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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브라질 현지 시간과 한국 시간 차이 그리고 표준시 브라질 월드컵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군요. 평소에 딱히 축구를 챙겨보지 않는 사람들도 우리나라 국대 경기에는 관심이 가고 경기 일정도 궁금해지는 때입니다. 월드컵 경기시간을 찾아보면 시간 옆에 꼭 한국시간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표준시가 다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중계되는 시간을 표시해 주는 겁니다. 스포츠 경기도 그렇고 정치적인 사건도 그렇고 외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시간을 표시할 때 현지 시간인지 우리나라 시간인지를 표시해 줘야 혼동되지 않습니다. 대개 보면 어느 나라에서 테러가 일어났다든지 지진이 발생했다든지 하는 사건은 현지 시간으로 알려 주고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경우에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브라질과 우리나라는 12시간 차이라서 계산이 쉽습니다. 같은 .. 더보기
선조에게 직언을 서슴지않은 김성일이라지만 한번은 선조(재위 1567~1608)가 경연 자리에서 자신을 이전의 어떤 제왕과 비교할 만한지 물었다고 합니다. 사실, 왕이 대놓고 이런 질문을 하면 신하더러 어떤 대답을 하라는 건지 뻔한 거 아닌가요? 인조와 더불어 역대 최악의 군주로 꼽혀도 할말이 없을 찌질한 선조지만, 그래도 내심 좋은 평가를 받고 싶었나 봅니다. 역시나 한 대신이 선조가 원하는 대답을 합니다. "요순 시대를 이끈 제왕과 견줄만합니다." 요순은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는 중국 고대의 요임금과 순임금입니다. 원, 아무리 입에 발린 소리라지만 지하에 누웠던 요임금과 순임금이 기가 막혀 콧방귀를 뀌겠네요. 그런데 사간원 정언이었던 학봉 김성일(金誠一, 1538~1593)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요순도 될 수 있고 걸주도 될 수 .. 더보기
종이책 이전에 사용하던 죽간으로 만든 책冊 지금은 전자책을 운운하는 시대이지만 책이라고 하면 모름지기 종이로 만든 책을 떠올리게 됩니다. 종이는 중국 후한의 채륜이 105년 발명했다고 합니다. 종이는 화약, 나침반, 인쇄술과 함께 세계 역사에 획기적인 영향을 끼친 4대 발명품으로 일컬어집니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도 물론 책을 만들고 읽었습니다. 역사를 기록해 남기기도 했고요. 종이가 없을 때에는 대나무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서 다듬은 뒤 그 위에 글자를 썼는데 이것을 죽간竹簡이라고 합니다. 이 죽간을 발처럼 끈으로 엮은 것이 책입니다. 한자漢字의 책冊자는 이렇게 죽간을 발 모양으로 엮은 책의 모습을 본따 만들어진 상형문자입니다. 중국에 여행 갔을 때 기념품으로 이런 걸 사온 적이 있습니다. 대나무 조각에 반야심경을 새긴 것인데, 물론 이것은 글자.. 더보기
제주도는 지방선거 투표용지가 5장 오늘은 제6회 지방선거일입니다. 다들 투표는 하셨나요? 선거때면 도처에서 투표 격려 캠페인이 벌어집니다. 특히나 지방선거는 투표용지가 여러 장이다 보니 자칫 헷갈릴 수가 있어서, 이것에 대한 홍보도 하더군요. 지방선거 투표용지는 모두 7장이라면서요. 1차 투표는 교육감 시장 혹은 도지사 구청장 혹은 시장 2차 투표는 광역의원 = 시의원 혹은 도의원 기초의원 = 구의원 혹은 시의원 광역비례 기초비례 그런데 제주도는 투표용지가 모두 5장입니다. 왜냐고요? '제주'는 '특별'한 '자치도'라서 그런지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이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입니다. 그러니까 도지사 맘대로라는 거지요. 대체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시장을 임명직으로 바꿔 버렸다는군요. 그러니 시장은 당연히 도지사 뜻에 동.. 더보기
파자破字에 관한 옛날이야기 하나 요즘은 한자漢字를 잘 안 쓰다보니 이런 놀이를 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한자를 가지고 하는 글자놀이 중에 파자破字라는 게 있습니다. 한자의 자획을 나누거나 합쳐서 맞추는 것으로, 낱글자가 어우러져 또 다른 글자를 만들어내는 한자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예컨대, 밭에서 힘을 쓴다 하면 밭[田]과 힘[力]이 합쳐져 사내[男]라는 글자가 되는 식입니다. 파자는 꿈을 해몽하거나 점을 치는 데 활용되기도 합니다. 오래 전 들었던 옛날 이야기 하나입니다. 파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출처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파자에 관해 설명하느라 만든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쟁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돌아오는데 여인의 남편은 종무소식이.. 더보기
해녀 할머니의 유모차 제주도를 여행할 때 혹시 바닷가에 세워진 낡은 유모차를 보신 적 있나요? 그렇다면 바로 그 앞바다에서는 분명 해녀 할머니가 물질을 하고 계실 겁니다. 나이가 많은 해녀 할머니들은 유모차를 보행 보조기구 겸 짐수레 겸 이용하시더군요. 젊은(그래봐야 해녀 세계에서 젊다는 건 최소 중장년입니다) 해녀들은 스쿠터를 주로 이용합니다. 해녀들이 한데 모이는 곳에는 스쿠터들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0년 전쯤 제주도를 여행할 때 중문 바닷가에서 물질을 끝낸 해녀들이 스쿠터를 몰고 줄지어 돌아가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 중이던 저는 경사진 길을 올라가느라 자전거를 붙들고 낑낑대는데 해녀 아줌마들이 스쿠터를 타고 제 곁을 씽씽 지나가더군요^^ 하지만 나이 많은 분들은 스쿠.. 더보기
산높이를 표시하는 해발 높이는 어디가 기준일까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2750미터 백두산이고,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1950미터 한라산입니다. 내륙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지리산 천왕봉으로 높이가 1915미터입니다. 산높이는 이렇게 미터로 나타내는데, 그렇다면 이 높이는 어디서부터 잰 걸까요? 그 답은 해발海拔이라는 말에 있습니다. 해발고도는 말 그대로 바다로부터 잰 높이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산은 인천 앞바다를 기준으로 하는데, 제주도의 경우에는 제주도 바다를 기준으로 삼는다 합니다. 산높이를 나타낼 때 표고라는 말도 쓰는데, 표고란 특정한 지점의 해발고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바다에는 밀물과 썰물이 있습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게 바닷물 높이인데 어느 때 높이를 기준으로 삼느냐 하면, 가장 바닷물 높이가 높은 만조 때와 가장 낮은.. 더보기
김연아 선수를 세 글자로 표현한다면? 김연아 선수 아이스쇼 관련 기사가 많이 보이네요. 공식적인 현역 은퇴무대라는데 그래서 더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대단함이야 새삼스럽게 이러니저러니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올포디움이라는 말도 김연아 선수 때문에 들어봤습니다. 올포디움은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시상식에 올라서는 거라고 합니다. 포디움podium은 연설자나 지휘자 등이 올라서는 단을 말합니다.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에게는 시상대가 되겠네요. 여기에 all-자가 붙었으니 모든 시상식, 즉 모든 시상식에 섰다는 의미가 됩니다. 100년 넘는 피겨스케이트 역사상 이런 기록을 이룬 건 김연아 선수가 처음이라는군요. 김연아 선수에 대한 호칭 내지 애칭이 여러 가지 있던데, 저는 언젠가부터 김연아 선수를 볼 때마다 세 글자 단어를.. 더보기
천리마千里馬는 얼마나 빠른가 천리마는 흔히 훌륭한 말(馬)의 상징처럼 쓰이는 말(語)입니다. 우선, 천리마를 이야기할 때면 백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백락은 중국 주나라 때 사람으로 말을 알아보는 안목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백락이 말을 쳐다보기만 해도 그 말이 명마로 평가될 정도였지요. 그래서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백락이 한번 쳐다보았다’는 뜻인데, 천하의 말 감정가인 백락이 쳐다볼 정도라면 명마임에 틀림없다, 뭐 그런 거겠지요. 한 번은 말장수가 백락에게 찾아와 자신의 말을 감정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말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면서요. 백락은 시장에 가서 말 주위를 돌며 요모조모 살펴보았습니다. 감탄하는 눈길로 말을 쳐다보던 백락은 말없이 자리를 떴다가 잠시 후 돌아와 다시 말.. 더보기
[먼나무] 저 나무는 뭔나무야? 응 먼나무! 제주도는 이래저래 육지의 다른 지역과는 모습이 많이 다릅니다. 이런 이국적인 풍광을 만들어 주는 요소 중 하나가 가로수 아닐까 합니다. 우선 야자수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이 나무야 뭐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심은 거니까 그렇다 치고... 제주도에 자생하는 나무들로 조성해 놓은 가로수도 다른 지역과는 많이 다릅니다. 대부분 상록수다 보니 겨울에 특히 그 진가를^^ 발휘하지요. 그런데 겨울에 늘푸른나무들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습니다. 붉은 열매를 머루송이처럼 주렁주렁 달고 말이지요. 열매 빛깔이 어찌나 붉은지 그야말로 꽃보다 어여쁜 열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나무를 처음 보고 "저 나무는 뭔 나무야?" 하고 물으면 "먼나무!"라는 대답이 돌아올 겁니다. 그렇다고 "뭔 나무는....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