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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실

옛날 선비들이 오매불망 바라던 것은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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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觀光이라는 말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경치 좋은 곳을 여행하며 구경하는 것 말이지요.

 

요즘은 인터넷상에서 전혀 맥락이 다른, 새로운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어떤 상대와 경쟁할 때 그 일을 상대보다 현저히 잘해서 그 경쟁자가 굴욕을 느끼게 하는 걸 관광시킨다고 하더군요. 그 유래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모두가 알고 쓰는 관광이라는 말은 좋은 경치를 구경 다니는 겁니다^^

 

관광이란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함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국어사전에는 또 다른 뜻이 보입니다.

나라의 성덕(盛德)과 광휘(光輝)를 봄.

이라는 뜻입니다.

이 뜻은 옛날 선비들과 관련 있습니다.

 

옛날 선비들은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고향을 떠날 때 "관광하려 간다"고 했습니다.

과거 시험을 보러 가면서 유람을 한다는 것은 아닐 테고, 웬 관광이냐고요?

관광은 글자대로 빛[光]을 본다[觀]는 뜻입니다. 여기서 빛이란 중세의 태양과 같은 존재, 바로 왕입니다. 그러니까 관광은 곧 임금을 본다는 의미가 됩니다.

 

왕은 아무나 볼 수 없었습니다. 벼슬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임금 앞에 나아갈 수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왕이 관직 없는 사람을 볼 일이 있을 때에는 임시로 벼슬을 내려 주곤 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보러 가면서 관광을 하겠다 = 빛을 보겠다 = 임금을 만나보겠다고 하는 것은 곧 과거에 급제하겠다는 뜻입니다.

과거 공부를 하는 선비들의 목표는 곧 관광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궁궐이 최고의 관광지인 셈인가요?^^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전하는 평생도 중 삼일유가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선비가 진짜로 관광의 꿈을 이루었다면 어사화를 꽂고 거리 행진을 하게 됩니다.

어사화는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왕이 하사하는 종이꽃입니다. 대오리 2개를 종이로 감고 비틀어 꼬아서 색색깔 꽃종이를 꿰어 만듭니다.

 

'어사화'라는 말에서 어사를 암행어사 할 때의 그 御史로 생각해서 御史花로 아는 분들이 꽤 많던데 임금이 내려준 꽃이라고 해서 임금 어御 줄 사賜 어사화御賜花라고 합니다.

 

급제자는 이 어사화를 복두 뒤쪽에 꽂고 다른 한끝은 명주실로 잡아매어 머리 위로 휘어넘겨서 입에 물고 3일유가를 합니다. 3일 동안 거리를 돌아다니며 축하 행사를 하는 것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카퍼레이드 쯤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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