위에 형(들보)을 얹어놓은 구조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하군요.

교각 위에 상판을 얹어놓은, 흔히 생각하게 되는 교량 구조입니다.

 

일반 주택의 구조를 보면 기둥 위에 들보를 가로지르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데

주택이나 교량이나 기본 원리는 같은가 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형교라고 해서 다 똑같지는 않은데,

기둥(교각)을 만드는 공법도, 

상판 즉 형(보)의 구조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거더(Girder)교라는 말도 있던데 흔히 형교랑 같은 의미로 통하는 듯합니다.

(자세히 들어가면 좀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만....)

 

<라멘교>

기둥과 보가 하나의 구조물로 짜여진 교량입니다.

교각과 상판을 따로 만들어서 붙이는 게 아니라 일체로 만드는 것으로

쉽게 통짜 교량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짧은 구간에만 사용하는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건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입니다. 

교량 종류 [한화건설 블로그]

이상 내용으로 보아 이해하자면 

늑도대교는 형교 구조인데 기둥을 우물통 기초로 했고 상판은 PC빔을 이용한 박스형태로 했다 

그런 말이겠네요. 

경간이란 기둥과 기둥 사이니까 3경간이란 3칸이라 생각하면 될 테고요.

 

우물통 기초란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을 바다(혹은 강) 바닥에 박아서 기초를 만드는 공법으로 이해했습니다.

 

PC빔이란 미리 만들어진 상판용 보(beam)라고 합니다.

콘크리트 어쩌고 하는데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알려고 해봤자 힘들 것 같고요^^

 

늑도대교 [경남관광 길잡이]

우야든둥 늑도대교는 그렇다 합니다.

 

(아우, 교량 공법 어쩌고 하는 내용을 들여다보려니 힘들군요ㅠ,ㅠ)

 

 

창선대교

 

늑도에서 창선대교를 건너면 남해군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창선대교는 초양대교처럼 붉은색 아치교인데, 길이 340m로 규모가 더 큽니다.

 

 

창선대교는 우물통 공법의 기초에 하로식 3경간 스틸 아치 공법으로 만들었다 합니다. 

 

다리를 잡아주는 기초는 우물통 공법으로 만들었고

아치 아래쪽으로 도로(다리)가 지나는데

철재 아치가 3개라는 말입니다. 

 

 

창선도가 육지와 연결되는 길은 사천시 말고 하동군 쪽으로도 있습니다.

창선도와 남해도 사이에 창선교가 있고

남해도는 다시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로 육지인 하동군과 연결됩니다. 

 

남해도가 육지와 연결되는 남해대교, 노량대교는 둘 다 현수교입니다.

 

창선도에서는 어느쪽으로든 육지로 나갈 수 있지만

아무래도 창선삼천포대교를 이용하는 게 편리할 것 같네요.

 

 

창선대교를 건너 창선도로 들어서면 가변차로가 끝납니다.

 

 

단항교

 

창선도 안에 있는 단항교도 창선삼천포대교의 일부입니다.

길이 150m인 단항교는 연륙교가 아니라 육지교량입니다.

 

 

단항교는 교각과 상판이 일체형인 라멘교입니다.

 

단항교를 지나 단항사거리에서 바다쪽으로 내려가면 창선대교타운이라 불리는 곳,

관광안내소와 유람선휴게소가 있고 횟집들도 있는 그런 곳이 나옵니다.

 

 

창선대교를 바라보며 잠시 쉬다가 다시 본래 목적지인 삼천포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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