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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남송이오름(남송악)과 곶자왈 속 잔디길 남송이오름은 오름 자체만 놓고 보면 평범하달 수 있지만, 주변의 곶자왈까지 함께 걷는다면 그 점수가 훌쩍 올라갈 수 있는 곳입니다. 남송이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있는 높이 339미터 오름으로 남송악 혹은 남소로기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남송악南松岳이란 남송이오름을 한자로 표시한 것입니다. 예전에 오름 남쪽 비탈에 소나무숲이 울창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남소로기에서 소로기는 솔개를 뜻하는 제주어로, 오름이 날개를 편 솔개 같은 모양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라고 합니다. 앞에 방향을 뜻하는 남南자가 붙은 것은 풍수지리설상 북쪽의 새오름과 견주어 남쪽에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새오름은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저지오름을 말합니다. 왜 저지오름과 견주어 南자를 붙였을까 궁금해 찾아보.. 더보기
한라산에 털진달래 보러 다녀왔습니다 털진달래를 보기 위해 한라산에 다녀왔습니다. 봄이면 전국에서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나는데 제주도에서는 진달래를 본 기억이 없네요. 그런데 한라산에는 진달래밭이라는 지명도 있고, 선작지왓의 진달래 군락도 꽤 알려져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낮은 곳에서도 자라는 보통의 진달래는 없는 것 같고 고산지대에 자라는 털진달래만 한라산 높은 곳에 있는 듯힙니다. 털진달래는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높은 곳에서 삽니다. 털진달래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잎과 꽃 등이 잔털로 덮여 있습니다. 고산지대 추운 곳에 살려니 털로 덮여 있나 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털진달래 학명이 어딘가 낯섭니다. 보통 보는 두 단어 + 명명자 이름이 아니라 진달래와 같은 학명 뒤에 다른 말이 붙어 있.. 더보기
해녀 할머니의 유모차 제주도를 여행할 때 혹시 바닷가에 세워진 낡은 유모차를 보신 적 있나요? 그렇다면 바로 그 앞바다에서는 분명 해녀 할머니가 물질을 하고 계실 겁니다. 나이가 많은 해녀 할머니들은 유모차를 보행 보조기구 겸 짐수레 겸 이용하시더군요. 젊은(그래봐야 해녀 세계에서 젊다는 건 최소 중장년입니다) 해녀들은 스쿠터를 주로 이용합니다. 해녀들이 한데 모이는 곳에는 스쿠터들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0년 전쯤 제주도를 여행할 때 중문 바닷가에서 물질을 끝낸 해녀들이 스쿠터를 몰고 줄지어 돌아가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 중이던 저는 경사진 길을 올라가느라 자전거를 붙들고 낑낑대는데 해녀 아줌마들이 스쿠터를 타고 제 곁을 씽씽 지나가더군요^^ 하지만 나이 많은 분들은 스쿠.. 더보기
차귀도 매바위와 호종단 전설 차귀도는 제주도 서쪽에 있는 작은 무인도로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속합니다. 차귀도에는 매바위 혹은 독수리바위라고 불리는 바위가 있는데, 이름 그대로 매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방향을 잘 잡고 보면 영낙없이 매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은 형상입니다. 호종단 전설까지 듣고 나면 아주 그럴싸해서 당장이라도 이 매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듯합니다. 호종단은 중국 송나라 사람으로 제주도에 와 곳곳의 혈맥을 끊고 다녔다 합니다. 송나라 왕이 지리서를 보니 고려의 지세가 특이해서 장차 걸출한 인물이 나타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면 고려가 자기네 나라를 위협할 것이라 염려가 되었지요. 그런데 고려는 배 형태이고 제주도는 배의 닻에 해당하는 형국이어서 송나라 왕은 닻이 없으면 배는 무용지물이.. 더보기
우도에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나 : 우도 개간 역사 우도는 늘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2014년 3월 기준으로 우도 인구가 1,610명이라는데 연간 관광객이 100만 명을 돌파했다니 그야말로 우도에는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이 돌아다니는 셈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리다 보니 당연히 도항선 운영 수입이 늘었고 이로 인한 이해관계가 얽혀 재판까지 벌어지는 모양입니다. 판사들이 현장 점검을 위해 5월 22일 우도를 직접 방문한다고 하네요. 우도와 성산항을 오가는 배에서 본 우도 ☞ 우도 도항선 관련 재판에 관한 기사 보기 지금은 넘치는 관광객들과 이로 인한 이해관계로 재판까지 벌어지는 상황이지만 우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우도에서 고인돌이나 동굴집자리흔적 등이 발견되는 걸 보면 사람이 아주 안 살았던 건 아닌데, 언제부.. 더보기
서귀포 혁신도시 뒤로 보이는 오름, 고근산 지금 한창 공사중인 서귀포 혁신도시 뒤쪽에 보면 오름 하나가 단정하게 솟아있습니다. 이름이 고근산인데 외로울 孤자에 뿌리 根자를 씁니다. 왜 이런 글자일까 싶었는데, 근처에 산(오름)이 없어 외로운산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등에는 孤根山이라 되어 있고 에는 古近山이라 되어 있다는군요. 고공산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한자로는 古空山도 쓰이고 古公山도 쓰였습니다. 지금은 주로 고근산이라고 하는데 Daum 지도에 보니 고공산이 함께 표기되어 있네요.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신화 속의 설문대할망은 심심하면 한라산을 베개 삼고 고근산 굼부리(분화구)에 궁둥이를 얹은 채 범섬에 다리를 걸쳐 놓고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고 합니다^^ 서귀포 혁신도시 안에 설문대할망 조형물이 있길래 뭔가 했더니 이 이야기를 형상화한 거였나 봅니.. 더보기
선녀들이 내려와 노닐다 갔다는 천제연폭포 제주관광명소로 꼽히는 곳 중에는 폭포도 세 곳 있습니다. 천제연폭포, 천지연폭포, 정방폭포가 그곳인데 이 중 천지연과 정방은 서귀포시에 있고 천제연은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습니다. 천제연은 ‘하느님의 못’이라는 뜻입니다. 옥황상제를 모시는 일곱 선녀가 영롱한 자줏빛 구름다리를 타고 옥피리를 불며 내려와 미역 감으며 노닐던 곳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라고 합니다. 옛 문헌에는 천제연이라는 이름과 함께 족은천지소, 소천지, 천지연 등으로 기록된 경우도 있습니다. 천제연폭포는 상폭과 하폭 2단으로 되어 있는데 두 폭포의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3폭포라고 해서 하폭 아래에 작은 폭포가 하나 더 있지만 예로부터 천제연폭포라며 거론되던 곳은 상폭과 하폭 두 곳입니다. 천제연폭포 가는 입구는 중문관광단지의 여미지식물원 .. 더보기
한라산보다 훠얼씬 나이가 많은 산방산 제주도에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고 한라산이 이 오름들을 거느린 듯한 자세로 섬 가운데 솟아있습니다. 이런 모습에다가 한라산이 남한에서 가장 높다는 의미까지 있다 보니 한라산을 제주도의 중심으로, 오름들 중 큰 형님 쯤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오름은 산방산이라고 합니다. 산방산을 남서쪽에서 멀리 떨어져서 보니 모자 같은 모습이지만 서쪽에서 가까이 보니 전혀 다른 생김입니다. 동쪽의 군산(군메)에서 바라본 모습은 색다른 느낌입니다. 이런 생김새 때문에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져서 산방산이 만들어졌고 그 자리가 움푹 패인 것이 백록담이라는 전설까지 있지만 실제로는 산방산이 한라산보다 훨씬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산방산 생김새와 전설에 대한 이전 포스팅 [산방산] 한라산 꼭대기.. 더보기
외돌개를 장군으로 분장시킨 최영 장군 KBS에서 방영하는 대하사극 정도전이 제법 반응이 좋은가 봅니다. 한동안 야시구리한 사극들이 판을 쳤던지라 TV를 잘 안 보는 저마저 이런 사극이 반갑습니다. 아예 판타지물이면 그러려니 할 텐데 일반 사극의 탈을 쓰고서 내용은 완전 창작인 경우에는 좀 어이가 없더군요. 물론 정통사극을 표방하는 드라마들 역시 허구가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지요. 그런데, 저라고 뭐 최영 장군에 대해 얼마나 알겠습니까만은....... 드라마 정도전에서 최영 장군을 너무 꽉 막힌 노인네로 그리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물론 당시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기존의 질서만 고집했던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상황 판단도 안 되고 앞뒤 생각도 없이 자기 고집만 부리는, 좋게 봐준다면 우직하기만 한 인물처럼 그리더군요. 어릴 때부터 그리.. 더보기
[동검은이(거미오름)] 제주도 오름의 원초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동검은이(거미오름)의 신록이 우거진 모습을 보고 싶어서 찾아갔습니다. 동검은이는 오름 자체의 모습과 오름 위에서 보는 풍광 모두 만점짜리입니다. 제주도 오름들 중 가본 곳은 아직 반도 못 되지만 여지껏 가본 오름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고 짧은 기간에 가장 여러 차례 찾은 곳이기도 합니다. 동검은이오름은 흔히 동검은이라고 불리고 거미오름이라고도 합니다. 오름 주소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70번지군요. 해발고도는 340m이지만 오름 기슭에서부터 실제 오르게 되는 높이는 115m입니다. 검은오름이란 오름이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방향을 표시하는 ‘동-’자가 붙은 것은 송당 서쪽의 선흘리에 또 다른 검은오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검은이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을 말합니다. 거미오름이라는 또다.. 더보기
[먼나무] 저 나무는 뭔나무야? 응 먼나무! 제주도는 이래저래 육지의 다른 지역과는 모습이 많이 다릅니다. 이런 이국적인 풍광을 만들어 주는 요소 중 하나가 가로수 아닐까 합니다. 우선 야자수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이 나무야 뭐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심은 거니까 그렇다 치고... 제주도에 자생하는 나무들로 조성해 놓은 가로수도 다른 지역과는 많이 다릅니다. 대부분 상록수다 보니 겨울에 특히 그 진가를^^ 발휘하지요. 그런데 겨울에 늘푸른나무들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습니다. 붉은 열매를 머루송이처럼 주렁주렁 달고 말이지요. 열매 빛깔이 어찌나 붉은지 그야말로 꽃보다 어여쁜 열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나무를 처음 보고 "저 나무는 뭔 나무야?" 하고 물으면 "먼나무!"라는 대답이 돌아올 겁니다. 그렇다고 "뭔 나무는....저.. 더보기
[산방산] 한라산 꼭대기를 뽑아 던져서 생겨났다는 산 제주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으뜸 봉우리는 당연히 한라산입니다. 섬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고 높이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니 한라산이 제주도의 중심인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런데 제주도 서남부로 오면 산방산이 그에 못지않은 느낌을 줍니다. 한라산 서남부에서는 어디서든 산방산이 보입니다. 바닷가에 가서도, 오름을 올라가도 항상 산방산이 눈에 들어오곤 합니다. 대정 지역에서는 산방산에 걸린 구름을 보고 날씨를 가늠하곤 하더군요. 그래서 제주 서남부에서는 산방산이 지역의 진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디서나 눈에 띄고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랜드마크이기도 하고요. 왼쪽으로 보이는 낮은 오름은 단산입니다. 제주도 오름들이 대개 정상에 분화구가 파여 있거나 그 분화구가.. 더보기