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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부조 - 라마야나 속 랑카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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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사원 1층 회랑은 4면 모두 부조로 장식되어 있고

그 중 전면인 서쪽 회랑에는 북쪽에 랑카의 전투, 남쪽에 쿠루크셰트라 전투가 새겨져 있습니다.

랑카 전투는 라마야나 속 장면이고

쿠루크셰트라 전투는 마하바라타 속 장면입니다.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는 힌두 문화권에서 널리 알려져 있고 인기가 높은 서사시입니다.

 

앙코르와트 벽에 새겨진 라마야나

 

그 중 라마야나에 대해 알아봅니다.

 

라마야나는 고대 인도에서 전해지는 작품인데 작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어요.

BC 3세기경의 시인 발미키(Vālmīki)가 작자라는 말도 있지만, 발미키가 이야기를 지었다기보다는 대대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봅니다.

 

라마야나 이야기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BC 11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군요.

 

역사가 길고 사람들에게 인기도 좋아서, 고전 산스크리트 문학 작품 중에는 라마야나에서 내용을 따온 것이 수없이 많다고 합니다.

지금도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누리며 영화, 연극, 무용 등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라마야나는 라마의 일대기라는 뜻입니다. 라마의 사랑 이야기라고도 하고요.

제목 그대로 코살라국의 왕자인 라마의 파란만장한 무용담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라마야나 줄거리를 보겠습니다. 

 

북부 인도 코살라국은 다사라타 왕의 치하에서 번영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이 편안하고 나라도 평화로우니 더없이 좋은데 왕에게는 큰 근심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를 이을 자식이 없다는 것!

옛이야기에 흔히 나오는 도입부네요^^

 

신에게 기도한 끝에 왕은 아들을 얻게 됩니다.

그것도 왕비 네 명 모두에게서요!

라마는 그 중 첫째왕자인데 비슈누 신의 화신이었습니다.

 

힌두교 3주신 중 한 분인 비슈누는 때에 따라 모습을 바꾸어 화신(아바타)으로 나타납니다.

비슈누의 화신은 10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라마 왕자인 겁니다.

비범하고 훌륭한 주인공!!

 

라마는 비범하고 훌륭한 주인공답게 모든 것에 뛰어났고 특히 활을 잘 쏘았습니다. 

라마는 왕실은 물론 모든 사람들의 사랑과 신망을 받았고

이웃나라의 시타 공주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일어납니다. 

다사라타 왕은 라마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황태자에 즉위시키려 합니다. 

 

그런데 라마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왕비가 왕에게 소원을 들어달라 합니다.

예전에 왕이 두 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지금 들어달라고요.

 

하나는 자신의 아들인 바라타 왕자를 황태자로 삼으라는 것

다른 하나는 라마를 14년간 숲으로 유배 보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사라타 왕은 이 왕비의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 약속한 것을 뒤집을 수는 없는 법!

더구나 왕이 약속을 어길 수는 없었습니다.

 

다사라타 왕은 갈등하지만 라마는 부인 시타와 함께 왕궁을 떠나고, 동생 락슈미나 왕자가 함께 갑니다.

왕은 라마를 떠나보낸 자책감에 슬퍼하다 세상을 뜨고 바라타가 즉위합니다.

그런데 바라타는 어머니와 달랐던 듯, 왕이 되어 달라며 라마를 찾아옵니다.

하지만 라마는 부왕의 명을 어길 수 없다며 거절합니다. 

바라타는 왕궁으로 돌아가 라마의 신발을 옆에 두고 나라를 다스립니다.

언제든 라마 형이 돌아오면 왕위를 돌려 줄 생각으로요. 

 

어쨌든 라마, 시타, 락슈미나는 숲에서 수행을 하며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라바나의 동생 슈르빵카가 라마를 보고 반하고 맙니다.

라바나는 악마의 신(악마들의 대장)으로 랑카 섬에 살고 있습니다.

라바나는 머리가 10개에 팔이 20개라고 합니다.

 

랑카 섬에 사는 악마의 신 라바나

 

슈르빵카는 라마를 유혹하려다 거절당하자 그 부인인 시타를 공격하는데

락슈미나가 휘두른 칼에 귀와 코를 베이고 말지요.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라바나는 노발대발합니다. 감히 내 동생을!!

 

라바나는 신하와 함께 라마가 있는 숲으로 갑니다.

신하는 황금빛 사슴으로 변신해서 라마와 락슈미나를 유인합니다.

희귀한 사슴을 사냥해 볼 거라며 열심히 쫓아가는 라마와 락슈미나.

 

그사이 라바나는 수도승으로 변신하여 시타에게 접근, 납치해 버립니다.

 

라마는 동생과 함께 시타를 찾기 위해 나서고, 팜파 호숫가에서 원숭이의 왕 수그리바를 만나게 됩니다.

원숭이 왕은 이전에 라마에게 은혜를 입었던 터라 부하들을 풀어 시타의 행방을 찾게 하지요.

 

원숭이 장군 하누만이 마침내 시타의 행방을 알아내고, 라마와 함께 원숭이 군대를 이끌고 출동합니다.

하지만 랑카 섬은 바다 건너에 있어 건너갈 도리가 없습니다. 

 

라마는 바다의 신에게 기도를 올린 뒤 원숭이 군대의 힘을 빌려 닷새 만에 랑카 섬까지 다리를 놓지요.

이때 라바나의 동생 비비샤나가 합세합니다.

비비샤나는 형과 달리 정의의 편에 선 겁니다. 

 

원숭이 군대와 악마 군대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앙코르와트 1층 회랑에 새겨진 부조가 바로 이 전투를 묘사한 겁니다. 

부조 속에서 원숭이 형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치열한 전투 끝에 라마는 라바나를 물리치고 시타를 되찾습니다. 

그리고 왕궁으로 개선하여 왕위에 올랐습니다.

부왕의 명령이라며 왕위를 돌려주겠다는 동생을 돌려보내더니 새삼스럽게 왜?

뭐, 옛이야기의 결말이니까요^^

 

악마의 군대와 싸우는 라마와 하누만

 

라마야나 등장인물 중 원숭이 장군 하누만은 힌두교에서 신으로 모셔집니다.

힌두 문화권에서는 원숭이를 신성시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지요.

사원에서 하누만 동상을 심심찮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누만은 훗날 손오공의 모델이 되었다네요.

 

스펙타클한 랑카의 전투 장면은 1층 전면 북쪽 회랑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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