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교실

이성계의 목자득국木子得國과 조광조의 주초위왕走肖爲王

반응형

뜻글자인 한자漢字는 자획 하나하나가 저마다 뜻을 갖기 때문에 이 글자를 나누거나 합쳐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거나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파자破字라 하는데, 파자를 이용해 꿈을 해몽하거나 점을 치기도 합니다. 어떤 사실을 직접하기 어려울 때 에둘러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 파자破字에 관한 옛날이야기 하나 

 

 

고려말 역성혁명을 꿈꾸던 이성계 일파는 목자득국木子得國이라는 말을 퍼뜨리고 다녔다 합니다.

木과 子를 위아래로 놓으면 李가 되기 때문에 이 말은 즉 이李씨가 나라를 얻는다는 뜻이 됩니다. 이제 왕씨 왕실은 기운이 다했으니 장차 이씨가 왕이 될 거라 이거지요.  

어찌되었든 이성계는 역성혁명에 성공하였고, 진짜로  목자득국木子得國이 실현되었습니다.

 

 

전설인 듯 사실인 듯 전해지는 이야기들 중에는 어떤 역사적 사실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태조 이성계에 관한 이야기들 역시 그런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역성혁명을 성공했기에 널리 퍼질 수 있었겠지요.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서까래 3개를 지고 가는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꿈이 괴이해서 무학대사에게 물어 보니 왕이 될 꿈이라는 해몽이 나왔습니다. 三자를 사람이 지고 가니 그게 곧 王자라는 겁니다.

 

실제로 이성계가 이런 꿈을 꾸었을 수도 있겠지만, 혹시 역성혁명에 실패했다면 형벌을 받는 것으로 해몽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왕이 되고자 했던 이성계와 달리 전혀 왕권을 꿈꾸지 않았건만 왕과 관련된 파자破字로 인해 누명을 쓴 사람도 있습니다.

중종 때 기묘사화로 희생된 조광조의 경우입니다.

중종은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준 훈구대신들에게 꼼짝 못하고 휘둘리던 중 강력한 개혁정치를 주장하는 사림파의 조광조를 기용하게 됩니다. 

조광조는 이상적인 유학 정치를 꿈꾸며 강력히 개혁을 해나갔지만 너무 원칙적이었고, 중종에게도 계속 성군이 될 것을 요청한 것까지는 좋은데 심하게 몰아붙였던 모양입니다. 

결국 중종이 사림파의 개혁정치에 신물이 날 즈음 기묘한 사건 하나가 터집니다. 궁궐의 나뭇잎을 벌레들이 글자모양으로 파먹었는데, 그 글자는 다름 아닌 주초위왕走肖爲王이었습니다.  

 

 

 

 

주초위왕走肖爲王에서  주초走肖는 나란히 놓으면 조趙가 됩니다. 즉 조趙씨가 왕이 된다는 뜻인데, 여기서 조씨는 물론 조광조趙光祖를 가리킵니다.

 

 

이것은 훈구파에서 조광조를 모함하기 위해 꾸민 일이었습니다. 나뭇잎에 꿀로 走肖爲王 글자를 써놓아 벌레들이 그 모양대로 갉아먹게 했다지요.

정말로 꿀로 글자를 써놓으면 그 모양대로 벌레들이 갉아먹는지 심히 궁금하긴 합니다만^^ 어찌되었든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파는 이 일로 인해 큰 화를 입게 되는데, 이를 기묘사화라 합니다. 이로써 개혁은 실패로 돌아가고, 조광조는 유배를 갔다가 그곳에서 사약을 받게 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