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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방곡곡

한라산에 털진달래 보러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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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진달래를 보기 위해 한라산에 다녀왔습니다.

봄이면 전국에서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나는데 제주도에서는 진달래를 본 기억이 없네요. 그런데 한라산에는 진달래밭이라는 지명도 있고, 선작지왓의 진달래 군락도 꽤 알려져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낮은 곳에서도 자라는 보통의 진달래는 없는 것 같고 고산지대에 자라는 털진달래만 한라산 높은 곳에 있는 듯힙니다. 털진달래는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높은 곳에서 삽니다. 털진달래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잎과 꽃 등이 잔털로 덮여 있습니다. 고산지대 추운 곳에 살려니 털로 덮여 있나 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털진달래 학명이 어딘가 낯섭니다. 보통 보는 두 단어 + 명명자 이름이 아니라 진달래와 같은 학명 뒤에 다른 말이 붙어 있는 식입니다.

 

진달래 학명 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털진달래 학명 Rhododendron mucronulatum var. ciliatum Nakai

 

var.가 뭔지 찾아보니 변종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var. 뒤에 변종 이름을 붙이는 거라고 합니다.

ciliatum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털이 많다는 뜻이려나요?^^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는 진달래밭 대피소에도 진달래가 많다는데, 저는 선작지왓으로 진달래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선작지왓은 영실 코스 위쪽에서 윗세오름 대피소 사이에 있는 평원입니다. '선'은 서있다는 뜻, '작지'는 작은 돌, '왓'은 밭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선작지왓은 ‘작은 돌이 서 있는 밭’이라는 의미인데, 해발 1600미터가 넘는 산 위에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이색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영실 코스는 소나무숲이 제법 울창한데, 입구부터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서있습니다. 한라산 안내판도 크게 세워 놓았네요. 

 

 

초입부터 한동안은 소나무숲이 상쾌하게 이어집니다. 비가 온 직후라 그런지 올라가는 내내 계곡 물소리도 경쾌하게 들려오더군요.

 

 

가끔씩 지나온 거리와 남은 거리를 알려 주는 표지판이 나오고

 

 

해발 높이 100미터가 올라갈 때마다 돌에 새긴 높이 표시도 보입니다. 1600미터라니 무척 많이 올라온 기분이 듭니다.

산높이는 해발  OOO미터라는 식으로 나타내는데 여기서 해발이란 해수면으로부터 잰 높이입니다.

 

 

한참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탐방로를 오르는 사람들과 그 아래 볼래오름이 보입니다. 

 

 

영실 코스를 오르다 보면 병풍바위가 가장 크게 눈길을 끄는데, 이번에는 털진달래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느라고 병풍바위 사진을 못 찍었네요^^ 

 

병풍바위 위쪽으로는 고사목들이 가득 줄지어 있습니다.  

 

 

드디어 털진달래가 제법 달린 나무도 만나고

 

 

 

구상나무 사이를 걷다 보니 백록담 화구벽이 보이며 선작지왓이 가까워졌음을 알려 줍니다.

 

 

선작지왓에 들어서니 털진달래가 반겨 줍니다. 

 

 

 

하지만 가까이 찍어서 좀 있어 보일 뿐, 실제로는 털진달래가 제대로 피지 않았네요. 작년에는 5월 중순에 만개했다던데, 올해는 늦나 봅니다.

 

 

안내도에 의하면 선작지왓이 산상의 정원이라는데

 

 

현실은..... 그림과 많이 멀어 보이네요ㅜㅜ  앞으로 열흘 정도는 있어야 만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야가 좋은 날은 선작지왓에서 서귀포 앞바다의 범섬이 보이는데, 이번에는 날이 뿌얘서 보일락 말락 희미했습니다. 

 

 

평원처럼 펼쳐진 선작지왓을 가로질러 가다 보니 노루샘이 보이고

 

 

물 한모금 마시고 기운을 내 조금 더 걸으니 윗세오름 대피소가 나타납니다. 

 

 

많은 분들이 인증샷 찍는 윗세오름 표지목이네요.

 

 

윗세오름 대피소 앞에는 넓게 데크가 깔려 있고 백록담 쪽으로 탐방로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 탐방로에서 백록담  가는 길은 통제되어 있고, 남벽 아래쪽으로 해서 돈내코 코스로 갈 수 있습니다. 돈내코 코스는 15년간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2009년 12월에 다시 개방되었는데, 돈내코 코스가 재개방되기 전에는 이 길도 통제헸기 때문에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만 갈 수 있었습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돈내코로 넘어가려면 코스가 제법 길기 때문에 혹시 하산 도중 어두워지는 일이 없도록 계절별로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 전에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남벽 아래로 가보았지만 아직 이곳에는 봄이 덜 찾아온 모양입니다. 아직 녹지 않은 눈까지 있네요. 남벽 아래쪽에도 제법 평평한 땅이 있고 진달래인 듯 철쭉인 듯 관목들이 가득하지만 아직은 빈 가지들만 우중충한 색으로 남아 있더군요. 

 

 

적당히 가다 발걸음을 돌려 윗세오름 대피소로 후퇴, 왔던 길을 그대로 밟아 하산했습니다.

역시 때를 맞춰 꽃구경 하기는 정말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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